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지도를 바꾼 회계의 세계사

 나는 경제의 역사를 읽는 데에 큰 관심은 없지만 세계사처럼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역사에는 제법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세계사와 관련된 책을 읽더라도 딱딱하고 어려운 책을 일부러 읽지는 않는다. 나는 어디까지 책을 읽을 때는 나 개인의 흥미와 재미를 가장 높은 우선순위에 두고 읽는다.


 그렇게 <본격 한중일 세계사>이라는 만화로 한중일 세계사를 풀어나는 책을 만나 재미있게 읽었는데, 오늘은 ‘회계’를 소재로 해서 상당히 흥미진진하게 세계사를 풀어내는 책을 만났다. 그 책은 바로 <회계의 세계사>라는 이름의 책으로, 지금까지 읽었던 여러 세계사와 관련한 책과 달랐다.



 처음에는 제목에 ‘회계’라는 말이 들어가기 때문에 다소 어려운 책일 거라 생각했다. 왜냐하면, ‘회계’ 라는 단어는 경제 분야에서 자주 쓰는 단어이고, 복잡한 수식과 뒤엉킨메모가 머릿속에서 자연스럽게 그려지면서 ‘어렵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게 느끼지 않을까?


 하지만 <회계의 세계사>에서 다루는 ‘회계’라는 소재를 풀어가는 방식은 어렵지 않았다. 처음 책을 펼쳐서 읽을 수 있는 저자의 들어가는 글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의 목표는 ‘근대 이후 인류의 삶의 모습을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회계의 전체적인 모습을 역사와 함께 즐겁게 살펴보는 것’이다. 역사는 숨겨진 지식의 보고다. 결산서, 국제 회계 기준, 예산, 기업 가치 등이 탄생한 시대를 하나하나 방문하면서 그러한 것들이 탄생한 역사적 상황과 배경 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본문 7)


 저자의 이 글을 읽으면서 과연 책을 통해 어떤 식으로 회계의 전체적인 모습을 역사와 함께 즐겁게 사펴볼 수 있게 할지 궁금했다. 이러한 궁금증을 안고 책의 제1장 첫 페이지를 넘겼을 때 뜬금없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출생의 비밀’이라는 제목이 볼드체로 적혀 있어서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왜 회계사를 다루는 데에 있어서 저명한 예술가로 알려진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출생의 비밀이 필요한 걸까.


 살짝 뜬금 없기도 했지만 그래도 천천히 책을 읽어나갔다. 이윽고 왜 이탈리아의 유명한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이야기가 나와야 했는지 알 수 있었다. 메모 광으로 불린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당시 이용할 수 있었던 종이의 보급 확대와 관련된 상황과 그가 머무른 ‘이탈리아의 피렌체’가 핵심이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림 수련을 할 때 이탈리아는 동방 무역의 확대와 함께 상인들을 도와주기 위해 새로운 해결책을 개발한 사람들이 등장했다. 그 사람들을 가리켜 이탈리아의 ‘반코banco(은행)’라고 말하는데, 반코는 상인들에게 ‘무현금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며 무역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우리가 셰익스피어의 작품으로 익히 아는 <베니스의 상인>에서 등장하는 유대인 상인도 이탈리아의 베니스(베네치아)의 상인이다. 이탈리아의 시장 확대는 곧 베니스 상인들의 영향력이 커지게 했고, 베니스 상인들은 지중해 무역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당연히 반코의 역할은 중요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무역의 규모가 커지며 반코의 네트워크가 커지면서 수수료 사업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갔다. 이 수수료 사업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오늘날 우리가 아는 은행(반코banco)으로 오게 된 거다. 이야기의 맥락이 이해되기 시작하고,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면서 책의 재미에 빠져들게 되었다.



 <회계의 세계사>라는 책은 이렇게 우리가 익히 잘 아는 예술가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그 예술가가 살았던 시대, 지역과 나라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시대에 따라 나라와 지역이 어떻게 바뀌어가고, 하나의 새로운 변화가 산업과 문화 예술, 나아가 회계에서 시작하는 경제와 관련된 이야기로 확대된다.


 ‘회계’라는 단어가 들어가기 때문에 어려워하지 말자. 이 책은 ‘회계’를 분명히 소재로 다루고 있고, 저자가 풀어나가는 핵심에는 회계와 관련된 여러 경제적 상황이 얽혀 있다. 하지만 그 회계를 다루기 위해 세계사를 다루는 게 아니라, 세계사를 다루면서 관련될 수밖에 없는 회계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회계의 세계사>는 지금껏 해온 방식과 다른 방식으로 세계사를 훑어보는 데에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다가오는 주말을 맞아 한번 읽어보거나 방학을 맞이한 아이들(중고등학생, 대학생)에게 권해주어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당연히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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