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완벽한 투구로 LA 다저스 첫 승 달성
- 문화/문화와 방송
- 2018. 10. 6. 07:30
역시 가을 야구는 누가 뭐라고 해도 메이저리그를 보는 재미입니다
이제 한국 야구는 가을 야구를 치를 팀이 차례차례 결정되면서 시즌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내가 응원하는 팀인 NC 다이노스는 갑작스레 부진을 면치 못하다‘감독의 파면’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면서 올 시즌은 탈꼴찌를 위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정말 팀이 이렇게 무너질 수 있는 건가 싶었다.
NC다이노스의 거듭된 부진 탓에 나는 가을 야구를 딱히 볼 재미가 없어졌다. 하지만 다행히 아직 10월은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야구가 남아 있었다. 바로,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다. 미국 메이저리그도 가을 야구인 포스트시즌으로 넘어가면서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한국 야구팬이 주목하는 류현진과 오승환 두 선수가 투수로 활약하는 ‘LA 다저스와 콜로라도 두 팀이 모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기 때문에 보는 재미가 더 크다. 오승환은 콜로라도에서 중간계투로 활약하며 돌부처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고, 류현진은 포스트시즌 1선발로 나서는 에이스 역할을 했다.
한국 시각으로 어제(5일) 오전에 치러진 LA 다저스와 애틀랜타 1차전 선발로 나선 류현진은 극찬이 아깝지 않은 활약을 했다. 무려 삼진 8개를 수확하며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고, 땅볼에서 중전안타로 이어지는 행운의 안타를 제외하면 제대로 맞은 타구도 없었다. 그야말로 상대를 압도한 투구였다.
류현진의 이 같은 활약에 미국의 한 매체는 “류현진을 의역하면 ‘에이스다.’”라고 말할 정도다. LA 다저스의 명실상부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대신해 1선발로 나서며 처음에는 우려의 목소리도 다분히 있었다. 하지만 완벽한 승리로 이제는 “류현진이 곧 에이스다.”라는 확신에 찬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Twitter adriangarro
류현진 경기가 펼쳐진 금요일(5일)은 다행히 대학 수업이 모두 오후부터 있어 오전에는 류현진 경기를 생중계로 지켜보았다. 때때로 심판이 스트라이크를 잡아주지 않아 ‘아….’ 하는 탄식이 나오기도 했지만, 류현진은 심판의 콜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묵묵히 자신의 투구를 하며 타자를 요리해나갔다.
그 결과가 7이닝 무실점 무사사구 4피안타 8삼진이라는 기록이다. 더욱이 류현진은 마운드에서 활약만 하지 않고, 타자로 나섰을 때도 3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애칭 ‘류도류(이도류를 가리키는 말에 ‘류’를 붙여 말한다.’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정말 이런 선수는 한국이 아니라 미국 무대가 어울렸다.
류현진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나는 미국 메이저리그의 높은 수준에 새삼 감탄했다. 솔직히 말해, 요즘 한국 야구는 거의 ‘동네 야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수준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심각한 타고투저는 그만큼 한국 야구의 질이 떨어졌다는 걸 의미한다. 그 어렵다는 3할 타자가 이제는 넘쳐나고 있다.
점수가 잘 난다는 건 타자가 잘 친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투수의 질이 떨어지거나 수비에서 에러가 많이 나온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 금요일(5일)에 펼쳐진 류현진의 시합을 보면, 한국에서 명품수비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을 수비가 여럿 나왔고, 보이지 않는 안정적인 수비가 투수를 지원해줬다.
덕분에 류현진은 안정적으로 마운드 위에서 투구할 수 있었고, 류현진의 빠른 템포 투구는 곧 타자들의 활기로 이어져 점수를 내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이는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이다. 한국 야구는 투수가 승부를 피하다 볼넷을 내주고, 수비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레 에러도 증가했다.
많은 한국 야구팬이 바라는 야구는 진흙탕 싸움이 아니라, 메이저 리그처럼 승부를 즐길 수 있는 야구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 야구의 ‘야’자도 모르는 나의 개인적인 의견에 불과하다. 하지만 몇 년 동안 꾸준히 야구를 지켜보면서 점점 한국 야구의 흥이 떨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금요일(5일) 치러진 류현진의 시합을 보면서 간만에 정말 좋은 야구를 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보고 싶은 야구는 진흙탕 싸움이 아니라 이렇게 승부할 때는 승부하고, 수비할 때는 확실히 수비하면서 실수를 하더라도 바로 정리가 되는 그런 야구다. 이런 야구가 얼마나 재미있고 보는 맛이 있는가!
1차선 선발로 나서서 경기를 지배하며 완벽한 승리를 거둔 류현진. 앞으로 LA 다저스가 어디까지 올라가고, 류현진이 또 어떤 활약을 하게 될지 너무나 기대된다. 이미 한국에서 응원하는 팀이 가을 야구에 조기 탈락한 시점에서 기댈 수 있는 건 류현진의 활약과 오승환의 활약이다. 가즈아! 월드시리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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