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인문학 수업 전환 편에서 읽은 치유의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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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인 인문학 수업 전환 표지

 오늘 2023년 1월 25일은 길었던 설날 연휴를 보낸 이후 다시금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지난 설날 연휴 동안 오랜만에 가족들과 친인척을 만나 시끌벅적한 시간을 보낸 사람도 있을 것이고, 가까운 일본이나 동남아로 비행가를 타고 여행을 떠난 사람도 있을 것이고, 나처럼 집에서 조용히 시간을 보낸 사람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것을 싫어할 뿐만 아니라 그리 친하지도 않을뿐더러 함께 있으면 뭘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설날이나 추석 같은 명절이 너무나 싫었고, 이러한 명절을 맞아 부모님과 함께 다녀도 되지 않아도 되는 어른이 되었을 때는 기쁨의 비명을 지르면서 자유를 만끽했다.

 

 누군가는 이런 나를 가리켜 손가락질하며 정이 없다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불필요하게 사람과 부딪히는 일을 없애는 것은 나를 지키는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다. 오늘 읽은 <퇴근길 인문학 수업 전환>이라는 책에서 다루고 있는 제4강 치유의 인문학 편을 통해 이런 지금의 나를 마주 볼 시간을 가졌다.

 

자꾸 방어적인 자세로 차갑고 딱딱하게 사람을 대하는지, 사람들에게 그런 말을 거듭 듣고 점점 사람을 피하게 되는지 스스로를 돌아보자. 이런 과정만으로도 내 정신에 과부하가 걸렸는지 아닌지를 가늠할 수 있다.

우리는 스스로를 잘 모른다. '가장 멀리 있는 나'라는 말이 있듯 나 자신은 너무 가깝기 때문에 제대로 바라본 적이 없는 게 아닌가 싶다. 다 안다고 생각하는 데서 오류가 발생한다. 답은 언제나 내 안에 있다. 답을 들여다보려는 마음이 나한테 없어 찾지 못했을 뿐이다. 문제가 생기면 자신에게서 키워드를 찾아 하나하나 답을 찾아나가야 한다. 그 과정이 치유이자 회복이고 도전이다. (본문 141)

 

 어떤 사람은 사람을 대하는 게 어려운 자신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해 외향적 기질이 강해 곧잘 다른 사람과 쉽게 친구가 되고 어울리는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며 괴로워한다. 하지만 남과 나를 비교하면서 나의 단점을 찾기 전에 먼저 우리는 왜 내가 사람을 대하는 게 어렵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이 곁에 있으면 어떤 기분인지 알아야 한다.

 

 그렇게 해야 우리는 문제의 원인을 분명하게 파악한 이후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부터 가장 최선의 실천을 통해 나를 지키고 나를 치유할 수 있다.

 

퇴근길 인문학 수업 전환

 <퇴근길 인문학 수업 전환>의 제4강 치유의 인문학에서 읽어볼 수 있는 글은 어떤 명확한 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가 이야기한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 내가 개인적으로 크게 공감한 건 역시 산책과 독서였다. 이 두 가지 방법은 지금도 내가 마음이 싱숭생숭할 때마다 늘 실천하는 방법이다.

 

 나는 발이 불편해서 오랜 시간 동안 걷는 산책은 조금 어렵지만, 오랜만에 바깥공기를 쐬면서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는 옷장에 방치하고 있는 옷 몇 가지를 챙겨서 걸어서 10분 정도 걸리는 세탁소에 옷을 맡기려 간다. 세탁소까지 가는 길은 한적한 골목길이다 보니 사람들과 부딪힐 일이 없어 편안하게 내 속도로 걸을 수 있어서 딱 좋았다.

 

 그렇게 왕복 20분 정도를 걸으면 머릿속을 휘젓고 있던 출처를 알 수 없는 생각들과 쓸데없는 걱정이 어느새 사라진 것을 알 수 있었다. 만약 세탁소에 맡길 옷이 없을 때는 이불을 들고 셀프 빨래방을 찾아서 이불 빨래를 하기도 하고, 아예 옷을 입고 밖에 나가는 것 자체가 싫을 때는 지금 하는 일을 모두 손에서 놓고 무작정 책을 펼쳐서 읽는다.

 

 책은 어릴 때부터 내가 오늘을 살 수 있도록 해준 유일한 버팀목이자 친구이자 스승이었다. 책으로 만나는 다양한 이야기의 세계에 빠져들어서 모험을 즐기거나 혹은 <퇴근길 인문학 수업 전환> 같은 책을 통해 배우고 익히는 일을 통해 나를 알아가는 과정은 거칠어진 호흡을 다스려줄 뿐만 아니라 하등 쓸모없다고 생각한 나의 가치를 찾았다.

 

 덕분에 나는 오늘도 이렇게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내 이야기를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생각을 하고, 그걸 타인과 나누는 과정은 밥을 먹고 운동을 하고 여행을 가는 것만큼 우리의 영혼에 필수적인 행위다.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해본 사람은 없듯 글쓰기나 독서의 맛을 본 사람은 점점 더 깊이 빠진다. 그보다 더 자신과 친해지는 방법이 있을까.

오랜 유배 생활에도 곧은 생각을 버리지 않았던 다산 정약용도 스스로를 가장 맑게 하는 데 독서만 한 게 없다고 했다. 조금씩 혹은 가끔씩이라도 우리 생활에 끌어들여 습관으로 만들어뒀을 때 절대 손해 날 일 없는 게 독서와 글쓰기다. 나는 감히 독서 습관이 최고의 노후 대책이라고 주장한다. (본문 167)

 

퇴근길 인문학 수업 전환

 지난 설 연휴에도 나는 홀로 조용한 시간을 보내면서 그동안 바빠서 읽지 못했던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데에 주력했다. 비록 연휴 동안 내가 읽은 책들이 일부 지식인들이 말하는 인생에 도움이 되는 고전 명작이나 인문학 도서가 아닌 가벼운 소설과 만화책이라고 해도 나는 그 책들을 통해 배우고 생각하고 나를 위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으니까.

 

 독서라는 건 꼭 어려운 책을 선택해서 눈에 힘을 꽉 주고 인상을 찌푸리면서 책을 읽어야 하는 건 아니다. 현재 애니메이션 극장판으로 다시금 사람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슬램덩크>의 원작 만화책으로도 충분하다. 차갑게 식어버린 내 마음에 뜨거운 불을 지필 수 있거나 상처받은 내 마음을 치유하는 데에는 꼭 어려운 책일 필요가 없다.

 

 만화책과 가벼운 소설을 통해 책을 읽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면, <퇴근길 인문학 수업 전환>처럼 책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각 파트가 잘개 나누어진 인문학 도서를 읽는 데에 도전할 수도 있다. <퇴근길 인문학 수업 전환>처럼 파트 별로 다루는 주제가 다른 책은 내가 읽고 싶은 부분을 선택해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다.

 

 나는 <퇴근길 인문학 수업 전환>을 펼쳐서 제1강을 읽다가 흥미가 없어서 관심이 있던 두 번째 파트 '심리와 치유'에서 제4강 '치유의 인문학' 편을 먼저 읽은 이후 이 글을 쓰고 있다. 책을 읽는 데에는 어떤 정해진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냥 내가 자유롭게 책을 읽고 생각할 수 있으면 그것이 곧 나만의 책 읽는 방법이자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처럼 누구나 쉽게 상처를 입고, 누구나 쉽게 상처를 주는 시대에서 혼자 상처를 끌어안고 괴로워하는 사람에게 나는 '독서'라는 치유 방법과 함께 이 책 <퇴근길 인문학 수업 전환>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책을 통해 우리가 알지 못했던 지식을 배우거나 내 마음을 마주 보는 일의 필요성을 알아감으로써 우리는 나를 치유할 수 있을 것이다.

 

너도나도 강조하는 인문학은 삶을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법을 가르쳐준다. 인생을 입체적으로 본다는 건 큰 틀을 보고 다른 면을 본다는 얘기다. 모든 경험에는 배움이 있다. 나쁜 일에서도, 나를 고통에 빠뜨린 재앙에서도 배울 게 있다. 힘이 들 때 이 상황이 내게 주는 메시지가 무엇인가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그렇게 힘들지 않다. 생가을 전환할 수 있는 힘은 다른 사람의 생각에 끊임없이 귀를 기울인 독서에서 온다. 밖에서 나에게 주입한 문제 해결법이 아니라 다양한고 열린 방식으로 나를 관찰할 안목이 생긴다. (본문 162)

 

 

퇴근길 인문학 수업 연결, 인문학과 내 삶을 잇는 방법

‘인문학’이라는 장르가 우리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진 건 오래전의 일이 아니다. 지금도 문과 계열은 여전히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팽배하고, 문과 계열로 대학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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