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독의 시대, 어떻게 책 읽기를 시작해야 할까

 지난 일요일 밤에 방영한 <SBS 스페셜>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난독 시대’라는 주제를 접했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긴 글을 읽지 못하고, 책을 읽지 못하는 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내심 놀랄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이 글을 읽지 않는다고 해도 설마 이 정도일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흔히 책 읽는 사람들과 책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책은 읽는 사람만 읽고, 새로운 유입 인구는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라는 말이 오래전부터 기정사실로 자리 잡고 있다. 이 글을 쓰는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책은 결국은 한 번 읽은 사람만이 꾸준히 읽게 되니까.



 요즘 아이들은 책을 접해도 책을 내가 좋아서 접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기대를 채워주기 위해서 접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그렇게 읽는 책은 내가 정말 재미있게 읽는 책이 아니다. 누군가 만든 ‘권장 도서 목록’에 있는 재미없는 책들, 시험에 나온다고 해서 꼭 한 번은 읽어보라는 책이 대부분이다.


 그런 책을 자발적으로 읽지 않고 의무적으로 읽게 되면 책 읽기를 좋아할 수가 없다. 책을 읽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과제가 되어버리고, 책의 한 페이지에 적힌 긴 글을 읽어나가는 행위가 고된 노동으로 전락해버리기 때문에 점점 긴 글을 읽을 수 없게 된다. 그렇게 난독의 시대에 사는 한 명이 되는 거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까?


 <SBS 스페셜>에서는 책 토론 모임(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나 혼자 읽는 게 아니라 함께 읽는 방식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는 게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그 모임 (동아리) 활동에서 읽는 책은 누군가 억지로 읽어야 한다고 정한 책이 아니라 온전히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읽을 수가 있다.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읽다 보면 반드시 그 책에는 한 문장 정도는 ‘아, 이 문장 참 좋다.’라며 마음에 들어온다. 그 문장을 찍어서 모임(동아리)채팅방에 올리거나 혹은 다음 모임 활동에서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책을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덤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자존감 또한 커지게 된다.



 오늘날에는 누구나 스마트폰을 활용해서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 자신만의 콘텐츠를 올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 만약 여기에 매일 하나, 아니, 매일은 어려워도 일주일에 한 번 책을 읽으면서 내가 만난 좋은 문장을 소개하는 일을 실천한다면, 우리는 책 읽기를 더 좋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책읽기 #오늘의문장 #일주일에한번 같은 해시 태그를 달아서 글을 올리고, 같은 해시 태그를 단 사람들은 어떤 책을 읽고 어떤 문장을 공유하고 있는지 읽어보는 거다. 이렇게 하면 오프라인 독서 모임에 참여하는 게 조금 힘든 사람도 스마트폰을 통해 소속감과 즐거움을 함께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나는 매번 책을 읽다가 만난 ‘아, 이 문장 인상적이다! 기록해두고 싶어.’라고 생각할 때마다 포스트잇을 붙이기도 하고, 블로그에 후기를 적을 때 인용하기도 하고, 해시 태그를 붙여서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한다.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화면은 내 인스타그램 화면으로 책 캡처 사진이 제법 많다.



 책 읽기를 시작하는 데에는 정해진 정답이 없다. 어떻게 해서라도 내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면 충분하다. 그리고 책 읽기를 시작할 때는 꼭 권장 도서 목록에 있는 교양과 품격이 있다고 말하는 책을 고를 필요도 없고, 내가 좋아하지 않는 책을 읽을 필요도 없고, 빨리 다독할 필요도 없다.


 그저 천천히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읽으면서 잠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 충분하다. 어쩌면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난독의 시대는 어쩌면 ‘빨리, 빨리’를 강조한 우리의 잘못된 가치가 만들어낸 건지도 모른다. 필요한 정보는 검색을 하면 빨리 얻을 수 있지만, 읽는 재미는 결코 빨리 얻을 수 없다.


 책 읽기는 천천히, 내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시작해 읽는 능력을 쌓아가며 점점 욕심이 나는 다른 책으로 옮겨 나가자. 혼자 하기 힘들면 카카오톡, 밴드, 인스타그램 등을 활용해 온라인 독서 모임에 참여하거나 혹은 오프라인 독서 모임에 참여하며 읽고 나누는 재미를 체험해보기를 바란다.


 그런 사소한 시도가 난독의 시대에 살아가는 난독증을 겪는 한 사람에서 벗어나 책 읽는 사람으로 탈피할 수 있도록 해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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