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에게 받은 깜짝 케이크 선물에 놀라다
- 일상/일상 다반사
- 2018. 6. 21. 07:30
"저희 이제 이사가요."라며 케이크를 건넨 이웃에 깜짝 놀라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이웃 간의 정이 없어졌다고 말하거나 이웃이 아니라 그냥 낯선 사람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층간 소음 때문에 서로 얼굴을 붉히고 싸우는 일도 잦았고, 한때 층간 소음이 원인이 되어 폭력을 행사하는 게 아니라 살인까지 이어지는 일도 있었다.
혼자 사는 게 아니라 여러 집이 층층이 이어져 있는 아파트 혹은 오피스텔 같은 공간에서 층간 소음은 정말 사람을 힘들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나 또한 때때로 윗집에서 아이가 방방 뛰어다니거나 밤늦게 우는 소리, 혹은 무슨 공사를 하는지 주말에 시끄러운 소리가 날 때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많았다.
한때는 야밤에 소음이 너무 심했던 경우가 있어 한 번 윗집에 양해를 구한 적이 있다. 이 일로 서로가 살짝 얼굴을 붉히고 지낼 수도 있었지만, 다음 날에 윗집에 사시는 분이 작은 케이크와 함께 “어제는 죄송했어요.”라고 말씀하시면서 미안하다는 뜻을 전했다. 당연히 서로 응어리가 남아있을 이유가 없었다.
어린아이를 키우는 집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직접 체험을 해보지 못했지만,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보면 그 고충을 잘 알 수 있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에도 간혹 윗집에서 아이와 다투는 소리나 아이가 우는 소리, 혹은 무슨 공사를 하는 소리가 들려도 살다 보면 그럴 수 있다고 여겼다.
그 일을 겪은 후에 나는 오히려 내가 아랫집에 혹시 층간소음 피해를 주지 않을까 조심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게 바로 이웃과 함께 살아간다는 게 아닐까. 자칫 얼굴을 붉힐 수 있는 일도 한 발짝 물러서서 다시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면 좋게 해결할 수 있고, 서로 살갑게 대하는 이웃이 될 수 있다.
이웃집에서 받은 케이크는 어머니와 함께 한끼줍쇼를 보면서 살짝 먹었다
얼마 전에도 이웃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일이 있었다. 집에서 혼자 책을 읽고 있을 때 누군가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현관문을 두드리신 분은 윗집에 사시는 분으로, 이제 곧 이사를 하신다면서 작은 케이크가 담긴 종이봉투를 건네주셨다. 그동안 아이 때문에 시끄러웠을 거라 죄송하다면서 말이다.
위 사진의 케이크가 윗집 분이 건네주신 케이크이다. 생각지 못한 방문에 나는 이사하는 것을 축하드린다고 말해야 할지, 먼저 케이크에 감사하다고 말해야 할지, 늘 시끄러웠던 건 아니었다고 말해야 할지 몰라 “어… 어, 아니에요. 괜찮은데… 뭐 이런 걸….”이라며 주뼛주뼛 말하며 케이크를 받았다.
요즘 사회가 아무리 정이 없어졌다고 말해도 아직 우리 사회는 이렇게 이웃 간의 벽을 쉽게 뛰어넘어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라고 생각했다. 이웃은 낯선 사람이 아니라 항상 마주치며 웃으면서 인사를 주고 받는 친근한 사람이다. 인사를 하지 못해 낯설게만 느낀다면, 먼저 인사를 해보는 건 어떨까?
때때로 인사를 하면 “어, 여기 살았어요?”라고 놀라는 분도 있고, 굳은 얼굴로 “아, 네.”라고 말하는 분도 있다. 그래도 종종 엘리베이터 등에서 마주치는 일이 늘어나면 살갑게 인사를 주고받는 사이가 될 수 있다. 당연히 서로 인사를 하는 사이가 되면 층간 소음 같은 문제도 원활히 해결할 수 있다.
이사를 한다며 윗집으로부터 받은 깜짝 선물. 이사를 하는 날에 나도 작은 간식거리를 들고 케이크를 잘 먹었다고 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웃 간의 정은 바로 이렇게 쌓여가는 게 아닐까?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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