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14주기를 맞아 찾았던 김해 봉하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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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봉하마을

 지난 5월 23일(화)은 고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14주기를 맞이하는 날이었다. 매해 이 날이 온다면, 여야 할 것 없이 고위 정치 인사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이 고 노무현 대통령님을 그리워하고, 안타까워하는 마음으로 김해 봉하마을을 찾는다. 특히 요즘처럼 모 대통령이 굴욕적인 외교를 하고 비굴한 외교를 하는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고 노무현 대통령은 외교를 주체적으로 이끌어가는 데에 남다른 분이었다. 미국과 만나도 허투루 고개를 숙이는 일이 없었고, 일본과 만나도 늘 당당하게 주장할 건 주장을 하면서 국내외 언론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한 비판을 고 노무현 대통령이 감수했던 이유는 오로지 국익을 위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대통령이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허리와 무릎을 굽히는 것은 오직 시민들 앞이었다. 시민들이 함께 사진을 찍고자 다가온다면 반갑게 맞아주면서 눈높이를 맞춰주고, 함께 웃고 악수를 나누면서 시민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퇴임 이후에도 보냈다. 민주주의의 상징이자 자주적인 외교의 상징이었던 고 노무현 대통령은 누군가에게는 눈엣가시였었다.

 

 그렇다 보니 고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이후 친인척을 모두 조사해 어떻게든 엮어보려는 시도에 고 노무현 대통령은 눈을 감고 말았다. 오늘날 현 정부는 고 노무현 대통령이 그렇게 싸웠던 검찰 조직이 차지해 버렸다. 대통령부터 시작해서 갖은 정치 부처에 '전문가'가 아니라 '검찰 출신'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나라를 주무르고 있다.

 

김해 봉하마을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자료는 김해 봉하마을의 한쪽에 기록되어 있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기록 중 하나다. 2007년 신년연설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이 말한 "되도록 국민을 불안하게 하지 않는 조용한 안보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안보를 내세워 국민들을 겁주고 불안하게 하는 것은 독재시대의 나쁜 버릇입니다."라는 말이 참 와닿는다.

 

 오늘날 우리의 외교를 본다면 이만큼 소란스러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시시콜콜 북한을 거론하며 안보가 위험하다고 떠들 뿐만 아니라 안보를 이유로 우리는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나라와 외교에서 너무나 많은 것을 내어주고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부터 시작해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쌓아온 자주적인 외교가 무너지고 있다.

 

 만약 고 노무현 대통령이 오늘날 이런 모습을 본다면 얼마나 가슴이 답답해할까? 지독한 담배를 태우면서 인상을 쓸 수밖에 없었던 고 노무현 대통령이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많은 사람이 누구보다 당당하고 주체적인 외교를 하였던, 국내외 언론의 흔들기에도 한결같았던 그를 그리워하는 것이다.

 

김해 봉하마을

 현재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지금까지 '자유'라는 말을 한시도 떼어놓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는 자유는 어떤 자유인 걸까? 고 노무현 대통령의 기록에 실린 윗글에서 읽어볼 수 있는 자유와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는 자유는 그 근간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오늘날처럼 이토록 '자유'라는 단어가 허무하게 들린 건 처음이다.

 

김해 봉하마을

 김해 봉하마을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의 유언대로 남겨진 작은 비석과 그 주변을 둘러본다면 일반 방문객도 남길 수 있는 방명록이 있다. 해당 방명록을 본다면 이곳 김해 봉하마을을 찾은 사람들의 작은 바람을 읽어볼 수가 있었는데, 아마 지난 14주기 추도식이 열렸던 화요일(23일)에는 많은 사람이 이곳에서 글을 남겼을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일부러 사람이 붐비는 23일이 아니라 조금 일찍 김해 봉하마을을 찾았다. 이맘때가 된다면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아지는 김해 봉하마을은 언제 찾더라도 천천히 봉하마을을 걷고 있는 외지 사람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들이 이곳을 걸으면서 생각하는 것은 우리 시민 사회가 너무 늦게 깨달은 고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다.

 

 부디 지금의 대통령이 말하는 빈 껍데기뿐인 자유 민주주의가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자유 민주주의가 우리 땅에 다시 설 수 있는 그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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