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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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번 세계적으로 인기 몰이를 하는 한국 드라마를 감상할 수 있는 넷플릭스에서 지난 25일을 맞아 새로운 드라마 한 편을 공개했다. 그 드라마는 그동안 우리 한국 사회에서 끊임없이 문제가 제기된 촉법소년들의 범죄와 함께 많은 사람이 요구하고 있는 소년법 개정의 필요성을 우리에게 다시 한번 환기시켜줄 수 있는 드라마였다.

 

 드라마 <소년심판>은 막을 올린 사건부터 굉장했다. 그 사건은 과거 2017년에 선고가 된 초등생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촉법 소년들의 범죄를 그리고 있는데, 해당 사건을 모르고 본 사람들은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깜짝 반전 결말에 놀라 기겁했을지도 모른다. 이 모습은 드라마나 영화에나 있는 일이 아니라 바로 현실 속의 일이었다.

 

▲ 소년심판 예고편 중에서

 

 드라마 <소년심판>을 본다면 법정에 선 최초의 피의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법정에 서서 "그 만으로 14살 되면 사람 죽여도 감옥 안 간다던데… 그게 진짜예요?"라고 말하면서 웃는 장면을 보았을 때 많은 사람이 경악하지 않았을까 싶다. 실제로 이런 법의 약점을 알고 있는 소년범들이 계속해서 갖은 범죄를 저지르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불과 얼마 전만 하더라도 우리는 언론을 통해서 미성년자가 차량을 도주해 운전을 하다가 붙잡혔지만, 촉법 소년이기 때문에 바로 훈방 처분된 뒤에 똑같은 범죄를 또 저지른 일을 비롯해 같은 또래의 친구를 감금 폭행하며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아직 어리다는 것을 이유로 버젓이 잔인한 범죄를 거리낌 없이 저지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사회에서는 이러한 촉법 소년들의 심각한 범죄가 언론을 통해 보도될 때마다 소년법 폐지 혹은 소년법의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런데도 그것이 쉽지 않은 이유는 입법을 담당하는 국회에서 한사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밥그릇을 싸움을 하고 있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소년범에 대해 안일한 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도 여전히 많은 부모가 제 자식만 귀하다고 여기면서 "애들은 원래 싸우면서 크는 거잖아?"라면서 폭력을 정당화하고, 힘 좀 있는 부모들은 제 자식이 일진이라고 해도 항상 법을 이용해서 교묘히 피해 가며 피해자를 두 번 울리는 모습을 현장에서 보여준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소년법은 절대 폐지되어서도 개정되어서도 안 되는 거다.

 

 드라마 <소년심판>의 1~2화 에피소드에서 진범인 소녀도 그야말로 호화 변호인단을 꾸릴 정도로 엄청난 재력을 과시했다. 그렇게 탄탄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은 아무리 범죄를 저질러도 법의 허점을 이용해서 교묘하게 빠져 나간다. 늘 피해를 입는 것은 법을 알지 못하고, 제대로 도움조차 받지 못하는 절대적인 약자라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 드라마 소년심판 예고편 중에서

 

 드라마 <소년심판>은 그런 모습도 드라마를 잘 보여주고 있다. 판사 역을 맡은 김혜수가 말하는 "이래서 내가 너희들을 혐오하는 거야. 갱생이 안 돼서"라는 말은 아마 드라마를 보는 우리의 심정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우리는 드라마를 보면서 항상 명심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드라마 속 이야기는 결단코 남의 이야기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과거 방송된 적이 있던 학교 폭력 가해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학교의 눈물>을 본다면 재판에 송부된 아이들의 많은 부모가 "우리 애는 일진이 아닙니다. 그냥 장난 정도 한 것 가지고…."라고 변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드라마 <소년심판>에서도 백성우의 어머니는 한사코 "우리 애는 절대 그런 애가…."라면서 아이를 어떻게든 지키고자 했다.

 

 부모라면 무릇 자신의 아이가 그런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을 쉽게 믿을 수 없을 뿐더러 자신의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 뭐라도 하고 싶은 게 당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부모들이 제대로 된 부모의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소년범들의 범죄는 나날이 잔혹하고 교묘하게 변해가면서 어른이 대처하지 못할 수준에 이르고 있다.

 

 드라마 <소년심판>을 본다면 이런 대사가 있다.

 

 "판사라도 그 근본은 바꿔 줄 수가 없어. 처벌 이후에 필요한 건 부모의 역할이야. 그런데 없어. 그다음은. 부모가 노력하지 않으면 자식은 변하지 않아."

 

 과거 우리 사회에 팽배한 인식 중 하나는 한부모 가정 혹은 결손 가정, 빈곤한 가정에서 소년범들이 출몰한다는 인식이었다. 그런데 오늘날 소년범들의 실체를 본다면 단순히 그렇게 결핍을 겪고 있는 가정만이 아니라 부유한 가정 내에서도 그 수가 적지 않다고 한다. 왜냐하면, 집안이 부유할 뿐 부모의 역할이 똑바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소년심판 포스터

 

 드라마 <소년심판>은 단순히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는 소년범들에 대해서, 제대로 처벌할 수 없는 법에 대해서만 경종을 울리는 드라마가 아니다. 이 드라마 <소년심판>은 조금 더 본질적인, 소년범들을 키우는 데에 일조한 부모와 우리 사회에 대해 심각하게 경종을 울리면서 변화를 촉구하고 있는 드라마다.

 

 과연 이 드라마를 본 사람들 중에서 '어? 내가 친구들과 무리를 지어서 애들한테 장난을 쳤던 것도 범죄인가? 이제는 안 해야겠다'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은 몇 명이나 될 것이며, 겉으로는 모범생 같아도 속으로는 교묘하게 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면서 범죄를 저지르는 아이들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부모는 몇 명이나 될까?

 

 드라마 속 사건들은 극단적인 사례가 아니다. 오늘날 우리가 마음을 먹고 마주한다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년범들의 범죄와 잘못된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소년 범죄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3년 간 통계를 본다면 3명 중 1명 꼴로 재범을 한다고 하니 정말 지금이야말로 소년법을 개정해야 할 시기다.

 

 부디 이 드라마 <소년심판>이 소년법을 개정해 현실성이 없는 법을 바로 잡는 동시에 한번 끓어 오를 때는 막 달아올랐다가 쉽게 식어버리는 촉법소년들의 범죄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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