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연지공원 벚꽃 전성기는 지금입니다
- 여행/국내 여행기
- 2023. 3. 30. 07:56
어제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마침 김해 연지공원을 지나갈 일이 있어서 김해 연지공원을 찾아 벚꽃을 보고자 했다. 공원에 들어선 순간부터 이미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벚꽃 구경을 하면서 사진을 찍거나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꽃이 피는 봄은 겨울잠 자는 개구리만 아니라 사람들도 밖으로 나오게 하는 힘이 있었다. (웃음)
연지공원에서 찾은 사람들이 벚꽃을 즐기는 방법을 다양했다. 접이식 카트에 작은 돗자리와 테이블에 도시락까지 가져와서 정말 멜로드라마 혹은 순정만화에서 볼 듯한 형태로 자리를 잡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고, 서로의 사진을 찍느라 연신 분주한 친구들끼리 온 사람들도 있었고, 자전거를 타고 와서 벤치에 앉아 쉬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눈에 들어온 건 역시 커플끼리 이곳을 찾아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거나 함께 걸으면서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보통 이렇게 꽃이 피는 계절은 낭만이 있다 보니 커플이 데이트하기 좋은 계절이라고 말하는데, 결혼율이 낮아지고 출산율이 낮아진다고 해도 어린 커플들의 모습은 보기 어렵지 않았다.
아무래도 연애를 하지 못하는 건 지금 글을 쓰는 나뿐만이 아닐까? (웃음)
커플이 아닌 사람들은 친구끼리 혹은 가족끼리 찾은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눈에 띄었던 건 반려견과 함께 공원을 찾은 사람들이다. 소위 말하는 '개판'이라고 말할 정도로 많은 개가 있지는 않았지만, 반려견과 함께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연지공원을 찾아 반려견의 귀여운 모습을 사진으로 찍는 사람들의 모습도 흔히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이 워낙 많은 탓에 개들이 흥분해서 날뛰거나 크게 짖을 수도 있는 상황이어도 전혀 그런 개들이 없었다. 목줄을 하고 있는 개들보다 하고 있지 않은 개들이 많았던 건 살짝 아쉽지만, 뉴스에 나올 정도로 문제가 되는 일은 아직 없어 보여 그나마 다행이었다. 아무리 자신의 개가 순하다고 생각해도 어떻게 될지 모르니 조심하도록 하자.
김해 연지공원을 찾았던 시각이 약 오후 5시 정도를 넘어가는 때였다 보니 학교를 마친 학생들의 모습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재미있는 점은 여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서로의 사진을 찍으면서 분주하게 포즈를 취하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었지만, 남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거나 공원을 산책하는 모습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역시 꽃구경을 오는 남자는 여자 친구가 있는 커플이거나 한 아이의 아빠이거나 혹은 나처럼 할 일이 없는 사람뿐이지 않을까 싶다. 정말 10년만 어렸어도 말을 걸어보고 싶은 여고생들도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고등학생으로 돌아가도 나는 숫기가 없는 아싸이기 때문에 그런 일은 없을 듯하다. 그러니 30대가 된 지금도 그냥 혼자가 편하다.
그리고 연지공원에서는 꽃놀이하면 빠질 수 없는 여러 노점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공원 내에서는 노점 운영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공원 출구마다 노점이 한 개씩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이런 시기에 이런 곳을 온다면 괜스레 노점에서 판매하는 핫도그 혹은 왕꼬지 같은 건 괜스레 먹고 싶어지는 것 같다. 이게 바로 꽃의 마법이라고 할까?
연지공원 벚꽃은 아직 완전히 만개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일부 꽃봉오리로 있는 벚꽃의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고, 벚꽃이 지고 여린 잎으로 바뀌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러니 아직 김해에 거주하면서 김해 연지공원의 벚꽃을 보지 않았다면, 지금이 벚꽃 전성기이니 꼭 시간을 내어서 김해 연지공원을 찾아보도록 하자.
비록 곁에서 손을 잡고 걸어줄 연인이 없다고 해도, 나보다 더 소중한 아이가 없다고 해도, 가족 같은 반려견이 없다고 해도 혼자 걸으면서 바라보는 벚꽃도 나쁘지 않다. 나는 그렇게 살짝 쓴웃음을 지으면서도 아이폰 14 프로 카메라를 이용해 연신 사진을 찍거나 눈으로 보면서 올해 마지막 벚꽃 구경을 마쳤다. 아아, 여친이 갖고 싶을 지도? (웃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