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스페인을 여행하다, 아트 인문학 여행 스페인

 나는 늘 어딘가 알지 못하는 낯선 장소를 여행하는 일을 꿈꾼다. 하지만 현실에서 내가 두 발로 어디를 걸어 다니며 둘러보는 일은 쉽지 않다. 몸이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낯선 장소를 홀로 방문할 용기도 없을뿐더러, 또 그만큼의 여행 자금을 모으기도 쉽지 않아서 늘 나는 여행을 꿈으로 꾸기만 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나에게도 마음만 먹으면 여행을 떠날 방법이 한 가지 있기는 하다. 바로, 책을 통해서 내가 가보지 못한 지역의 이야기를 읽어보는 일이다.


 이번에 읽은 <아트 인문학 여행 스페인>이라는 책은 그동안 읽은 <아트 인문학 여행> 시리즈 세 번째 책으로, 이탈리아와 파리를 거쳐서 이제는 스페인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한 번쯤은 꿈꾸는 유럽을 걸어 다녀보고 싶은 꿈을 오늘도 나는 이렇게 책을 읽으면서 실천했다. 그리고 또다시 꿈을 꾸었다.



 <아트 인문학 여행 스페인>을 구매한 건 꽤 오래전의 일이다. 아마 <스페인 하숙>을 TV 프로그램으로 보고 있을 때 우연히 인터넷 서점에서 신간이 나온 걸 알고 샀었을 거다. 하지만 이렇게 책을 펼쳐서 읽을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는 다른 무엇도 아닌 약간의 게으름과 바쁜 일상 때문이다.


 조금 더 부지런히 일을 처리하는 데에 집중했으면 바쁜 일상 사이에 조금 더 책을 일찍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있었을 거다. 아니, 있었을 거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분명히 있었다. 나는 그 시간을 이용해서 밀려 있는 책을 조금씩 읽었고, <아트 인문학 여행 스페인>은 다소 순서가 늦게 찾아왔을 뿐이다.


 그리고 오늘 비로소 <아트 인문학 여행 스페인>을 읽을 차례가 되었고, 일요일 아침 아직 비의 기운이 느껴지는 신선한 공기를 느끼면서 <아트 인문학 여행 스페인>을 펼쳐서 읽었다. 처음에는 천천히 책을 읽으면서 지난 <아트 인문학 여행> 시리즈와 책의 종이 질감이 바뀐 게 조금 낯설었다.


 지난 <아트 인문학 여행 파리> 시리즈는 눈부심이 없는 데다 손으로 책장을 넘기는 질감이 좋은 재질의 종이를 사용했지만, 이번 <아트 인문학 여행 스페인>은 방을 비추기 위한 조명이 비치는 데다 종이  질감이 뻣뻣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뭐, 괜히 책을 읽는 사람으로서 잡는 하나의 트집이었다.


 많은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책이 가진 이야기만 아니라 책의 종이에 사용된 재질과 손으로 느낄 수 있는 질감에 집착하게 된다. 내가 눈으로 읽기 편한 종이 재질과 손으로 책을 넘길 때 쓱 부드럽게 손가락 끝에 와 닿는 질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것도 책을 선택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비록 이전과 다른 종이가 사용되었지만, <아트 인문학 여행 스페인>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지난 시리즈와 변함이 없었다. 내가 눈으로 보지 못했던, 내가 한 번도 관심을 가지고 들어보지 못했던 이야기를 그곳의 사진과 함께 풀어내면서 책을 읽는 독자가 깊이 탐구하는 것처럼 책을 읽도록 해주었다.


 <아트 인문학 여행 스페인>의 첫 장은 스페인의 아사벨 여왕과 콜럼버스 두 사람의 이야기를 기점으로 하고 있다. 처음 탄생한 통일 스페인과 관련된 여러 인물의 이야기와 역사적인 사건이 하나씩 차례대로 다루어진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서 스페인 지역을 여행하는 전개는 무척이나 좋았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풀어내는 여행기와 함께 지금 저자가 거닐고 있는 지역을 무대로 한 역사적 이야기는 대단히 흥미로웠다. 비록 스페인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중·고등학교 시절 세계사 수업을 통해서 들었던 지식뿐이고, 그리고 오늘날 누구나 아는 콜럼버스 같은 인물뿐이라고 하더라도.


 그게 바로 책을 읽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완전히 모르지는 않지만, 완전히 아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 그런 일이 있었구나!’, ‘이런 이야기가 있었던 지역이 지금은 이렇게 되어 있구나!’라는 감상을 하면서 더욱 깊이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는 거다. 나는 이러한 책 읽기를 대단히 좋아한다.


 그래서 나는 책 <아트 인문학 여행> 시리를 우연히 만난 이후 지금까지 읽고 있다. 내가 가지 못했던, 내가 알지 못한 낯선 곳의 어렴풋이 듣기만 했던 사람과 나라에 대해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내 두 발로 걷지 못한다고 해도 나는 지금 그 지역을 여행하는 기분으로 책을 읽어볼 수가 있었다.


 그야말로 제목 그대로 예술과 인문학과 함께 하는 여행이다. 오늘 짧게 읽은 <아트 인문학 여행 스페인>은 오랜만에 깊은 책 읽기를 하는 동시에 여행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었다. 만약 당신이 두 발을 지금 있는 장소에 붙인 채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나는 책 <아트 인문학 여행> 시리즈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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