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카피라이터가 그럭저럭 터득한 글쓰기의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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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같은 시대에 글을 잘 쓴다는 건 솔직히 커다란 이익이 없는 것 같다. 오늘날 아이들은 콘텐츠를 눈으로 읽는 세대가 아니라 동영상으로 보는 세대다. 한국의 독서 인구를 해를 거듭할수록 감소하고 있으며, IT 인프라가 발달한 한국은 움직이는 동영상 콘텐츠 노출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마치 우리는 글쓰기 능력은 이제 더는 필요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런 시대야말로 글쓰기 능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사람들이 긴 글로 쓰인 콘텐츠를 읽는 일은 너무나 낯설어지고 말았지만, 짧은 글로 강한 인상을 주는 글은 여전히 많은 소비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여러 기업이 유튜브 채널 한 개만 아니라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블로그 등의 SNS 채널 마케팅에도 꾸준한 투자를 하는 이유도 그렇다. 오늘날 우리는 누구나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시대이기에 우리에게는 다른 어떤 무엇보다 글쓰기의 기본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글쓰기는 내가 재미있게 느낀 것을 전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오늘날 손만 대면 볼 수 있는 유튜브 콘텐츠도 그 시작은 글쓰기 사고에서 시작한다.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들이 ‘글로 이루어진 정보’를 모으고, 그 정보를 어떻게 편집해서 ‘내가 재미있게 말과 행동으로 표현할 것인가’라는 생각을 한 이후에 하나의 동영상 콘텐츠가 생산된다.


 <글 잘 쓰는 법, 그딴 건 없지만>의 저자는 책을 통해 “글은 나뭇잎과 같다. 나뭇잎이 무성하려면 나무의 뿌리가 충분히 뻗어야 하듯이, 좋아하는 글을 원하는 대로 쓰려면 1차 자료가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본문 136).“라고 말한다. 글을 쓰는 데에 필요한 감정과 생각은 1차 자료에서 출발하는 법이다.


 하지만 짧고 자극적인 동영상 콘텐츠에 익숙한 우리는 1차 자료를 찾아서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오늘날처럼 누군가를 흉내내어 콘텐츠를 따라 만드는 게 익숙해졌기 때문에 어떻게 나의 의견을 나만의 방식으로 전달하는 데에 큰 두려움을 은연중에 갖고 있기도 하다.


 유튜브에 동영상 콘텐츠를 올릴 때도 ‘좋아요’와 ‘싫어요’의 비중을 생각하며 ‘싫어요’ 비중이 클 때는 많은 사람이 자괴감에 빠진다. 아니, 오히려 ‘싫어요’ 비중이 늘어나는 것 크게 개의치 않고, 조회수가 나오지 않을 때 더 큰 상실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지금 글을 쓰는 나도 그런 사람에 속한다.)


 왜냐하면, 조회수가 늘지 않는다는 건 콘텐츠가 소비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 글을 쓰면서 콘텐츠 생산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가장 걱정하는 게 ‘아무도 안 읽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다. 그리고 누군가 내 콘텐츠를 읽고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해 생각만 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저자는 책을 통해 아래와 같이 말한다.


자신이 쓴 글을 읽고 기뻐하는 사람은 우선 자기 자신이라는 것이 이 책의 요지다. 만족하는지 안 하는지, 재미있는지 아닌지는 자신이 결정하면 된다.

하지만 평가는 다른 사람이 내린다. 타인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당신이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참고는 해도 일일이 반론해서는 안 된다.

“이 사람의 개그는 미끄러졌다(썰렁하다는 의미)”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미끄러지는 것이 스키다. 미끄러지지도 못하는 사람은 미끄러지려고도 하지 않는다. 스키를 타려는 시도도 하지 않고 스키장의 왕복 교통비를 허비하는 그런 사람은 상대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반향에는 비난뿐 아니라 칭찬도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칭찬해주는 사람에게 ‘다음에도 또 칭찬을 받겠다’라고 생각해서 글을 쓰면 스스로 재미를 잃게 된다.

어느 쪽이든 평가의 노예가 된 시점부터 글쓰기가 싫어진다.

타인의 인생을 살아서는 안 된다. 쓰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아무도 대신해서 써주지 않는다. 당신은 당신 인생을 산다. 그 방법 중 하나가 ‘글쓰기’인 것이다. (본문 100-101)


 내가 쓴 글을 읽고 기뻐하는 사람은 우선 나다. 이 말이 나는 무척 와닿았다. 다른 사람에게 내가 느꼈던 감상을 생생하게 전하면서 함께 떠들썩하게 소통하기 위해서는 우선 내가 재밌어야 한다. 내가 재미있다고 느끼는 글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평판만 신경 쓰는 글은 결코 내 글이 될 수가 없다.


 오늘 읽은 <글 잘 쓰는 법, 그딴 건 없지만>이라는 책의 저자는 한 권의 책을 통해 ‘자기 자신도 재미없는 글을 다른 사람이 읽어서 재미있을 리가 없다. 그러니까 읽고 싶은 글을 써야 한다. 그것이 ‘독자로서의 글쓰기 기술이다.’라고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상당히 유용한 팁도 많았다.



 저자는 마지막에도 ‘글 잘 쓰는 법, 그딴 건 없다.’라고 말하며 독자에게 웃음을 준다. 하지만 이 책은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이 ‘내 글을 쓰는 법’을 터득할 수 있는 아주 단순한 글쓰기의 기본을 확실하게 가르쳐주고 있다. 그동안 읽은 글쓰기 비법 10가지 등의 제목을 단 책과 아주 달랐다.


 개인적으로 <글 잘 쓰는 법, 그딴 건 없지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취업 활동을 통해 많은 사람이 쓰는 자기소개서 작성과 관련된 이야기다.


회사는 당신에게 무엇을 해왔고 우리 회사에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두 가지만 묻는다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학생에게 취업 준비는 ‘지금까지 자신이 무엇을 해왔는지’와 ‘앞으로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셈이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도전했으면 한다.

자기소개와 지원 동기로 채워지는 자기소개서, 그리고 면접에서의 이야기는 뜻밖에도 자신이 쓰는 ‘에세이’와 같다. 지금까지 살면서 접했던 사상이 있다. 그것에 의해 생겨난 심상이 현재 당신이 서 있는 위치를 결정했으며, 장래의 이상이나 바람을 결정했을 것이다.

이런 것들을 순서대로 쓰고, 말하면 된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을 선택해서 읽은 사람의 마음에 정경이 떠오르도록 전달하면 된다. 거기에는 특정 기업 같은 ‘타깃’ 따위는 필요 없다. 상대방을 위해서가 아니라 먼저 자신이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쓰자.

정말이지 에세이를 쓰는 것과 똑같은 과정이다. 그런 생각으로 자기소개서를 쓴 경험은 다른 글을 쓸 때도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본문 121)


 우리가 취업 활동을 위해 작성하는 자기소개서 또한 엄연한 글쓰기다. 그리고 면접에서 우리가 자신에 대해 소개하는 과정도 글쓰기 과정과 일맥상통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중 핵심을 어떻게 이야기하고, 남과 같은 뻔한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재미있는 이야기로 상대의 호기심을 자극해야 한다.


 이 규칙은 오늘날 크게 유행하고 있는 틱톡 1분 챌린지와 함께 많은 사람이 꿈꾸는 유튜브 콘텐츠 생산에서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책을 읽는 독서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고 해도, 여전히 우리가 글쓰기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모든 콘텐츠 생산이 바로 글쓰기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오늘 허무맹랑한 방법을 이야기하는 글쓰기가 아닌, 내가 읽고 싶은 글을 쓰면서 내가 즐기는 글쓰기를 통해 콘텐츠 생산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에게 나는 <글 잘 쓰는 법, 그딴 건 없지만>이라는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앞으로 자기소개서, 유튜브, 인스타그램 콘텐츠 생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독서를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지식을 얻는다는 의미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 책을 읽는 일을 문장이나 문체를 배우는 것으로 한정해서는 안 된다. 책이라는 농밀한 정보의 집적이야말로 인생에서 접하는 최고의 사상이자, 우리가 심상을 품어야 할 대상이다.

무엇보다 자신이 책에서 느낀 체험과 감동을 쓴 글을 통해 그 감동이 다른 누군가에게 전해질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사람은 글을 쓴다. (본문 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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