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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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

 허리가 너무 아파서 MRI 검사과 치료를 받기 위해서 나는 짧은 시간 동안 병원에 입원을 해야 했다. 병원에 입원을 한다면 딱히 할 게 없었기 때문에 나는 가방에 책을 4~5권 넣어서 입원을 했었는데,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소설 <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도 그 책들 중 한 권이다. 때마침 장마가 계속되는 날이라서 이 책을 읽기가 딱 좋았다.

 

 나는 이 책의 저자인 '유영광'과 책에 대해 전혀 아는 게 없었지만, 평소 이용하는 인터넷 서점에서 해당 도서의 추천사로 '해리포터 시리즈와 지브리 애니메이션이 만났다'라는 문장이 적혀 있어서 읽어보고 싶은 호기심이 생겼다. 아마 소설 <해리포터>를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책으로 읽은 사람들은 책에 손이 저절로 가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소설 <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을 읽으면서 나는 '해리포터 시리즈와 지브리 애니메이션이 만났다'라는 평을 이해할 수 있었다. 살짝 마법 세계를 여행하는 듯한 판타지적인 느낌이 있으면서도 아직은 어린 주인공 세린이 도깨비들이 거주하는 상점이 있는 거리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다양한 모험(?)을 하는 이야기가 매력적이었다.

 

 <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의 시작은 주인공이 불행을 판매하고 행복을 구매할 수 있다는 장마 상점의 도깨비를 만나는 장면으로 본격적인 막을 올린다. 이곳에서 세린은 자신이 안고 있는 불행이 담긴 구슬을 판매하고, 그 구슬에 대한 값으로 받은 황금을 이용해서 도깨비들이 판매하는 특정한 조건을 갖춘 행복이 있는 구슬을 찾아 나서게 된다.

 

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 중에서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불행과 행복을 나누는 가장 단순한 기준은 돈의 유무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는 말은 행복을 살 만큼 돈이 없기 때문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진 돈의 양과 행복은 비례에서 상승하는 법이다. 아마 지금 이 글을 쓰는 나와 우연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돈만 있으면 행복할 텐데….'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나와 같은 90년 대생은 어릴 때 돈을 밝히면 안 된다는 어른들의 꾸지람을 자주 들으면서 자랐다. 하지만 어른들이 우리에게 요구했던 모든 일은 알고 보면 모두 돈을 위한 일이었다. 공부를 열심해서 좋은 대학에 가는 것도, 좋은 대학을 졸업해서 좋은 직장에 취업하는 것도, 좋은 배우자를 만나 결혼을 하는 등의 모든 일이 돈을 목표로 했다.

 

 그냥 돈만 잘 벌면 된다고 말하면 속물 같아 보이니 돈을 밝히지 말라고 하면서도 돈을 따라가는 길을 끊임없이 제시하고 그 길을 걷도록 강요했다. 차라리 어릴 때부터 "사람은 일단 돈이 있어야 한다. 돈 되는 일이면 무조건 해라."라고 가르쳐 주었다면, 오히려 우리의 삶은 지금보다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결국에는 이것도 돈이 문제였다.

 

 <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의 주인공 세린은 장마 상점에서 만난 도깨비에게 자신이 가진 '불행'을 판매한 이후 받은 금으로 다양한 도깨비 상점에서 행복해지기 위한 조건을 갖춘 구슬을 구매한다. 그 구슬을 통해 특정 조건이 이루어졌을 때의 삶을 간접 체험해 보면서 주인공 세린은 "그래, 역시 모든 문제는 돈 때문이었어."라고 결론 내린다.

 

 아무리 좋은 대학을 나와도 취업을 하지 못하면 불행했고, 취업을 해도 일자리가 안정적이지 못하면 불행했고, 안정적이어도 버는 돈이 적으면 불행했고, 버는 돈이 많아도 가게 운영이 불안하면 불행했고,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도 돈 문제로 다투면서 불행했다. 결국에는 어떤 조건을 채우더라도 돈이 없으면 사람은 불행할 수밖에 없었다.

 

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 중에서

 그 사실은 깨달은 세린은 돈이라는 행복의 조건을 갖춘 구슬을 갖기 위해 카지노를 운영하는 도깨비 상점을 찾는다. 하지만 그곳에서 세린이 마주한 것은 지나친 탐욕은 절대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이곳에서 도깨비와 커다란 트러블을 겪은 세린은 자신에게 필요한 행복은 바로 돈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걸 깨닫는다.

 

 만약 <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이라는 소설이 '사람은 돈만 있으면 행복하다.'라는 결론으로 끝을 내렸다면, 굉장히 현실적이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꿈과 희망을 독자들에게 전해주지 못했기 때문에 비판을 받았을 것이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행복하기 위해서 돈보다 중요한 건 없다고 생각했지만, 저자가 주장하는 것은 바로 사람이었다.

 

 그것도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 <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의 마지막 장을 본다면 세린은 상당한 위험에 놓이게 되지만, 그녀를 도와준 것은 그녀가 장마 상점에서 인연을 맺은 새로운 친구들이었다. 이를 통해 세린은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서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는 걸 깨닫는데… 마지막 장면이 꽤 좋았다.

 

 <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라는 책을 읽으면서 '그래도 행복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지만, 돈만큼 내 주변에 있는 소중한 사람도 중요하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해리포터>와 <지브리>의 감성을 함께 느낄 수 있었던 소설 <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 현실보다 이상을 추구한 결말이지만 그게 또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막대한 돈과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당신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한번 <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이라는 이름의 소설을 읽으면서 고민해 보도록 하자. 나는… 어… 그래도 돈이지 않을까 싶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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