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협력의 유전자로 살펴보는 협력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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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인류의 역사는 협력의 역사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류의 역사를 원시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본다면 인류는 함께 협력을 해서 사냥을 하기 시작하며 마을을 만들었고, 함께 마을을 키우면서 나라를 만들기 시작해 역사시대의 기반을 다지면서 문명을 일구어냈다. 즉, 인류의 역사는 같은 인종의 협력으로 만들어진 셈이다.

 

 하지만 서로 협력을 하는 관계가 항상 좋은 결과만을 낳았던 건 아니다. 나라끼리 협력 관계를 구축해 자신들에게 협력하지 않는 나라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켜 그 나라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기도 했다.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 같은 전쟁만 아니라 지금 현재 진행형으로 일어나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만 보더라도 그렇다.

 

 인류의 협력은 역사시대를 열면서 문명을 발전시키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전쟁으로 인류의 생존을 크게 위협하기도 했다. 오늘 읽은 <협력의 유전자>라는 책의 저자는 "물론 협력을 이야기하려면 달갑지 않은 부작용도 인정해야 한다. 협력은 집합체를 착취해 제 잇속을 챙기는 사기꾼과 무임 승차자가 이용하가 쉬운 먹잇감이다."라고 말한다.

 

협력의 유전자, 니컬라 리이하니

  <협력의 유전자>라는 책은 우리 인류가 오늘날에 이르게 된 협력의 시작을 다양한 유전자…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시작해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책은 크게 '제1부 협력, 생명을 빚다', '제2부 가족의 탄생', '제3부 가족을 넘어', '제4부 남다른 유인원' 네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는 여기서 제1부부터 제2부까지는 조금 지루하게 느껴졌다.

 

 그 이유는 협력의 기원을 파헤치기 위해서 인류의 진화 과정만이 아니라 다양한 종들을 인용해 설명하고 있다 보니 '사회 인문학'이 아니라 '인문 과학'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3부 '가족을 넘어'부터는 우리가 현실에서 접할 수 있는 사례를 인용해 협력에 숨은 비밀을 이야기하고 있어 제법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읽은 부분 중 하나를 옮겨본다면 다음과 같다.

 

그렇다면 인심 쓰기 경쟁은 어떠했을까? 우리는 남성들이 이 기부 경쟁에 뛰어들 테고, 주최자가 매력적인 여성일 때 그 효과가 가장 두드러지리라고 봤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누군가가 큰돈(기준은 50파운드(한화 기준 약 8만 원) 이상, 또는 평균 기부액의 두 배로 잡았다)을 기부했을 때 모금 웹 페이지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살펴봤다.

우리는 남성들이 이런 과시 신호에 반응하긴 하지만 이는 큰돈을 기부한 사람이 다른 남성이고 모금 주최자가 매력적인 여성일 때만 해당하리라 예상했다. 그리고 우리의 예상과 정확히 일치하는 결과가 나왔다. '뽐내기' 상황에서 남성들의 기부액은 거의 네 배로 뛰었다.

(*동일안 상황에서 여성은 어떠했을까? 여성들도 기부 경쟁에 참여한다는 증거를 찾아봤지만 그런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여성들이 지위와 평판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여성들은 그런 목적을 달성하고자 다른 전략을 사용한다.) _본문 242

 

 윗글을 읽어 본다면 오늘날 우리에게 '선한 영향력'이라고 말하는 것을 활용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여럿 떠올릴 수 있다. 실제로 허세를 부리고 싶은 욕망과 주변 사람에게 자신의 평판을 높이고자 하는 경향이 짙은 사람일수록 여러 사람이 협력해 하는 행동에 이름과 기여도가 나타날 때 자신의 평판을 높이기 위해 크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인다.

 

 굳이 누군가를 돕는 프로젝트를 살펴 볼 필요 없이 오늘날 스트리밍 방송만 보더라도 이러한 모습은 쉽게 찾을 수 있다. 유튜브에서 슈퍼챗을 쏘면서 자신을 과시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너무나 흔하다. 일부 여캠 방송에서는 '회장님'이라는 별칭을 달기 위해서 자신의 수익을 쏟아부었다가 갈등이 빚어지며 종종 뉴스를 통해 보도되기도 한다.

 

 팬덤 문화도 이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처음에는 그냥 순수하게 자신이 응원하는 아이돌이나 스트리머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팬들이 협력해 그 아이돌과 스트리머를 응원하면서 슈퍼챗을 쏘거나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하지만 점점 그 활동에 진심이 되면 될수록 자신의 평판뿐만 아니라 아이돌과 스트리머의 행동거지에 집착하게 된다.

 

 그러다 어느 선을 벗어나게 된다면 다툼이 발생하거나 범죄가 일어나기도 한다. 분명히 처음에는 선한 영향력을 위한 협력 관계였을 관계가 어느 사이에 경쟁 관계가 되거나 집착 관계로 변질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오늘 읽은 <협력의 유전자>라는 책은 이러한 협력의 두 얼굴을 비롯해 '협력'가 가진 흥미로운 비밀에 대해 읽어볼 수 있는 책이었다.

 

 <협력의 유전자>는 평소 인문 과학에 흥미가 깊은 사람들과 달리 그렇지 않은 사람은 다소 끈기를 발휘하며 읽어야 하는 책이기에 읽어보라고 적극적으로 추천하기가 어렵다. 서점에서 전시되어 있는 책을 만난다면 한번 훑어본 이후 내가 이 책을 읽을 수 있을지 없을지 판단해보고 구매를 하거나 도서관에서 빌려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협력의 유전자
“협력은 세상을 만들었다, 사소한 것부터 그야말로 장엄한 것까지!“ 협력과 배신을 통해 이룩한 모든 생명의 진화에 관하여 최근 우리는 개인의 힘으로 대응할 수 없는 여러 위기를 직면했다. 코로나바이러스19의 등장으로 전에 없는 팬데믹 상황을 맞이하였고, 인간의 무자비한 개발로 인한 기후변화, 동식물의 서식지 파괴와 멸종 등 인간의 이기적 행동으로 야기된 여러 결과를 경험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말로 우리는 ‘이기적’ 존재인 것일까? 어쩌면 이 질문은 우리가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마주하게 될 가장 중요한 질문일 수 있다. 런던대학교(UCL) 생물학과 교수이자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진화심리학자인 니컬라 라이하니는 그녀의 첫 번째 저서인 《협력의 유전자》에서 지금까지 이기적인 존재라 오해받아 온 인간의 본성이란 ‘협력’임을 지적하며, 협력이야말로 모든 생명의 탄생과 진화를 가능케 한 힘이라고 이야기한다. 심리학과 진화생물학 등 분야와 종을 초월한 광범위하고 심도 깊은 연구를 지속해온 니컬라 라이하니는 우리 인간 역시 협력을 통해 존재할 수 있었다 말한다. 인간이란 약 수십조 개에 이르는 세포가 협력하여 이루어낸 다세포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가족과 함께 사는 이유, 할머니의 존재, 편집증과 질투가 발생하는 원인이나 서로를 속이는 까닭에 이르기까지 인간 사회를 이루는 다양한 현상과 군상 역시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한다. 《협력의 유전자》는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협력이 인류 역사의 한 부분이며 앞으로 우리가 맞이할 미래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 지적한다. 협력이 가지고 있는 힘과 협력의 진화 과정을 보다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인류 진화의 역사를 톺아볼 뿐만 아니라 지구에 사는 다른 다양한 사회적 생명체의 이야기도 함께 살필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에 대해, 그리고 이 행성을 공유하는 다른 종에 대해 더 많이 깨달을 수 있으며, 그 길 위에서 협력이야말로 인간의 진짜 본성임을, 또 이 모든 진화와 번성을 이룩한 진짜 힘이었음을 다시금 깨닫게 될 것이다.
저자
니컬라 라이하니
출판
한빛비즈
출판일
2022.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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