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생이 읽은 90년생이 온다

 나는 올해 만으로 29살이 된 최근에 상당한 화제가 되는 90년생 백말띠 출생이다. 우리 90년생은 지난 다른 어떤 세대와 유독 독특한 점이 많다. 기성세대 사이에서는 ‘문제의 세대’ 혹은 ‘미지의 세대’라고 여겨지면서 상당히 낯설거나 어려워하는 세대로 손꼽히는 세대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유독 우리 90년생이 이런 경험을 지금하고 있는 걸까? 오늘 읽은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을 읽어보면 이러한 상황에 대해 아래와 같이 말하고 있다.


지금의 90년대생들은 자신들을 사회 발전의 원동력으로 여기지 않고 특정 이상을 실현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 단지 그들은 현 시대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1990년대생 동년배들이 살아오면서 어떤 경험을 공유했으며, 이를 통해 어떻게 생존 전략을 택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는 1990년대생을 1997년 IMF 외환위기를 직접 겪은 1970년대생, 2008년 글로벌 외환위기를 직접 겪은 세대인 1980년대생과 비교하면 명확해질 수 있다. (본문 43)


 우리 1990년대생은 IMF 외환위기를 직접 겪지도 않았고, 민주화 운동 같은 것도 직접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시대적 상황이 많이 다르다. 조금 위의 세대들은 일을 하지 않으면 먹고살 수 없는 시대를 살아오면서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라는 말에 틀에 박힌 말로 통하는 시대에 있었던 거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90년대생이 살아가는 시대는 다르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라는 말이 씨도 먹히지 않는 시대다. 우리는 부모님의 헌신적인 조력 덕분에 대체로 많은 90년대생이 먹지 못하는 시대는 겪지 않았고, 일로서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놀이로 일을 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언뜻 놀이로서 일한다는 게 와닿지 않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사람은 대체로 90년대생 문화를 잘 모르는 기성세대라는 뜻이다. 놀이로서 일한다는 건 오늘날 크게 유행하는 ‘유튜버’라는 새로운 직업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고, ‘소확행’이라는 가치관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오늘날 90년대생은 늦게까지 자발적으로 야근을 하거나 회식이 당연한 무대를 거부한다. 90년대생이 바라는 삶은 회사의 노예가 되는 삶이 아니라 내 삶의 주인이 되는 삶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의 기업과 많은 마찰을 겪고, 일부 기성세대로부터 ‘사회생활을 모른다’는 핀잔을 듣는 거다.


 <90년생이 온다>의 저자가 만난 한 인물의 이야기를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처음부터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월급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중소기업을 택하는 취준생은 없습니다. 단순히 중소기업의 월급만을 대기업 수준으로 올려주면 중소기업에 지원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정부의 생각은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청년들이 왜 중소기업을 지원하지 않는지 아세요? 바로 중소기업 사장들의 마인드가 쓰레기인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일은 죽도록 시키고 쓰다 버리죠. 우리의 미래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또한 쓰레기 사장과 꼰대 선배들이 널려 있는데, 3년 간 초봉 좀 올려준다고 누가 눈을 낮춰서 중소기업을 지원하나요? 이런 정책 또한 꼰대질 중 하나입니다. (본문 145)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차이에서 나는 건 단순한 연봉만 아니라 그 문화와 시스템이 차이가 난다. 물론, 대기업에서도 야근을 하면서 거의 회사의 노예로 살다시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대기업에 지원했던 사람들이 대기업에서 1년을 버티지 못한 채 뛰쳐나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우리 90년대생이 원하는 건 높은 연봉이 아니라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문화를 원하는 거다. 일전에 한 인터넷 커뮤니티의 댓글 중 ‘야근을 하면 돈을 주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니라 퇴근 시간이 되면 퇴근을 시켜달라는 거다. 집 좀 가자.’라는 댓글이 화두가 된 적이 있다.


 90년대생으로 말하는 오늘날 젊은 세대가 가진 가치관이다. 우리는 더는 일이 지나치게 내 삶을 잡아먹는 걸 원하지 않는다. 온전한 내 시간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시간을 원한다. 유럽계와 아메리카계의 외국 기업 사원처럼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당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원하는 거다.


 하지만 아직 한국 사회는 거기에 도달하기에 많이 멀었다. 어느 정도 자본과 인력 여유가 있는 대기업은 서서히 조금씩 그런 문화를 갖추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자본과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은 아직도 너무나 요원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기업과 공무원 쪽으로 과하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은 이렇게 오늘날 90년생이 어떤 가치관을 따르고 있는 세대이고, 기성세대와 어떤 부분에서 부딪히고 있는지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책은 크게 세 개의 파트 ‘90년대생의 출현’, ‘90년대생이 직원이 되었을 때’, ‘90년대생이 소비자가 되었을 때’로 나누어져 있다.


 90년대생으로 살아가는 나는 책의 각 파트에서 풀어놓는 저자의 이야기에 십분 공감도 했고, 어떤 부분에서는 ‘지금은 또 바뀌는 중이다.’라고 생각하며 다소 의견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90년대생이 온다>라는 책을 통해 우리 90년대생과 기성세대의 차이를 훨씬 더 잘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정말 오늘날 정책을 준비하는 정치인들, 그리고 사회 진출의 최전선에 나서 있는 90년대생들을 상대해야 하는 과거 세대의 사람들, 나아가 90년생인 우리가 한 번쯤 읽어볼 필요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주장하기 전에 내가 어떻게 다른지 알 필요가 있으니까.


 <90년대생이 온다>라는 책을 통해 오늘의 나도 90년대생으로서 너무나 당연하게 여긴 이 가치관이 어른들과 어떤 부분이 다른지 알 수 있었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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