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브로커가 보여준 우리가 가족이 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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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 경쟁작으로 초대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내놓으라고 하는 배우인 송강호와 강동원, 배두나를 필두로 가수 활동을 하면서 멋진 배우 활동을 하고 있는 아이유(이지은)이 주연으로 참여하고, 많은 영화 팬들에게 각광받는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각본으로 참여한 영화 <브로커>가 마침내 6월 8일(수)을 기준으로 국내에 개봉했다.

처음에는 영화 개봉 당일 극장을 찾아서 영화를 보고 싶었지만, 하필 당일에는 영화 <브로커> 개봉일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다가 저녁 늦게 영화 <브로커>가 국내 관람객을 만날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나는 가까운 롯데시네마에서 조조 영화로 볼 수 있도록 예약을 한 이후 오늘 6월 9일(목)을 맞아서 영화 <브로커>를 보고 왔다.

 

영화 브로커 중에서

영화는 제목 '브로커' 그대로 브로커(중개인) 역할을 하는 상현(역 송강호)과 주변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어서 이야기를 진행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비 내리는 날 밤에 소영(역 아이유)이 부산의 한 교회에 있는 베이비박스에 앞에 아이를 두고 간 장면으로, 아이유는 베이비박스 안에 아이를 넣는 게 아니라 박스 앞의 복도에 아이를 두고 떠났다.

이를 왜 그런지는 몰라도 차에서 몰래 지켜보던 수진(역 배두나)과 이 형사(역 이주영)는 아이를 다시금 베이비박스에 넣어두고 그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형사로 추정되는 두 인물이 왜 베이비박스가 있는 교회 앞에서 이 모든 상황을 주시하며 아이를 돌볼 것 같은 상현과 동수(역 강동원)을 쫓는지 알 수 있었다.

상현과 동수 두 사람은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기를 아이가 없는 불임 부부에게 몰래 돈을 받고 넘기는 일을 벌이고 있었던 거다. 하지만 두 사람은 다음 날 다시금 교회를 찾은 소영으로 인해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되고, 소영과 함께 아이를 맡아줄 부부를 찾는 길에 오르면서 영화 <브로커>는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면서 이야기를 이어나가게 된다.

이 설정만 본다면 굉장히 범죄 냄새가 퀘퀘하게 풍길 것 같지만, 막상 영화 <브로커>를 본다면 그럼 범죄 냄새보다 슬픈 사람 냄새가 더 진하게 난 영화였다. 소영은 상현과 동수가 처음 만난 부부의 태도에 성질을 부리면서 거래를 뒤집게 되는데, 여기서 볼 수 있는 소영 역을 맡은 아이유가 보여준 그 모습(욕을 하는 장면)은 무심코 웃음이 터졌다.

 

영화 브로커 중에서 한 장면

처음에는 무거운 분위기로 범죄와 관련된 이야기가 그려지지 않을까 싶었던 영화 <브로커>는 해당 장면을 기준점으로 이야기의 분위기를 바꾸었다. 영화 <브로커>는 부모에게 버림을 받았던, 가출해 떠돌면서 밑바닥에서 살다 어쩌다 보니 한 아이의 어머니가 되어버린, 아빠로 노력했지만 좋은 아빠가 되지 못했던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브로커>는 상처 입은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아픔과 깊이를 소영과 동수의 모습을 통해 보여주었고, 수진과 이 형사 두 사람의 모습을 통해 자세한 사정을 모르는 상태에서 사람들을 일부 모습만 보고 판단한다면 어떤 실수를 하게 되는지 보여주었다. 이 장면들은 우리가 조금 더 등장인물들이 지닌 상처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들이 지닌 상처를 마주하는 모습은 들뜬 분위기 속에서 즐겁게 그려지지 않는다.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조금씩 자신의 속마음을 이야기하기 시작한 소영을 중심으로 그녀의 아이와 얽힌 사람들의 모습을 한 명씩 비추며 영화는 깊이를 더해갔다. 이러한 전개와 묘사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가족 이야기라는 걸 실감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가족은 단순히 함께 살기에, 혹은 피가 섞여 있어서 가족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가족이라는 것은 상대방을 이해하고, 상대방의 상처에 공감하며 함께 하고, 함께 있을 때 작게나마 웃을 수 있을 때 비로소 가족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 <브로커>는 상처 입은 사람들이 서로의 상처로 서로를 위로하며 가족이 되는 모습을 그리고 있었다.

 

영화 브로커 중에서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한국 관객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조금 나누어질 것 같다. 영화 <브로커>는 전형적으로 한국 사람들이 바라는 착한 사람은 행복해지고 악한 사람은 벌을 받는 엔딩이 아니었다. 애초에 영화의 주인공들이 모두 '착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없는 사람들이었고, 그렇다고 '악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도 없는 그런 인물들이었다.

그들은 선인 혹은 악인으로 나누기보다 그저 평범히 오늘을 살아가며 상처입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 절대 웃을 수 없는 위기에 몰려 있어도 그래도 오늘 주어진 해가 뜬 짧은 시간 동안 웃고, 한 번도 입 밖으로 내본 적이 없는 말을 전하며 서로가 서로를 지탱해주는 가족이 되어갔다.

과연 이들은 행복해질 수 있을까? 그들의 앞에는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

그 결말은 전적으로 우리 관객들의 몫으로 맡겨졌다. 영화 <브로커>를 보고 나서 마지막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오며 상영관에 불이 켜졌을 때 많은 사람은 머리가 멍하지 않을까 싶다. 도대체 이 영화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지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영화에서 명확히 보여주지 않은 결말을 상상하느라 바쁜 사람도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가족이라는 단어에 대해 곱씹으며 의자에서 일어나 상영관을 나왔다. 평소 <범죄도시2>와 같은 스릴이 넘치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영화 <브로커>는 맞지 않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신이 평소 책을 많이 읽으면서 깊이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고, 감성적인 사람이라 곧잘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 <브로커>는 딱이다.

 

영화 브로커 칸 영화제 장면 중에서

칸 영화제에 초청을 받은 영화 <브로커>를 보지 않고 지나치기에는 아쉽다. 하지만 영화관을 찾아 영화를 보는 내내 도무지 영화를 보지 못할 것 같다면 그냥 자리를 박차고 나오기를 바란다. 굳이 이 작품이 아니더라도 영화관에는 우리가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가 많으니 사람들에게 휘둘러 억지로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을 필요는 없으니까.

그리고 나서 사람들에게 '난 잘 모르겠는데?'라고 말할 수 있으면 그것도 영화 <브로커>가 관람객에게 준 하나의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 <브로커>는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쉽게 공감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그런 소재로 이야기를 그린 영화였다. 자세한 건 다른 사람이 작성한 후기를 찾아보거나 직접 영화를 보고 판단해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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