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방법과 해설에 정해진 정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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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말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가 빠르게 이루어진 한국에서는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더욱 늘었다. 특히 한국의 콘텐츠 시장을 거의 지배하고 있다고 말해도 아닌 유튜브 영상 콘텐츠는 사람들이 텍스트를 읽는 것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사실 영상 콘텐츠의 대중화가 한국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 원인이 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은 맞겠지만, 조금 더 본질적인 요소를 살펴 본다면 한국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에는 한국의 청소년 시기에 마주하는 시험에 있다. 즉, 시험이 책을 싫어하는 이유가 된 거다.


 시험을 치는 것과 책을 싫어하는 데에는 어떤 인과 관계가 있을까? 여기서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성인이라면 잠시 우리가 보낸 청소년기를 떠올려보자. 우리가 학교에 다닐 때 시험을 치는 문학(언어 영역) 시험은 우리가 자유롭게 문학을 읽고 내 생각을 정리하는 게 아니었다.



우리가 치른 문학 시험은 대부분 문학을 읽고 누군가의 관점으로 멋대로 정답이라고 정한 해설을 얼마나 정확하게 외웠는지 알아보는 시험이었다. 우리가 고3 때 치른 언어 영역 시험도 글을 읽은 내 생각을 말하는 게 아니라 정해진 답을 찾을 것을 요구했다. 즉, 자유로운 감상은 필요 없었던 거다.


그렇게 우리는 자유로운 감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정한 해설을 외우는 데에 익숙해 책을 읽는 일 자체를 꺼려하게 되어버렸다. 문제는 단순히 책을 읽지 않는 것만 아니다. 우리가 겪는 진짜 문제는 나만의 관점으로 책을 읽고 생각을 정리하지 못해 책을 즐기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는 책을 더욱 읽지 않는다. 책을 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떤 콘텐츠라고 해도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정답이라고 정한 해석을 따라가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일부사람들은 가짜 뉴스에 휘둘리고 진실이라 믿으면서 누군가가 의도한 대로 움직이게 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텍스트를 읽고 정해진 해설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텍스트를 읽고 자유롭게 해석하고 생각하고 자신만의 이야기로 확장해나가는 과정이어야 한다. 여기에는 정해진 정답 같은 건 없다. 자신의 사상과 철학, 가치관에 따라 같은 텍스트라도 다르게 보이기 마련이다.


단, 우리에게 필요한 건 '나와 저 사람은 다를 수도 있다'라는 차이를 인정하는 일이다. 한국의 전형적인 시험 방식은 '차이가 아니라 차별'을 조장하며 'O 또는 X' 이분법으로 단정 짓기만 한다. 그렇게 해서는 절대 자유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읽을 수 없고, 오늘날 우리게에 필요한 창조적인 생각도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차이가 난다. 오늘날 한국에서 흔해 볼 수 있는 극단적인 의견을 주장하며 며 행동하느 사람들이 그렇다. 그들에게는 다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다른 것은 틀렸다고 말하며 배척하는 탓에 계속해서 사회적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책을 읽고 이해하는 데에는 정해진 규칙도 정답도 없다. 자유롭게 읽고 자유롭게 생각하고 글을 쓰고 토론하면 된다. 한국이 일본을 따라 만들어낸 이분법은 따라갈 필요가 없다. 책은 저자가 자유롭게 글을 풀어서 쓴 글을 엮은 것이며, 우리는 그 글을 읽고 자유롭게 해석하면 된다.


그저 얼마나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하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는가. 바로 이런 부분에서 우리의 언어 영역 시험은 치러질 필요가 있다. 내 생각을 말하지 못하고, 정답이 없는 질문에 정답 하나를 찾아서 달달 외우는 것은 오늘날 필요한 다양성 이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 당신은 책을 어떻게 읽고 있는가? 자유롭게 읽고 있는가? 아니면, 누군가 좋은 책이라고 해서 무작정 읽다가 다른 사람의 해설만 따라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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