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리갈하이는 정말 노잼 드라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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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TBC 채널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끝나고, <스카이캐슬>의 뒤를 이어 JTBC 밤 11시 금토 드라마로 자리 잡은 드라마 <리갈하이>.


 드라마 <리갈하이>는 일본 드라마 <리갈하이>를 리메이크한 드라마로, 1화 방영 이후 많은 원작 팬들의 실망이 쏟아지기도 했다. 원작을 모르는 상태에서 본 나 같은 사람도 ‘어, 이거 여주 연기가 좀 아니지 않나?’라는 회의적인 시선과 함께 <스카이캐슬>로 컸던 기대감이 무너지는 걸 느꼈다.


 그래도 나는 금토 드라마로 <리갈하이>를 꾸준히 봤는데, 어제까지 방영된 <리갈하이 8회>를 보면서 ‘딱히 노잼 드라마는 아닌데? 여주 연기는 둘째치고, 어리숙한 모습이 캐릭터와 잘 겹쳐서 서툰 연기가 오히려 더 잘 어울리는 듯한 기분도 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어디까지 개인적으로.


 드라마 <리갈하이>에서 그려지는 재판에서 이기기 위해 물불 안 가리는 진구와 거기에 휘둘리는 은수는 묘하게 궁합이 잘 맞았다. 살짝 엉뚱한 면모가 보이는 여주 은수가 보여주는 매력은 ‘뭐, 이 정도면 나쁘지 않지.’라는 평가를 내릴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복싱 장면은 조금 옥에 티라고 할까?


 나약하고 소극적인 자신을 바꾸는 인물상을 그리기 위해서 ‘복싱’이라는 조금 과격한 요소를 더한 건 이해가 되지만, 은수라는 캐릭터가 보여주는 맛과 너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차라리 지난 7회에서 다루어진 밴드 음악에 열광하는 모습이 오히려 캐릭터의 맛과 맞아 웃으며 볼 수 있었다.



 드라마에서 캐릭터는 단순히 어떤 배역의 무게가 아니라 작품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하는 힘을 갖고 있다. 진구가 연기하는 ‘고태림’이라는 캐릭터는 작품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은 채, 확고히 나아가는 느낌이지만, 은수가 연기하는 ‘서재인’이라는 캐릭터는 아직도 갈팡질팡하는 느낌이라 좀 그렇다.


 지난 토요일(2일)에 방영된 드라마 <리갈하이 8회>에서는 은수가 민사사건에서 ‘국민참여재판’이라는 카드를 꺼낸 덕분에 제법 비중이 높아졌다. 그저 냉철하게 분석을 해서 사건에 임하는 진구와 다르게 은수는 사람다운 모습으로 사건에 임하기 때문에, 국민 참여 재판에서 활약할 가능성이 보였다.


 <리갈하이 8회>에서 진구가 수임한 사건은 남편이 판사인 피고인과 남편이 검사인 피의자라 사건이 제법 재미있게 그려졌다. 남편이 판사인 피고인은 이미 남편이 손을 조금 쓴 듯, 재판 마지막에 부장 판사와 이하 졸병들이 줄을 서서 진구 앞에 바리케이드를 치면서 비판을 가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누군가 자신을 누르려고 하면, 더욱 강하게 반발하는 진구는 뜻을 굽히지 않은 상태에서 앞으로 오히려 더 강하게 나섰다. 이 때문에 재판이 조금 힘들어질 것 같았다. 오는 8일(금)에 방영될 드라마 <리갈하이 9회> 예고편에서는 진구를 대신해서 은수가 메인으로 나서며 재판을 이끌어갈 것 같다.



 나는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이 과정이 흥미진진하고 재밌었다. 무엇보다 웃음을 소재로 드라마를 이끌어 나가는 <리갈하이> 전개와 구성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혹자는 한국 드라마 <리갈하이>가 노잼이라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금, 토 밤 11시에 시청하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드라마 자체에 무척 따스하고 좋은 이야기가 그려지면 참 좋을 거다. 지난 JTBC에서 월화 드라마로 방영한 <미스 함무바리>처럼 따뜻함이 있는 현실적인 법정 드라마도 좋고, 금토 드라마로 방영한 <스카이캐슬>처럼 작금의 현실을 비판한 드라마도 좋지만, <리갈하이> 같은 드라마도 괜찮다.


 왜냐하면, 이렇게 가벼운 웃음과 함께 주인공의 성장을 볼 수 있는 이야기는 묘하게 독자를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껏 드라마 <리갈하이>의 남자 주인공 진구는 변한 게 없지만, 그저 ‘삐약삐약’이라는 별명이 어울리는 변호사에 불과했던 은수가 이제 한 사람 몫을 조금씩 해내고 있다.


 무엇보다 은수는 가벼운 정의에 휩싸여 있었는데, 진구와 함께 사건을 맡으면서 조금씩 자신의 편견을 벗어던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뭐, 이런 게 소소한 웃음을 소재로 한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성장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아닐까. 이런 모습이 뜻밖에 독자에게 먹히면서 인기를 얻기도 하니까.


 2일(토)에 방영된 드라마 <리갈하이 8회>에서는 재판 중인 사건만 아니라 주변 인물에서 어떤 사건의 냄새가 스멀스멀 풍겨오기 시작했다. 원작 일본 드라마 <리갈하이>는 시즌 1, 2로 총 23화로 마무리가 되었는데, 한국 드라마 <리갈하이>는 몇 회까지 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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