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덕후를 위한 오모차랜드 부산점 방문 후기
- 여행/국내 여행기
- 2022. 3. 24. 09:24
평소 만화와 애니메이션 등을 좋아하는 덕후들은 지방에서는 갈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이 손에 꼽을 정도다. 그나마 부산 같은 경우에는 북컬쳐 같은 곳이 있다고는 해도 다소 아쉬운 점이 많기 때문에 항상 서울을 찾게 된다면 합정역에 있는 애니플러스, 홍대입구역에 있는 애니메이트 등의 장소를 찾아 덕질을 즐긴다.
하지만 최근에는 부산 서면 삼정타워 9층에 애니플러스 부산점이 생기면서 덕후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서면 삼정타워 인근에 오모차랜드 부산점이 오는 3월을 맞아 정식 오픈을 하면서 부산과 인근 지역의 덕후들의 가슴을 설레게 해 주었다. 당연히 나도 그런 덕후 중 한 명이라 굉장히 반가웠다.
오픈 당일에는 시간이 맞지 가지 못한 이후 계속 시간만 조율하다가 어제(23일) 애니플러스 부산점을 찾은 김에 오모차랜드 부산점을 찾아가 보기로 했다. 오모차랜드 부산점은 오전 11시에 오픈하는 애니플러스와 달리 정오 12시에 오픈을 하기 때문에 다소 시간 차를 두고 방문할 필요가 있어 나는 점심을 먹고 오모차랜드를 찾았다.
▲ 오모차랜드 부산점의 모습
오모차랜드 부산점은 애니플러스 부산점이 있는 삼정타워가 있는 골목까지 가서 삼정타워로 들어가지 말고, 서면 지하 상점몰에서 올라와 삼정타워를 마주했을 때 곧바로 좌회전을 한 이후 세 골목 정도 걷다가 다시 한번 더 좌회전을 한다면 오븐에 구운 매운 족발집이 있는 건물 2층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다.
오픈 시간이 정오 12시이다 보니 주말에는 일찍 가게를 찾은 손님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해서 가게 입구에는 '1번 대기선'이 표시되어 있었다. 지난 주말에도 나는 애니플러스 부산점을 찾았다가 한번 오모차랜드 부산점을 찾았었는데, 당시 오픈 시간 전에 사람들이 줄을 선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었다.
20분 넘게 기다리는 것은 아닌 것 같아서 그때 바로 발걸음을 돌려서 집으로 왔었는데, 뭔가 특전을 주는 것도 아닌 데다가 한정 상품을 판매하는 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는 게 놀라웠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점은 오모차랜드 부산점을 찾는 덕후는 남자 덕후보다 여자 덕후가 훨씬 더 많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오모차랜드 부산점의 7할 정도를 채우고 있는 굿즈의 종류에서 발견할 수 있다.
▲ 여성들에게 인기 많은 작품의 카테고리
아이돌 팬덤 문화부터 시작해서 굿즈에 과감히 소비를 하는 계층은 남성인 경우보다 여성인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굿즈샵은 여성들의 취향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보니 오모차랜드 같은 곳은 항상 지갑을 잘 열지 않는 남성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지갑을 곧잘 여는 여성들의 취향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오모차랜드 부산점은 딱 보더라도 <하이큐>라는 인기 배구 애니메이션의 각종 굿즈부터 시작해서 남녀노소 불문하고 인기가 많은 <귀멸의 칼날> 애니메이션 굿즈를 포함해 전체적으로 여성 덕후들을 위한 많은 굿즈가 구비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한쪽에서는 남성 덕후들을 위한 여러 상품도 자리를 잡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하나 가지고 싶다고 생각했던 제일복권(이치방쿠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리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에서 등장하는 히로인 중 한 명인 렘의 모습이 그려진 흉상을 비롯해 다양한 피규어를 볼 수 있었는데, 가격이 역시 좀 거품이 끼인 게 많다 보니(기간 한정으로 나왔던 상품들이라 어쩔 수 없다) 구매는 할 수 없었다.
▲ 오모차랜드 부산점
개인적으로 욕심이 났던 건 <귀멸의 칼날>에서 볼 수 있는 시노부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 스마트폰 케이스로, 만약 해당 스마트폰 케이스가 아이폰 13 pro 전용이었다면 아마 과감히 구매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폰 XR/11 전용이었기 때문에 내가 이용할 수 없어서 구매하지 않았다. 또 다른 욕심이 난 건 바로 위 사진의 슬리퍼다.
한국 사람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지압 슬리퍼가 평범한 디자인이 아니라 <귀멸의 칼날>에서 볼 수 있는 주인공들의 모습과 함께 애니메이션 2기 방영과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 편>을 통해 많은 팬을 이끌어낸 렌고쿠의 모습이 그려진 지압 슬리퍼가 판매되고 있었다. 정말 별의별 굿즈가 다 있는 것 같아 웃음이 나왔다.
내가 천천히 가게를 둘러보고 있는 동안 오모차랜드 부산점은 중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여학생들이 부모님과 함께 이곳을 찾아 굿즈 쇼핑을 하는 모습을 두세 팀 정도 볼 수 있었다. 역시 딱 그 정도의 나이대 아이들은 부모님께 받는 용돈이 자신의 소비 수단이다 보니 이렇게 부모님과 함께 와서 작은 선물을 건네받는 것 같았다.
아마 우리가 모르는 '이번 시험에서 성적이 오르면' 혹은 '이번 모의고사에서 순위가 몇 위 안에 들면' 같은 조건을 단 이후 조건을 충족시켰을 때 부모님으로부터 약속한 선물을 받는 게 아닌가 싶다. 어릴 때 나도 그렇게 성적이 오르거나 등수를 올리는 것을 조건으로 용돈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역시 공부는 목표의식이 중요하다. (웃음)
▲ 오모차랜드 부산점의 상품들
이곳에서 판매하는 피규어를 비롯해 많은 상품이 세가 게임의 경품, 이치방쿠지의 경품, 타이토의 경품인 경우다 대부분이다 보니 피규어들 같은 경우는 퀄리티가 그렇게 높지 않았다. 정말 저렴한 맛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경품 피규어는 구매해놓고 보면 퀄리티가 너무 아쉬워서 사고 나서 10분 내에 후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경품 피규어는 정말 돈에 여유가 있는 데다가 재미 삼아서 <짱구는 못 말려>의 아빠 신형만 같은 캐릭터를 수집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구매를 추천하고 싶지 않다. 대신 아크릴 스탠드를 비롯해서 몇 가지 굿즈들은 한국에서 구매하기 어려운 게 많다 보니 살짝 웃돈을 주고 구매한다고 생각하면 크게 후회할 일은 없을 것이다.
서울 홍대에 있던 오모차랜드가 드디어 부산 서면에도 생겼다. 애니플러스 부산점 오픈 시간 오전 11시에 둘러본 이후 점심을 간단히 먹거나 혹은 1시간 동안 애니플러스 부산점에서 보내고 나서 낮 12시를 맞아서 오모차랜드 부산점을 둘러보는 것으로 덕후의 부산 서면 방문은 훨씬 알차게 내용을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남자 덕후보다 여자 덕후에게 최적화 되어 있다는 느낌의 오모차랜드 부산점이었지만, 남자 덕후가 방문하더라도 충분히 구경하고 소유욕을 자극하는 굿즈를 만날 수 있으니 부산을 찾는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도록 하자. 이제 부산 서면에도 언젠가 애니메이트 부산점이 오픈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해보고 싶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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