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설계자들, 코드로 혁신을 만들어내는 프로그래머
- 문화/독서와 기록
- 2020. 4. 22. 21:29
지난 몇 년 동안 우리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조기 교육으로 가장 인기 있었던 교육 중 하나는 바로 코딩 교육이다. 영어 교육과 함께 코딩 교육 열풍이 불면서 코딩 학원이 사교육의 불을 지폈다. 왜냐하면, 코딩은 차세대 기술인 데다 안정적인 직업을 보장할 수 있는 기술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지금도 남들보다 빠르게 코딩을 배운 사람들은 이미 우리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스마트폰, 스마트TV, 스마트워치 등의 기업 혹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기업에서 활약하고 있다. 때로는 자신이 직접 코딩을 짜서 일상에 편리함을 제공하면서 순식간에 하나의 기업 대표가 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의 출발은 프로그램을 짜는 일, 다시 말해서 코딩을 아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몇 년 동안 사교육 시장만 아니라 공교육 내에서도 코딩 교육 열풍이 불 수밖에 없었다. 이건 영어와 마찬가지로 세계를 무대로 도전하거나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해서도 필요했다.
하지만 코딩 교육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하나의 장르가 된 건 불과 몇 년 전의 일이다. 코딩은 B 언어에서 출발해서 데니스 리치를 통해 C 언거가 탄생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남성 중심’으로 돌아가는 프로그래밍 업계에서 여성의 진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며 인정받은 것도 최근이 일이다.
오늘 읽은 <은밀한 설계자들>이라는 책은 오늘날 ‘포노 사피엔스(스마트폰 세대)’를 만든 프로그래밍과 프로그래머에 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은밀할 설계자들>에서 읽을 수 있는 첫 번째 주인공 생비의 이야기는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페이스북과 관련된 일을 했다. 그녀가 페이스북에 몸담았을 때는 페이스북은 오늘날의 페이스북이 아니었다. 누구도 커다란 기대를 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반짝 웹이라고 모두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오늘날 사용하지 않는 사람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누구나 사용하는 소셜 미디어가 되었다. 페이스북이 개발한 뉴스피드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과 뉴스피드가 처음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공개했을 때 어떤 문제를 겪었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식으로 고쳤는지 읽을 수 있다.
그의 확신은 틀리지 않았다. 뉴스피드는 불안정하고 때론 충격적이었지만, 수많은 사용자를 끌어들일 만한 매력을 갖추고 있었다. 페이스북 친구의 소소한 일상을 보여주는 서비스였을 뿐이지만 그 영향은 결코 적지 않았다. 피드를 확인해 여러 새로운 소식을 보면서, 페이스북 친구의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어렴풋이 그려볼 수 있게 되었다. 뉴스피드 서비스가 발표된 다음 날, 생비와 개발팀은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이전보다 거의 2배나 많은 시간을 페이스북에서 보낸다는 것을 발견했다. (본문 21)
이 일화를 읽었을 때 나는 책에 굉장히 큰 흥미를 품었다. 이렇게 프로그래밍에 참여한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프로그램을 계획해 우리의 일상을 바꾸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은밀한 설계자들>은 그러한 변화를 일으킨 인물과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메인이 아니었다.
<은밀한 설계자들>이라는 책이 내세우고 있는 것은 프로그래밍을 하는 사람들인 동시에 프로그래밍 일 자체를 주연으로 내세우고 있었다. 나는 오픈형 블로그를 운영하며 다소 JAVA 스크립트에 흥미를 느끼고 공부를 해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공감하며 나름 흥미롭게 책을 읽었다.
하지만 책의 깊이 들어갈 수는 없었다. 책에서 다루는 프로그래밍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갖춰야 하는 자질이나 기업과 프로그래머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에 관한 이야기는 흥미를 가질 수 없었다. 뭐, 책을 읽다 보면 가끔 이렇게 흥미롭게 읽기 시작했어도 끝까지 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마련이다.
이것은 어디까지 내가 ‘프로그래밍’에 대한 이해 부족과 ‘이과 계열’에 대한 흥미 부족으로 인한 일이다. 오늘 당신이 코딩과 관련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고, 어느 정도 관련 지식을 쌓으면서 ‘나도 어플 개발에 도전해보고 싶다’라는 꿈을 가지고 있다면 <은밀한 설계자들>은 매력적인 책이다.
프로그래머가 가져야 하는 자세와 마인드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살짝 어두운 부분까지 <은밀한 설계자들>의 저자 클라이브 톰슨은 세세하게 정리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관련 지식을 배우는 재미와 프로그래밍과 관련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일화는 꿈을 품게 해준다.
그러니 당신이 코딩을 아는 사람이라면, 코딩으로 특별한 일을 해보고 싶다면, 지금 바로 <은밀한 설계자들>이라는 책을 읽어보자. 분명히 매력적인 이야기에 빠져 코딩을 더 알고 싶어지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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