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 돈가스 맛집 기리의 멘치 카츠 정식과 카츠 샌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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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우리가 만나볼 수 있는 돈가스 맛집의 치즈 돈가스는 대체로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통해 볼 수 있었던 연돈에서 판매한 치즈가 가득 채워져 있는 돈가스의 형태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부산 서면에 위치한 돈가스 맛집 기리에서 판매하는 치즈 돈가스는 그런 치즈 돈가스가 아니라 '멘치 카츠'에 치즈를 넣어서 판매하고 있다.

 

 서면 돈가스 맛집 기리에 처음 갔을 때는 가장 정석 메뉴라고 말할 수 있는 등심 카츠 정식을 먹었고, 두 번째 방문 때는 안심 카츠 정식을 먹었고, 세 번째 방문 때는 돈가스 맛집에서 빠질 수 없는 메뉴라고 생각한 치즈가 들어가 있는 멘치 카츠 정식을 주문해서 먹기로 했다. 역시 돈가스 덕후라면 치즈 돈가스는 빼놓을 수 없다고 할까?

 

▲ 서면 기리의 돈가스 메뉴

 

 기리에서 판매하는 돈가스 종류는 총 다섯 개의 정식이 있다. 여기서 내가 먹어본 건 앞에서 말한 대로 등심 카츠 정식, 안심 카츠 정식이고, 이번에 먹기로 한 게 세 번째 메뉴인 멘치 카츠 정식이다. 메뉴판에 적힌 설명을 옮겨 본다면 '기리 특제 차슈(일본식 돼지고기 수육)에 치즈를 넣어서 만든 민스 커틀릿'이라고 적혀 있다.

 

 그래서 나는 이 멘치 카츠가 다른 돈가스 맛집에서 판매하는 치즈 돈가스에 해당한다고 생각해 이번에 주문해서 먹어보기로 한 것이었다. 다른 카이센 카츠 정식은 내가 먹지 않는 생선 카츠이기 때문에 먹을 생각이 없었고, 츠쿠네 카츠 정식은 연골이 들어가 있다고 해 나와 맞지 않을 것 같아 주문할 메뉴가 그리 많지 않았다.

 

 기리는 어떤 메뉴라도 하나를 주문하고 나면 일단 제일 먼저 소량의 밑반찬과 함께 샐러드가 나온다.

 

▲ 기리의 샐러드

 

 사실 어느 돈가스 집을 가더라도 샐러드는 항상 돈가스와 함께 나오면서 돈가스를 먹으면서 곁들여 먹는 음식의 형태로 먹기 마련인데, 기리에서는 샐러드가 먼저 애피타이저의 형태로 나오기 때문에 돈가스와 함께 먹기보다는 먼저 샐러드를 잠시 먹게 된다. 물론, 샐러드를 먹지 않고 그냥 돈가스가 나오는 것을 무작정 기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서면 기리는 돈가스를 미리 만들어 1차 튀긴 상태로 보관을 했다가 재차 튀겨서(혹은 데우거나) 나오는 게 아니라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부터 고기에 빵가루를 입히거나 다른 조리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돈가스가 나오는 데에 조금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동안 물만 마시며 기다리기는 조금 그래서 샐러드를 무심코 먹게 된다.

 

 그렇게 깨작깨작 샐러드를 먹으면서 물을 마시고 있다 보면 드디어 주문한 돈가스를 받아볼 수 있다.

 

▲ 서면 돈가스 맛집 기리의 멘치카츠

 

 기리의 멘치카츠는 그 덩어리가 크지 않는 데다가 양도 생각보다 많아 보이는 형태가 아니다. 이게 정확히 고기가 몇 그램이 들어가 있는지 알 수 는 없지만, 처음 돈가스를 받았을 때는 살짝 얼굴이 굳어지면서 '어? 생각했던 것보다 크기가 작은데… 이걸로 배가 찰까?'라는 걱정이 자연스레 들게 된다. 물론, 어디까지 나의 개인적인 의견이다.

 

 멘치카츠는 다진 고기에 빵가루를 입혀서 튀겨내는 일본 요리이기 때문에 '카츠'라고 해도 평범한 돈가스와 살짝 다르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멘치카츠를 한 조각 젓가락을 들고 베어 먹으면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다진 고기가 깔끔하게 잘 채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평범한 돈가스와 완전히 선이 다르다고 해야 할까?

 

▲ 서면 돈가스 맛집 기리의 멘치카츠

 

 다진 고기에 빵가루를 입혀 튀긴 돈가스이다 보니 먹다 보면 밀가루를 입혀 튀긴 만두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만두도 다진 고기에 다양한 재료를 넣어서 찌거나 굽거나 튀겨서 먹는 음식인데, 멘치카츠도 살짝 거기에 가까운 느낌이기 때문에 평소 튀긴 만두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멘치카츠의 바삭한 식감과 촉촉한 고기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멘치카츠는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한입 베어 먹은 이후에 다진 고기 내부에 와사비를 넣어서 먹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그리고 처음에는 '어? 치즈가 어디 있지?'라며 치즈를 찾았는데, 두 번째 조각부터는 카츠 내부에서 치즈가 적절히 녹았는지 한입 베어 먹을 때마다 쭉쭉 늘어나는 치즈를 눈으로 보면서 제대로 치즈의 맛을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역시 개인적으로 등심 카츠 쪽이 더 맛있었다고 생각한다. 안심 카츠보다 훨씬 부드러운 고기의 식감과 튀김의 바삭한 식감을 맛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멘치카츠가 더 좋을 수도 있지만, 이건 '카츠'라고 해도 뭔가 일반적으로 돈가스를 좋아하는 사람이 생각하는 돈가스와 살짝 거리가 있는 메뉴라 호불호가 나누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당시 멘치카츠를 마지막 세 조각까지 먹으면서 '음, 맛있기는 한데 살짝 아쉽다'라는 느낌이 강했고, 여전히 배가 고팠기 때문에 멘치 카츠를 다 먹은 이후 잠시 진지하게 더 먹을지 말지 고민을 하다가 이왕 부산 서면까지 왔으니 겸사겸사 기리의 히든 메뉴라고 말할 수 있는 카츠 샌드를 주문해서 먹어보기로 했다.

 

▲ 서면 돈가스 맛집 기리의 카츠 샌드

 

 기리에서 주문한 카츠 샌드는 등심 카츠 정식에 들어가는 돈가스에 얇게 자른 식빵 두 개와 소스서 어우러져서 색다른 그릇에 플레이팅이 되어 나왔다. 한 네 조각 정도는 나올 줄 알았는데 막상 주문하고 보니 두 조각뿐이라 살짝 당황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역시 등심 카츠의 조각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무척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단, 손으로 집어 먹지 않고 나처럼 젓가락으로 집어 먹을 경우에는 빵과 돈가스가 분리될 수가 있는데… 이 부분은 먹다 보면 분리가 되는 햄버거와 일반 보통 샌드위치와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 대신 식빵과 함께 어우러져 있는 등심 카츠와 그 소스가 무척 맛있기 때문에 한 입씩 베어 먹을 때마다 흡족한 미소를 짓게 된다.

 

 하지만 카츠 샌드는 겨우 두 조각에 가격이 8천 원이 하기 때문에(당시 메뉴판을 이미 회수해 간 뒤에 다른 테이블에서 카츠 샌드를 주문해서 먹는 것을 보고 고민하다 주문했던 거라 계산을 할 때 깜짝 놀랐다) 2인 이상이 와서 반반씩 가격을 부담해서 먹는 게 아닌 이상 혼자서 주문해서 먹기에는 살짝 가격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나는 가격을 생각한다면 차라리 등심 카츠 세트 혹은 카츠동을 주문해서 먹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이제 먹고 싶은 돈가스 메뉴와 덮밥 메뉴는 다 먹어봤기 때문에 다음에 또 부산 서면을 찾을 일이 있다면 그때는 무조건 등심 카츠를 주문해서 먹을 생각이다. 기리는 모든 메뉴가 맛있지만 그래도 제일 으뜸은 역시 등심 카츠라고 생각한다. (웃음)

 

 혹시 오늘 부산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일주일을 시작하는 월요일의 점심으로 힘이 나는 메뉴를 먹고 싶다면, 월요일을 마무리하는 저녁으로 힘이 나는 메뉴를 먹고 싶다면― 부산 서면의 돈가스 맛집 기리를 찾아서 돈가스를 먹어보는 건 어떨까? 분명히 일주일을 시작하는 월요일에도 힘이 막 샘솟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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