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iling Up 페일링 업, 나는 매일 내 실패를 허락한다
- 문화/독서와 기록
- 2019. 12. 13. 10:07
올홰 3월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이제 2019년도 마지막에 이르렀다. 나는 2019년 한 해 동안 내가 아주 커다란 성공을 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작은 성공 정도는 한두 개 이루어낼 줄 알았다. 나는 나 스스로 재능이 특출한 사람이라고 자부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작은 재능은 가지고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잔혹했다. 대학 졸업식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시작한 유튜브 채널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오랜 꿈인 책 쓰기를 위해서 도전한 공모전은 모두 작은 수상조차 하지 못하면서 ‘이제 나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라며 도무지 어떻게 넘어야 할지 알 수 없는 벽 앞에서 작아져야만 했다.
비록 지금 당장 손에 쥔 결과가 없어서 앞으로도 그런 게 아닐까 두려웠지만, 나는 어머니와 다른 사람들에게 호언장담한 ‘내 길을 가겠다.’라는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서 나아가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좀처럼 하나의 통과점조차 보이지 않는 길을 내달리기 위해서 나는 2019년을 다 바치기로 했다.
오늘 읽은 <페일링 업(Failing Up)>이라는 책의 저자 레슬리 오덤 주니어는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재능은 선물이다. 사실 어떤 선물은 쉽게 주어진다. 목소리를 잃는 경험은 그 선물이 그만큼 쉽게 사라질 수도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 인생이란 원래 그렇다. 죽어라 싸워서 얻어내야 하는 것도 많다. 반면 쉽게 손에 들어오는 것도 있다.
하지만 이걸 아는가?
재능은 전부가 아니다. 물론 재능이 있으면 좋다. 그러면 유리한 위치에서 출발할 수 있다. 하지만 재능은 궁극적으로 성공하는 데 필요한 것의 일부분일 뿐이다. 사실은 그보다 노력과 인내가 더 중요할 때가 많다.
보잘 것 없는 재능에 성실한 직업의식을 더해 지속적 성공을 거두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반대로 나태함과 노력 부족 탓에 대단한 재능을 낭비하는 것도 가능하다.
자신이 가진 것을 정확히 평가해라. 스스로 솔직해지고, 자기가 받은 것이 무엇이든 그 재능을 최대한 활용해라. (본문 72)
재능이 있으면 좋지만, 재능은 그저 성공하는 데 필요한 것의 일부분일 뿐이라는 말. 솔직히 이 말은 저자가 성공했기에 가능한 말이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사람은 재능 하나에 의존하는 것보다 노력과 인내가 없으면 재능이 있어도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나는 재능이 없기에 노력과 인내를 가지고 꾸역꾸역 버티면서 글을 쓰고, 영상을 촬영해서 올리고, 어머니 일을 도우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서 어떻게 해서라도 내 일이 순환되는 흐름을 만들기 위해 발버둥 쳤다. 그 끝에 나는 10월 28일이 되어 작은 결과를 만들어내며 비로소 웃을 수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만화와 라이트 노벨 장르의 책을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은 수익 창출 승인을 얻었고, 지금은 구독자가 1,510명을 기록하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처음에는 너무나 높게 목표를 잡고 있었지만, 그래도 현실을 깨달은 이후 작은 목표를 세워두고 노력과 인내를 한 덕분에 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하지는 않았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간다는 꿈을 위한 본격적인 시작점에 섰을 뿐이다. 나는 이 작은 성공 하나에 만족하는 게 아니라 조금 더 위를, 조금 더 멀리 보고 달리기 위해서 매달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는 실패가 많을 거다.
지금도 매달 세운 목표에 도달하지 못해 아쉬움을 쓰게 삼킨다. 비록 그게 너무나 괴롭다고 하더라도 조금 더 해보려고 한다. <페일링 업>의 저자는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개인적으로 초심자의 행운이란 냉소적인 구석이 없다는 데서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
초보자들의 마음은 낙천적 빛으로 가득해서 냉소 정도로 그늘지지 않는다. 마음에 기쁨이 가득하기에 싫증이 열정을 쉽사리 꺼뜨리지 못한다. 그래서 초심자 주위에는 사람이 모인다. 중요한 것은 젊음이 아니라 신선함, 무엇이든 배우려는 마음, 그리고 애정이다. 그런 자세를 기특하게 생각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렇기에 베테랑 또한 가끔 자기 내면의 초심자를 일깨울 필요가 있다.
어른이 되어 현실 세계에 발을 들이면 이런 희망적 태도는 생각보다 쉽게 뒷전으로 밀려난다. 꿈보다는 집세 문제나 먹고 사는 문제가 앞서면 처음에 느꼈던 즐거움을 잊기 쉽다.
자기 꿈이 눈앞에 나타나면 온 힘을 다해 순수한 기쁨과 경탄으로 맞이하겠다고 스스로 굳게 다짐해두기 바란다. (본문 60)
처음 내가 유튜브 채널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고자 마음먹고 시작했을 때 느꼈던 즐거움. 그건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 작업하는 과정, 내가 재미있게 읽은 책을 어떻게 소개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과정에 그 즐거움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그 과정을 즐기면서 하나하나 착실히 해나가는 중이다.
하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이렇게 그 과정을 내가 즐기면서 하나하나 착실히 해나가더라도 우리가 도무지 넘지 못하는 한계는 있다는 사실이다. 그 한계 앞에서 우리가 선택할 건 ‘포기’ 혹은 ‘다른 길로 돌아간다’는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다. 여기서 우리는 무엇을 선택해야만 할까?
어떤 걸 선택하더라도 그건 오로지 자신의 몫이고,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그 선택은 또 다른 선택지를 낳으며 분명히 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건 분명하다. <페일링 업>의 저자는 ‘내 결론은 일단 되는 것부터 하자는 거였다!’라고 말하며 나아가고자 했고, 무대에 서는 것보다 대학 졸업을 우선했다.
무대에 서는 걸 선택했다면 또 다른 결과가 있었겠지만, 대학을 선택한 건 저자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며 저자는 이렇게 털어놓는다.
개인적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대학 4년은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귀중한 시간이었다. 먹고사는 데 필요한 기술뿐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성장까지 포함해서 하는 얘기다. 대학은 평생 배우는 삶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자신을 탐색하는 데 시간을 투자할 기회가 생긴다면 그렇게 해라. 어른의 책임은 대학을 마친 뒤에 짊어져도 늦지 않다. 파피 말씀이 옳다. 굳이 서두를 필요는 없다. (본문 89)
나는 책에서 이 글을 읽으면서 올해 졸업한 대학을 다시 떠올리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왜냐하면, 나 또한 대학을 계속 다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대학에서 보낸 시간은 내가 조금 더 배우는 자세로 사람들을 만나고, 내가 도전할 수 있는 큰 발판이 되어주었다.
대학에서 일본어 통번역 트랙을 밟았기 때문에 나는 지금도 여전히 일본어를 듣고, 쓰고, 말하고, 읽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만화와 라이트 노벨 장르의 책을 꾸준히 접할 수 있다. 또, 통번역 트랙을 통해 사람들 앞에서 통역해보는 일을 겪은 덕분에 유튜브에 목소리를 담는 데에 큰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오늘 읽은 <페일링 업(Failing UP : 나는 매일 내 실패를 허락한다>라는 책은 단순히 실패를 찬양하는 책이 아니다. 저자 레슬리 오덤 주니어가 자신이 걸어온 길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 무엇을 배웠으며, 자신이 어떻게 멍청한 짓을 했고, 멍청한 짓을 했다는 걸 자각한 이후 어떻게 바뀌었는지 말한다.
덕분에 책을 읽으며 많은 걸 배우고 생각할 수 있었다. ‘내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싶다’는 욕심이 아니라 꿈을 향해 도전하는 삶을 살고 싶은 나는 분명히 앞으로 어떤 실패를 번번이 할지도 모른다. 실패는 되도록 하지 않는 편이 나은 것 같지만, 어쩔 수 없이 하는 실패라고 한다면 잘 이겨내고 싶다.
<페일링 업>이라는 책은 그 실패를 허락하고, 마주 보고, 다시 시작하는 저자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글을 마무리하며 책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온 부분을 남긴다. 부디 당신도 아래의 글을 읽으며 지금 나 자신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제가 노력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세요?”
나는 진지하게 물었다.
스튜어트 씨는 차분히 대답했다.
“기회가 오면 자네는 정말 잘해낼 거라고 생각해. 준비가 잘 되어 있고 자신감 있게 자신을 내보일 줄 알지.”
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백만 불짜리 질문을 꺼냈다.
“하지만 자네는 자기 자신을 위해 오늘 뭘 했나? 전화를 걸었나? 이메일을 보냈나? 자네는 자네 가치를 알아주는 좋은 인맥이 잇지. 그 사람들은 자네가 일이 없는 상태라는 걸 알고는 있나?”
허어.
그 질문을 듣자 얼굴이 화끈거렸다. 스튜어트 씨가 이야기를 어디로 끌고 가는지 정확히 알았기 때문이다. 나는 자신을 위해 뭔가를 한 적이 거의 없었다. 완벽한 맹점이었다. 나는 수수방관했을 뿐이다. (본문 150)
남은 평생 나는 소파에서 나를 일으켜준 스튜어트 씨에게 감사해야 마땅하다. 이제 다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전화가 울리기를 기다리지 않겠다고 스스로 맹세했다. 그전까지는 직업인으로서 해야 할 일의 절반을 무시하고 있었던 셈이다.
지금 당신은 무엇을 무시하고 있는가? 오늘 자신을 위해서 무슨 일을 했는가? 누구에게 전화를 걸었는가? 무슨 책을 읽었는가? 오늘 당신을 살아있게 하는 무언가를 향해 한 발짝 나아갔는가?
꿈을 이루기 위해 겸손하면서도 의미 있는 한 발짝을 내디딘다면 세상은 당신을 위해 두 발짝 나아간다. (본문 156)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