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영웅 컬링 팀 킴을 망친 건 또 부패와 무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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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 신드롬을 낳았던 평창 올림픽 컬링 팀 킴, 하지만 이제는 팀 존폐 여부도 불확실


 평창 동계 올림픽이 기간 동안 야구와 축구에만 익숙한 많은 사람이 낯선 동계 스포츠를 보면서도 “와아아아!”라며 환호성을 지르게 한 동계 스포츠가 몇 가지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압도적으로 세계 챔피언이 된 스켈레톤 윤성빈의 시합, 전국에 “영미~~~” 신드롬을 일으킨 컬링 팀 킴의 시합이다.


 그중에서도 컬링 경기는 팀 대항전으로 진행하는 경기라 상당한 시간이 걸려도 많은 사람이 TV 앞에서 떠나지 않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미모의 선수 후지사와 사츠키를 대표로 하는 일본 컬링팀과 대결에서 승리를 거뒀을 때는 언론이 대서특필할 정도로 절찬을 받았다.


 게다가 컬링 팀 킴이 연맹에서 큰 지원도 받지 않은 상황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룰 정도로 성장했다는 비하인드 에피소드가 알려지면서 더 많은 호평을 받았다. 많은 사람이 혜성처럼 나타난 컬링팀에 많은 사람이 응원의 목소리를 내었고, LG는 올림픽 종료 이후 광고 촬영과 후원을 시작했다.


 평창 올림픽 팀 킴의 다음 활약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다음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할 때 다시 그녀들의 모습을 보고 싶어 했다. 그런데 며칠 전에 이러한 기대를 송두리째 저버리는, 많은 컬링 팬을 배신감으로 부들부들 떨 정도로 분노하게 하는 소식이 공중파 방송을 통해서 보도되었다.


 바로, 팀 킴에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연맹 부회장과 감독, 코치 등이 흔히 말하는 적폐 세력으로 지내면서 팀 킴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놓은 거다. 그들은 2015년 이후 대회 출전 상금과 후원금 등을 선수들에게 지급하지 않았고, 선수들을 개인 스케줄에 동원하는 뻔뻔스러운 일까지 저질렀다.



 팀 킴 선수들이 방송에서 밝힌 내용은 이게 전부가 아니다. 그녀들은 전 컬링 연맹 회장 대행의 딸인 감독으로부터 폭언과 모욕을 듣기도 했고, 평창 올림픽 선수 선발 과정에서도 권력을 이용해 부당한 개입을 하려고 하기도 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한 번 맛본 영광을 위해 선수들을 악용했다.


 처음에는 분명히 입지가 낮은 컬링의 위상을 세우기 위해서 선수들을 배려하고 키우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평창 올림픽을 통해 단단히 단물을 제대로 빨면서 그들은 미래를 위한 컬링 인재 육성이 아니라 자신의 배를 채우기 시작했다. 팀 킴 선수들의 포상금과 후원금 등을 전해주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들이 연맹과 줄다리기 싸움을 하는 데에 팀 킴 선수들을 이용하면서 2018-2019시즌 국가대표 선발전 연습을 하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팀 킴의 인기가 워낙 커 방침을 바꿀 수밖에 없게 되자 대회에 나가야 한다고 뒤늦게 말했고, 불과 일주일 연습한 팀 킴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다.


 아무리 왕년에 뛰어났던 선수라도 꾸준한 연습 없이는 어떤 결과도 만들 수 없는 건 자명한 일이었다. 그런데 우스꽝스러운 건 이 일이 있었던 직후 반성을 하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도 계속 팀 킴의 국제대회 진출을 막았다는 사실이다. 이건 어떤 이유로도 쉽게 용납할 수 없는 책임 의식 부재의 문제다.


 팀 킴의 호소문 중 이 부분을 읽어보면 또 충격적인 내용이 있다.


현재 의성훈련원장인 교수님, 김민정 감독님의 남편이자 교수님의 사위인 장반석 감독님, 김민정 감독님 이렇게 세 분이서 경북체육회 소속 컬링팀을 맡고 계십니다. 하지만 저희는 아주 오래전부터 감독님들의 코칭 없이 선수들끼리 훈련을 지속해왔습니다. 김민정 감독님은 출근한 날을 세는 것이 더 쉬울 정도로 훈련장에 나오지 않고, 훈련장에 나온 날에도, 훈련에 대한 어떤 지시도, 코칭도 없습니다. 심지어 국가대표 선발전 때도 저희에게 아무런 말씀 없이, 출장을 가신다는 이유로 대회장에 오지 않은 날도 이틀이나 됩니다.

저희는 오랜 기간 함께 생활하며 감독님 없이도 열심히 훈련을 해왔고, 외국인 코치들과 함께하며 좋은 성적을 만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요즘 교수님과 두 감독님들을 보면, 우리팀을 해체시키려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 그 어떤 설명도 없이 무작정 감독의 지시에 따르라는 강압적인 분위기만 형성하고 있습니다.


 참, 기사에서 호소문을 하나하나 읽어보면 분을 삭이지 못하게 된다. 어쩌면 이렇게 뻔뻔스러운 인물이 그동안 팀 킴의 성공 배후에 있다고 앞으로 나서며 방송에 출연하고, 팀 킴이 이루어낸 결과를 마치 자신들이 이루어낸 영광이라는 듯이 자랑하며 얼굴에 미소를 지었을까? 너무나 끔찍하다.


 아마 팀 킴 선수들의 고향이 모두 경북 의성이라 평창 올림픽 이후 많은 관심이 경북 의성에 쏟아졌고, 경북 의성의 컬링 연습장에도 적잖은 관심이 모인 걸 많은 사람이 알 것이다. 그런데 정작 감독과 교수는 평소에 팀 킴 선수들의 태어나고 성장한 지역을 자주 폄하하며 질책을 했다고 한다.


 이 정도 수준이면 그들은 그야말로 ‘소시오패스’라는 말을 붙여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자신들이 결코 대중에게 용납받지 못한 짓을 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지금껏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팀 킴 선수들을 희생시킨 건 반드시 처벌을 받아야 한다. 이 사건은 한 체육회의 비리 그 이상의 문제가 있다.


 대한민국 체육계에서 터지는 비리와 차별 등 갖은 논란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많은 사람이 ‘뭐, 그럼 그렇지.’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며 뒤돌아설 정도로 익숙한 사안이다. 그런데 컬링 팀 킴은 평창 올림픽을 통해 한순간에 국민 스타가 되었고, 그 비하인드 스토리에 많은 사람이 응원의 목소리를 보냈다.


 거짓 국민적 영웅이 되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런 영웅들을 식구들끼리 뭉쳐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망가뜨리려고 했던 거다. 이는 국민적 공분을 살 수밖에 없는 일이다. 언론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이 보도된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진상 조사와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이 빗발쳤다.



 국민적 관심을 크게 받는 사건이 되자(원래 이 정도로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은 연맹과 협회가 함께 특별 감사를 시행하여 엄중 처벌을 하겠다고 엄포를 했다. 과연 팀 킴 선수들은 다시 컬링을 할 수 이는 최적의 환경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해낸 그 기적을 이룰 수 있을까?


 한국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우스갯소리로 “천재를 괴롭히는 방법은 재능을 주고, 한국에서 태어나게 하는 거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재능이 있더라도 한국은 언제나 인맥과 파벌이 먼저라 재능이 있어도 결코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는 상황을 풍자한 거다. 실제로 우리는 그런 예를 몇 번이나 봤다.


 옛날이야기라고? 그렇게 옛날이야기도 아니다. 아시안 게임 야구 대표팀 선출 과정에서도 이런 문제가 논란이 되었고, ‘빙X 연맹’으로 불리는 빙상 연맹에서 벌인 각종 사건은 올림픽이 끝난 이후에도 자주 도마 위에 오르며 난도질을 당했다. 그런데도 아직 한국은 이 뿌리 깊은 적폐가 바뀌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전관예우와 식구를 챙기는 일은 ‘한국에서 당연한 일’이 되어 우리 사회 곳곳에 깊숙이 뿌리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적폐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윗대가리부터 3대까지 통째로 쳐내야만 할 정도로 모두 나눠먹은 상태다. 더욱이 새로운 세력도 똑같이 그렇게 너무나 쉽게 물든다.


 오늘 우리는 그 현실을 정치, 사회, 경제, 체육, 예술 등 각종 분야에서 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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