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국민 여러분의 최시원이 말한 정치를 외면한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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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재미있게 보는 월화 드라마 <국민 여러분>은 간만에 또 정치에 대해 잘 모르는 인물이 국회의원이 되어서 진짜 정치를 말하는 드라마다. 진짜 정치라고 말해도 사기꾼 출신인 주인공이 벌이는기막힌 일 하나하나는 묘하게 다음에는 또 어떤 일을 벌일지 기대하며 이야기를 주목하게 한다.


 어젯밤에 방영된 드라마 <국민 여러분 31&32화>에서는 박후자를 판에서 내쫓은 양정국이 ‘진짜 정치’를 하기 위해서, 서민들의 목을 옥죄어버릴 수 있는 대부업 이자 제한법 폐지를 막기 위해서 김남화 의원을 무너뜨리고자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참, 처음에 봤던 모습과 너무 다른 모습이다.


 양정국이 김남화 의원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한상진을 찾아가 설득하는 장면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드라마를 보는 동안 아마 분명히 많은 사람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지’ 하며 동의했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가슴 한구석에는 ‘그건 드라마니까. 현실에서 정치는 어쩔 수 없지.’ 하지 않았을까?


 양정국이 당시 했던 말은 아래와 같다.


“형님이 말씀하셨죠? 정치를 외면한 대가는 평생 일만 해야 한다는 거라고. 남들 쉴 때도 일하고, 늙어서도 일만 해야 한다고.”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평생 똑같이 살아야 한다는 겁니다. 뽑아준 국민은 국민대로, 뽑힌 국회의원은 국회의원대로. 실망하고, 좌절하고, 슬퍼하고. 바뀔 생각도 안 하고, 계속 지금처럼 똑같이 그렇게 살아가는 거라고요. 4년 마다 상처 한 번씩 받으면서.

‘정치는 원래 그런 거다’라는 이런 말 뒤에 숨어서 바뀔 생각도 안 하는 거는 그렇잖아요. 우리 같은 시민은 그렇게 하지 맙시다. 형님. 풋내기 정신으로 나쁜 놈 대가리 따고, 당 대신 국민을 섬기는 국회를 만들어보자고요.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안 바껴요.”



 진심이 담긴 양정국의 모습에 한상진은 자연인의 삶에서 다시 정치인의 삶으로 내려와 김남화 의원을 공략하는 데에 힘을 보태게 된다. 김남화 의원과 거리가 너무 먼 한상진이 그의 눈에 자주 들기 위해서 번번히 그가 있는 곳을 찾는 한상진의 모습은 너무나 우스꽝스러워 저절로 웃음이 지어졌다.


 현실 정치와 다른 모습을 그리기 위해서, 그리고 교묘히 우리 현실 정치를 풍자하기 위해서 드라마 <국민 여러분>이 묘사하는 정치와 정치인들의 모습은 사뭇 애달프다. 과연 우리 현실 정치에서도 정당이 아니라 국민을 섬기기 위한 국회의원이 나와서 잘못을 바로 잡는 걸 기대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그런 기대를 하기란 어렵다. 현실 정치는 드라마 <국민 여러분>에서 볼 수 있듯이 대립하는 야당과 여당도 서로 물밑에서 협상하고, 국민이 아니라 서로의 이익이 되는 부분만 찾아서 야금야금 좀 먹는 게 현실이다. 더욱이 오늘날 한국은 모 정당이 정치 발목을 잡고 늘어지는 상태다.


 과거 양정국 의원이 했던 말대로 ‘풋내기 정신으로 나쁜 놈 대가리 따고, 당 대신 국민을 섬기는 정치를 하려고 했던’ 인물이 바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절대 강자 앞에서 허리를 숙이려고 하지 않았고, 국민 앞에서는 누가보다 먼저 자연스레 허리를 숙이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는 너무나 외로웠고, 힘이 없었고, 속내를 다 털어 놓으니 주변에서 너무나 우습게 그를 여기면서 흔들기만 했다. 덕분에 그는 수구 세력과 싸움에서 패해 ‘패자’로 기록 되었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까지도 독재 잔재가 머무르는 정당과 세력의 먹잇감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치는 그래서 어렵다. 그 일이 있은 직후 많은 국민이 후회했지만, 막상 엎질러진 일에 대해서 누구 하나 책임을 질 수가 없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난 후에야 우리 국민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행패에 저항하며 잘못을 바로 잡고자 했지만, 그것도 1단계에서 멈추고 2단계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잠시 정체를 빚는 동안 박근혜 전 대통령의 꼬리는 다시금 한되어 뭉쳐 여론으로 국민을 분열시키고, 국회의 발목을 잡으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그러고선 “무능한 대통령이다.”라며 날선 비판을 가하고 있다. 그들이 벌이는 일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때와 완전히 똑같다.


 이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는 새삼스레 드라마 <국민 여러분>의 양정국이 한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평생 똑같이 살아야 한다는 겁니다. 뽑아준 국민은 국민대로, 뽑힌 국회의원은 국회의원대로.”라는 말이 너무나 와 닿는다. 오늘 우리는 정치를 외면한 대가를 너무 뼈 아프게 치르고 있다.


 그런데도 현실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국민들은 여전히 장기적인 시선을 갖추지 못하고, 눈앞의 이익을 제시하는 사람에게 현혹되어 금방 금방 마음을 바꾸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평생 똑같이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도 ‘정치가 그래.’라는 비겁한 변명으로 자신을 보호할 뿐이다.


 한국은 과연 언제쯤 저 독재 잔당의 정치꾼들이 휘두르는 정치 놀음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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