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알못 남자도 쉽게 만드는 김치찌개
- 일상/일상 다반사
- 2018. 5. 5. 07:30
요리 알지 못하는 남자도 쉽게 만드는 대파를 가득 넣은 영양만점 김치찌개, 처음 도전했어요
집에서 홀로 밥을 먹으면 시켜 먹는 일이 잦다. 하지만 자주 시켜 먹으면 돈이 부족해지고, 시켜 먹는 맛에 익숙해져서 '맛있다'는 느낌을 잘 받지 못하게 된다. 평소 내가 자주 시켜 먹었던 피자헛, 굽네치킨도 그렇게 점점 맛을 느낄 수 없게 되어 거래를 끊었다.
하지만 홀로 밥을 챙겨 먹는 일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라 학교에서 늦게 돌아왔을 때는 여전히 시켜먹을 때가 많았다. 지난번에 받은 쿠폰을 아직 쓰지 않았으니까, 쌓인 포인트는 사용해야 하니까… 등의 변명거리를 찾아 시켜 먹는 일을 피하지 않았던 거다. (웃음)
정말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제공하는 포인트 적립과 쿠폰 제도는 잘 만든 것 같다. 몇 번 같은 집에서 시켜 먹은 사람이 '매몰 비용'을 아까워해서 어쩔 수 없이 또 같은 집에서 시켜 먹게 하니까. 포인트 적립과 쿠폰 제도는 마케팅 분야에서 커다란 혁명이지 않았을까?
포인트와 쿠폰에 얽매이면 정말 끝이 없다. 그래서 나는 최대한 시켜 먹는 일을 자제하고, 시켜 먹을 돈으로 식재료를 사서 직접 간단히 요리해서 먹는 일을 시도해보고 있다. 이번에 시도한 것은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김치찌개로, 왠지 간단할 것 같았다.
처음 내가 김치찌개를 끓이기 위해서 준비한 것은 역시 어머니께서 담가놓으신 김장 김치, 미리 다듬어 놓은 대파와 양파, 그리고 시장 고기점에서 사 온 목살 돼지고기다. 김치찌개를 하는 데에 있어 딱 떠오르는 이미지가 이것뿐이었다. 맛집 도전도 아니니 바로 요리를 시작했다.
먼저 김치찌개를 끓일 냄비에 돼지고기를 익히기 시작했다. 돼지고기를 익힐 때는 후추를 뿌려 비린내를 잡아야 한다는 것을 <냉장고를 부탁해>를 통해서 보았는데, 때마침 집에 후추가 없었다. 당황한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이다 '대파랑 양파 넣으면 어떻게 되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대파와 양파, 김치를 넣고 적절히 볶으면서 물을 어느 정도 넣었다. '비린내는 괜찮은 걸까?'라는 걱정을 하다 냉장고에 사둔 연두를 떠올렸다. 확실히 주황색 연두에는 김치찌개를 할 때 넣으면 비린내를 잡아주는 효과가 있었고, 나는 곧바로 연두를 1~2스푼 비율로 넣었다.
▲ 연두해요~ 요리할 땐 연두해요~ 가사가 떠올라서 다행이었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팔팔 끓는 냄비를 지켜보면서 느긋하게 기다릴 뿐이었다. 다행히 대파와 양파를 가득 집어넣은 김치찌개는 겉보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돼지고기의 색이 살짝 덜 익은 느낌이 들기도 했고, 김치찌개를 걸쭉하기 위해서 물을 조절했어도 색이 좀 연했지만.
▲ 완성한 김치찌개와 밥 한 그릇
직접 밥과 함께 직접 끓인 김치찌개를 메인으로 한 끼 식사를 했는데, 역시 간이 살짝 옅은 맛이었다. 그래도 직접 처음 김치찌개를 완성한 거라 '이 정도면 맛있는 거지!'라며 먹었다. 다음 날에 어머니가 간장과 다진 마늘(깜빡하고 넣지 않았었다.)과 물을 조금 더 넣어 간을 보충했다.
확실히 어머니의 손이 거친 김치찌개는 내가 첫날에 끓인 김치찌개보다 훨씬 맛이 있었다. <맛있게 먹고 몸에도 좋은 약이 되는 밥>을 읽으면서 간장과 마늘 활용법을 배웠었는데, 왜 김치찌개를 끓인 날에는 그 기억이 나지 않았던 걸까. 역시 사람은 당황하면 안 되는 법이다.
후추가 없어서 당황한 탓인지, 아니면, 처음으로 김치찌개를 끓인다고 살짝 긴장한 탓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번에 김치찌개를 직접 끓여보면서 시행착오를 겪은 덕분에 다음에 김치찌개를 끓일 때는 더 맛있게 끓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이지 않은가.
이렇게 혼자서 요리할 수 있는 요리 가짓수를 늘려가면서 시켜 먹는 일을 줄이고, 다음에 프러포즈할 때도 "내가 만든 김치찌개를 먹게 해줄게."라는 말을 덧붙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웃음) 역시 오늘 같은 시대에는 남자도 요리를 적어도 한두 가지는 할 줄 알아야 한다! 아하하.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