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대왕암 공원 출렁다리부터 해안 산책로를 걸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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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 토요일(16일)은 울산에서 사촌 여동생의 결혼식이 열렸다. 사촌 여동생이 벌써 결혼을 할 정도로 나이를 먹었다는 사실에 괜스레 쓴웃음을 지으면서 나는 사촌 여동생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했다. 나 같은 경우에는 결혼은커녕 연애조차 이 나이를 먹을 때까지 해본 적이 없으니 어디까지 남의 이야기에 불과하다.

 

 아는 형은 "그런 행사에 가지 마라. 잔소리만 듣는다."라고 말씀하셨지만, 이미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주변 사람들이나 친척들은 결혼의 '결'이라는 이야기도 꺼내지 않았다. 나 같은 경우에는 그냥 굶어 죽지 않을 정도로 홀로 잘 먹고 잘 살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인식이 이미 주변 사람들과 친척들에게 팽배하다.

 

 그래서 결혼식을 맞아서 연애는 안 하냐, 결혼은 안 할 거냐 같은 잔소리는 듣지 않을 수 있었다. 이미 이전과 달리 결혼에 대한 문화가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간혹 어른들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를 내기는 해도 억지로 강요하는 부분은 많이 사라졌다고 생각한다. 지금 시대에 결혼은 의무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이니까.

 

▲ 대왕암 공원

 

 그렇게 결혼식이 끝난 이후 나는 어머니와 함께 울산까지 온 김에 울산 출렁다리를 건너보거나 주변 대왕암 공원을 걸어보기로 했다. 당시 어머니와 나만 아니라 결혼식에 참여한 여러 친인척이 함께 울산 출렁다리 쪽으로 이동해 걷게 되었는데, 여기서 직접 건너볼 수 있는 출렁다리만 아니라 산책로가 제법 길어서 놀랐다.

 

▲ 울산 출렁다리로 가는 길

 

 출렁다리가 있는 곳으로 가다 보면 '용'을 상징하는 여러 바위나 암석이 있는 곳답게 용의 조형물도 있었다. 그냥 조형물로 보아도 제법 잘 만들어져 있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용의 목 부위를 본다면 '백신'이라는 글자가 붙은 작은(?) 반창고가 함께 붙어 있는 모습은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 용도 코로나 백신을 맞았다는 이야기다.

 

 요즘 코로나 백신 예방 접종률이 올라가고 있기는 해도 여전히 백신에 대한 불신과 우려의 목소리는 적지 않다. 간혹 가다가 정말 백신 부작용으로 안타까운 일을 겪는 것에 대해서는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건강한 사람은 대체로 백신을 맞아도 하루 이틀 팔이 얼얼한 것 외에는 큰 이상이 없기에 꼭 백신을 맞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글을 쓰는 나는 당연히 코로나 백신 접종을 2차까지 모두 끝냈다. 평소 운동도 잘 안 할 뿐만 아니라 체력이 약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백신 후유증이나 이상 증세는 크게 없었다. 아마 이건 내가 백신을 맞고 나서 규칙대로 충분히 휴식을 취한 점과 샤워를 하지 않거나 술&담배 등을 하지 않는 건강한 생활 습관 덕분이지 않을까?

 

 뭐, 이런 이야기를 여기서 길게 하면 재미 없으니 다시금 울산 출렁다리로 가보자.

 

▲ 울산 출렁다리 입구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이후 쭉 길과 안내원 분들의 안내를 따라 걷다 보면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출렁다리 입구에 다다르게 된다. 해당 출렁다리 입구를 통과하면 곧바로 출렁다리를 건널 수 있는데, 울산 출렁다리는 대왕암 공원 해안 산책로 사이를 연결한 길이 303m, 폭 1.5m의 국내에서 가장 긴 출렁다리라고 말한다.

 

▲ 울산 출렁다리

 

 만약 출렁다리가 나무로 되어 있거나 완전 강화 유리 같은 재질로 되어 있었다면 건널 때 상당히 무서웠을 것이다. 하지만 아래가 보인다고 해도 출렁다리를 건널 때는 크게 막 무섭지는 않았다. 출렁다리 이름 그대로 다리를 건너는 동안 사람들의 움직임, 바람에 따라서 다리가 출렁일 때는 살짝 손과 발에 땀이 배이기는 했다.

 

 출렁다리라고 해도 안전을 위해서 그렇게 강하게 출렁이지 않기 때문에 평소 겁이 많은 사람도 충분히 건널 수 있는 출렁다리라고 생각한다. 당시에 몇 사람들이 "엄마야~!"라며 소리를 지르기도 했지만, 앞사람의 등만 보면서 걷거나 출렁다리에서 바라볼 수 있는 울산 앞바다의 풍경을 천천히 감상하면 쉽게 건널 수 있다.

 

 당시 나는 겁을 먹지 않았다고 해도 살짝 긴장한 상태로 다리를 건넌 탓에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다리 중앙에서 사진을 몇 장 찍지는 못했다. 하지만 다리를 건너는 동안 계속 오즈모 포켓을 들고 다니면서 영상을 찍었는데, 해당 영상 중에서 일부 장면을 캡처해서 첨부한다면 다음과 같다.

 

▲ 울산 출렁다리에서 바라본 풍경

 

 당시 날씨가 이슬비가 내렸다가 그쳤다가 반복하면서 상당히 흐렸던 게 아쉽다. 맑은 파란 하늘 아래에서 울산 출렁다리를 건넜으면 조금 더 멋진 풍경을 눈으로 볼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그래도 당시 흐린 날씨가 또 울산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분위기는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뭔가 이것도 나름 운치가 있지 않은가?

 

 울산 출렁다리를 건너고 나서 곧바로 반대쪽 산책로를 통해서 주차장으로 다시 갈 수도 있지만, 이왕 온 거 산책로를 따라 쭉 걷기 시작하면 다양한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 대왕암 공원의 산책로

 

 수루방, 용굴, 할미바위, 탕건암 등 다양한 바다 위의 암석 혹은 상징적인 장소를 구경하면서 산책로를 걷다 보면 시간이 금방 흐르고 만다. 산책로를 마무리하면서 나올 때는 소나무 숲을 마주 할 수 있는데, 이게 또 나름의 절경이라 천천히 거닐어보는 운치가 있을 것이다. 흐린 날씨 속에서 걷는 산책로도 나쁘지 않았다.

 

 차후 울산을 찾을 일이 있거나 혹은 울산 출렁다리를 건너볼 목적으로 울산 대왕암 공원을 찾는다면 꼭 산책로를 따라 걸어볼 수 있도록 하자. 중간 중간에 사진으로 담아도 제대로 담기지 않는 절경을 몇 번이고 감상할 수 있고, 어디까지 시간과 자연이 만들어 낸 다양한 모습에 적지 않게 감탄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사촌 여동생 결혼식 덕분에 이래저래 구경도 잘 하고 온 토요일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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