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봉이돈 돈까스에서는 치즈 돈까스가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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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아진 지갑, 달라진 취향, 그리고 바뀌게 된 단골집


 나는 자주 시장에서 반찬에 필요한 재료나 아예 완성된 반찬을 사서 집에서 먹는 편이다. 어머니가 워낙 바쁘셔서 시장에 자주 갈 수가 없어 집에서 필요한 식자재를 시장에서 직접 살 때가 많다. 어머니는 ‘니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재료 사서 직접 해봐라.’라고 말씀하시기도 해 장 보는 일은 나의 일이 되었다.


 시장에서 장을 볼 때 문득 고기가 먹고 싶으면 삼겹살 만 원 치를 사서 혼자 구워 먹기도 하고, 강정이 먹고 싶으면 오픈 초기부터 2대 사장님이 인수할 때까지 단골로 지낸 강정 가게에서 반반 세트를 사서 집 에서 혼자 먹기도 했다. 그런데 요즘에는 지갑 사정이 얇아지면서 두 가지를 즐기지 못하고 있다.


 삼겹살을 만 원치만 사더라도 꽤 비용이 나가고, 강정 반반 세트는 직접 자전거를 타고 가서 가져오는 거라 배달 요금 없이 정가 13,500원을 내더라도 꽤 비용이 센 편이다. 집밥이 아니라 맛있는 걸 시켜서 먹고 싶을 때가 아니고선, 한 끼 식사에 만 원 이상을 쓰지 않기로 정했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


 그래서 점차 소비를 줄이며 간간이 돈을 모아 냉동식품을 사서 먹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 김해 내외동 시장에 생긴 ‘봉이돈 돈까스’라는 가게를 만나게 되었다. 봉이돈 돈까스는 돈까스를 판매하는 곳으로 안 튀긴 돈까스를 반죽 상태로 팔기도 하고, 돈까스를 튀겨서 판매하기도 하는 가게였다.


 이 가게가 매력적인 이유는 돈까스 한 개의 가격이 기본 돈까스 2,000원에서 시작해 가장 비싼 고구마치즈롤 돈까스가 3,500원밖에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도시락 정식 포장을 하더라도 가격 대가 3,800원에서 출발해 5,200원밖에 하지 않아 다른 어떤 반찬보다 저렴하게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었다.



▲ 주문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튀겨주신다.



▲ 돈까스의 이 가격, 실화냐?



▲ 시식용으로 비치된 돈까스



 처음에는 ‘싸니까 맛이 별로 없지 않을까?’ 싶었는데, 한두 번 먹어본 이후 적당한 가격으로 한 끼 식사에 함께 할 수 있는 딱 좋은 반찬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자연스럽게 강정 집을 이용하는 횟수가 줄어든 만큼, 돈까스 집을 찾는 빈도가 늘었다. 그리고 이제는 시장에 가면 자주 봉이돈 돈까스를 찾게 되었다.


 그렇게 단골집이 되어버린 봉이돈 돈까스에서 구입한 봉이돈 돈까스(일반 돈까스)와 치즈롤 돈까스의 모습을 소개하자면 아래와 같다.




▲ 치즈 돈까스에 담긴 치즈가 매력적이다.





▲ 돈까스만 있으면 다른 반찬은 사실 필요가 없다.



 딱 보기에도 평범한 돈까스이다. 사실 더 말할 것도 없고 덜 말할 것도 없이 평범히 우리가 반찬으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돈까스다. 평소 냉동으로 나오는 돈까스 제품은 매번 집에서 튀겨(구워서?)먹을 때마다 기름 뒷처리와 보관, 설거지 거리가 늘어나는 등의 이유로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냉동식품보다 가격대가 조금 있더라도 전문가가 튀겨주는 딱 알맞게 튀겨진 돈까스를 완성된 상태로 먹을 수 있다는 게 좋았다.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나는 돈까스를 사면 딱 돈까스 한 개와 소스를 밥과 곁들여서 한 끼 식사로 삼는다. 시장에 가는 김에 사 오는 돈까스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시장에 갈 때마다 봉이돈 돈까스를 이용하는 횟수는 늘어났지만, 늘 자주 이용하며 “단골이라 조금 더 넣었어요!”라며 살갑게 반겨주시는 어린 여 사장님이 계신 강정을 구매하는 횟수가 줄어 참 심란하다. 시장에 갈 때마다 강정 가게를 비껴 나가듯이 눈을 이리저리 돌리는 것도 사람이 할 일이 아니었다.


 한 끼 식사에 13,500원이 아니라 2,000원 혹은 3,500원으로 줄이고 싶은 나의 욕심은 단골집이 바뀌게 했다. 그리고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돈까스 집을 발견한 건 좋았지만, 봉이돈 돈까스에서 대각선 2미터 거리에 있는 강정 집을 오가야 한다는 불편함은 내가 짊어지고 가야 할 업보가 되어버렸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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