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에서 먹힐까 중국편 이연복 셰프를 통해 배운 것
- 문화/문화와 방송
- 2018. 11. 12. 07:30
현지에서 먹힐까 중국편 이연복 셰프를 통해 장사 속에 담긴 인생을 배우다
매주 토요일 밤 6시에 방송되는 <현지에서 먹힐까 중국편> 멤버들의 현지 장사가 지난 토요일(10일 ) 마지막 장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비록 남은 재료로 모두 다 팔지 못했지만, 어중간하게 남은 재료를 이연복 셰프는 미리 영업 종료한 이후 고생한 스태프를 위해 직접 요리를 해서 대접했다.
중식 대가로 불리는 이연복 셰프가 평소 어떤 사람인지 볼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이연복 셰프의 요리 대접 장면으로 마무리를 지은 <현지에서 먹힐까 중국편>은 마지막 특별편을 예고했는데, 그 특별편에서는 비하인드 스토리와 이연복 셰프의 특별한 가정식이 짧게 공개되어 시청자를 기대하게 했다.
유종의 미를 제대로 거둘 수 있었던 <현지에서 먹힐까 중국편>의 마지막 장사도 눈을 쉽게 뗄 수 없는 장면이 몇 가지 그려졌다. 그 장면 중 하나는 늘 방송에서 비친 이연복 셰프가 요리와 장사를 대하는 자세다. 나는 <현지에서 먹힐까 중국편>을 시청하며 이연복 셰프의 철학에 정말 놀랐다.
<현지에서 먹힐까 중국편>에서는 현지에서 장사를 계속하던 이연복 셰프는 철저하게 재료를 생각하고, 내 손 안의 이익보다 먹는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이 자주 비쳤다. 지난 토요일 방송된 <현지에서 먹힐까 중국편 10회>에서도 그 모습이 그려졌다. 요리하는 동안 식은 떡볶이를 과감히 버린 거다.
살짝 데워서 줄 수도 있었던 상태이지만, 이연복 셰프는 굉장히 쿨하게 “이건 버려야겠다.”라며 과감히 짜장 떡볶이를 버리고 기다리는 손님에게 새로 짜장 떡볶이를 해줬다. 아주 기본 중의 기본이지만, 이 기본을 지키지 않아서 망하는 식당이 많다. 장사는 엄선한 재료와 양심을 꼭 지켜야 하는 일이다.
그동안 이연복 셰프는 현지 반점에 적자 위험이 있더라도 팔 수 없는 건 절대 팔지 않았다. 그리고 재료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면서 할 수 있는 선에서 최고의 재료를 구매해 사용했고, 음식 가격은 재료와 현지 상황을 신경 써서 적절한 가격을 매겼다. 팔리지 않을 때는 가격을 낮추는 걸 망설이지 않았다.
음식점을 하는 사람만 아니라 부동산 외 다양한 물건 혹은 매물을 사서 2차 가공을 거쳐서 판매하는 사람들은 자존심 혹은 투자비에 대한 욕심 때문에 쉽게 가격을 낮추지 못한다. 만약 대중이 찾지 않는 가격을 고집한다면, 계속 적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때 그들은 잘못된 선택을 쉽게 해버린다.
음식점을 하는 사람들은 오늘 구매한 신선한 재료를 쓰는 게 아니라 기간이 아슬아슬할 때까지 재료를 사용하고, 심지어 식자재 또는 기름을 재활용을 하기도 한다. 2차 가공을 거쳐 판매하는 사람은 유통기한을 바꿔 재 포장해서 판매하기도 하고, 부동산을 하는 사람들은 죽어라 버티고 본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자신의 손해는 계속 쌓여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 이유는 대출을 통해 투자한 사람들이 투자 비용만큼의 이익이 아닌, 그 배의 이익을 바라기 때문에 끝까지 안 되는 상황을 고집하기 때문이다. 이 고집은 소비자와 소유자 모두에게 악순환이다.
이는 장사의 타당한 도리가 아니다. 어디까지 가진 자가 이익을 독점하고자 하는 욕심에 지나지 않는다. 그 탓에 한국은 계속 좁은 지역에 고층 건물이 들어서고, 전 정권에서는 가진 자들을 대변하는. 정당과 정치인이 건물 안전 규제까지 풀어가며 건물 사이 간격을 좁혀 각종 위험에 노출하게 했다.
오늘날 고시원에 화재가 일어나면 피해가 심한 이유는 그 탓이다. 당시 풀어진 규제를 통해 좁은 땅덩어리에 촘촘히 건물을 세워서 쥐굴 같은 건물을 세우고, 화재 같은 긴급 상황 발생 시 화재 진압도 어려운 상태로 내몰았다. 장사의 타당한 도리를 버린 부동산 업자들이 만든 최악의 상황인 거다.
이연복 셰프는 <현지에서 먹힐까 중국편> 인터뷰를 통해 “최고 기록을 세울 때도 있고, 망하기도 하고. 푸드트럭이 우리 인생 같았다. 사람이 살다 보면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는 거다. 만약 하루가 좋지 않았다면, 내일부터 다시 또 신나게 해야지 뭐. 인생이 다 그런 건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나는 이연복 셰프의 이 말이 참 좋았다. 정말 이연복 셰프의 말대로 푸드 트럭 장사가 우리 인생과 닮았다고 생각한다. 인생에서 늘 바람 잦은 날만 있는 것도 아니고, 편안한 날만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힘들다고 해서 도리를 저버리게 된다면, 그때는 정말 어찌할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져 버린다.
<현지에서 먹힐까 중국편>의 이연복 셰프가 장사하는 법칙과 자신의 철학을 지키는 모습을 보면서 왜 원칙을 중요시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 비록 지금 당장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지나고 나면 작은 결실이 쌓여서 원하는 만큼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지 반점은 짧은 9일 동안 장사를 했지만, 이연복 셰프와 출연진은 벌어서 사용하는 현지 반점의 규칙 속에서도 순이익을 낼 수 있었다. 이걸 일반화하는 건 어렵겠지만, 결국 이런 작은 모습 하나하나도 우리 삶과 닮았다고 생각한다. 오늘 당신은 하루를 어떻게 여기며 보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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