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여행지 추천 김해 은하사를 물들인 단풍
- 여행/국내 여행기
- 2022. 11. 12. 09:09
가을이 이제 절정으로 들어가면서 단풍을 구경할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 굳이 멀리까지 가지 않더라도 거리에 심어진 은행나무를 비롯해 조금만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는 곳에서 마주할 수 있는 가을 풍경은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예뻤다. 벚꽃이나 단풍은 꼭 전국적으로 유명한 어느 명소를 가야만 구경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나는 어머니와 함께 김해 은하사 근처에 납품을 갔다가 때마침 여유가 있어 잠시 은하사를 둘러보기로 했다. 은하사는 절 내부까지 차로 이동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은하사로 올라가는 입구에도 여러 주차장이 있기 때문에 많이 걷지 않아도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은하사 안까지 차로 이동하는 것보다 바로 앞에 있는 주차장을 추천하고 싶다.
왜냐하면, 은하사 바로 앞에 있는 주차장에서 내려서 올라갈 수 있는 돌계단을 둘러산 단풍들이 너무나 멋진 풍경을 자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만 더 일찍 이곳을 찾았더라면 나뭇가지에 무수히 매달린 단풍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었을 텐데 그렇지 못해 아쉬웠다. 하지만 11월 11일에 은하사를 찾았을 때 마주할 수 있는 풍경도 너무나 아름다웠다. 돌계단 입구를 장식하고 있는 노랗게 물이 들어가는 나무들과 사람들이 천천히 오르는 돌계단이 한 폭의 그림처럼 보였다.
그리고 조금 더 걸어보면 이렇게 절이 있는 산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돌을 쌓아 작은 돌탑을 만들어 놓은 모습을 볼 수 있다. 돌탑을 피사체로 활용해서 배경을 흐리게 해서 사진을 촬영했을 때도 무척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었다. 단풍은 눈으로 볼 때 무척 예쁜데 막상 찍으면 아쉬운 경우가 많아 이렇게 찍는 게 훨씬 나았다.
다시금 돌계단을 조금 올라가면 본격적으로 은하사를 마주하게 된다. 은하사에 들어가니 고양이가 반겨주는 게 아니라 차들이 주차된 곳에서 가을 햇볕을 쬐며 낮잠을 자고 있었다. 바닥에 깔린 돌 때문에 부스럭 소리를 내면서 다가가도 미동도 하지 않은 채 한사코 눈을 감고 잠을 청하는 모습을 보니 절에서 보낸 시간이 꽤 긴 듯했다.
어머니가 절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 담소를 나누면서 기도를 드리는 동안 나는 천천히 은하사를 걸어 보면서 사진을 찍었다. 파란 가을 하늘 아래에서 단풍이 절절에 이른 산을 배경으로 은하사는 어느 각도로 찍어도 무척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그리고 한편에서는 이제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 수 있는 모습도 있었다.
단풍 구경은 꼭 멀리까지 가야하는 건 아니지만, 우연히 업무와 관련해 멀리 갈 일이 있으면 그때는 그냥 돌아오기보다 주변에 가볼 만한 곳이 있으면 이렇게 찾아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지라고 생각한다. 지난여름에도 은하사 근처에 온 김에 잠시 걸어면서 여름의 운치를 즐길 수 있었는데, 가을에 찾은 은하사는 더욱 값진 풍경을 만날 수 있었다.
오늘 주말을 맞아 김해에서 간단히 등산하기 좋은 산을 찾고 있다면, 김해 신어산을 올라보면서 은하사를 한번 찾아보는 건 어떨까? 은하사에서 마주할 수 있는 가을의 끝자락은 가장 고가의 카메라인 우리의 눈으로 천천히 담아보는 재미가 상당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역시 가끔은 도심에서 벗어나야 깊이 숨을 고르며 제대로 쉴 수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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