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 미친 활약, 국적을 떠나 야구팬을 열광하게 하다
- 일상/일상 다반사
- 2018. 4. 6. 07:30
일본이 낳은 천재 오타니 쇼헤이 메이저리그 맹활약, 국적불문 하고 야구팬을 열광하게 하다
요즘 한국 프로야구는 어느 신인 한 명의 등장으로 떠들썩하다. 바로, 만화 주인공의 이름과 같은 ‘강백호’라는 선수의 활약이다. 강백호는 공식 첫 타석에서 홈런을 때려내며 모두를 놀라게 했고, 꾸준히 극적인 홈런을 치거나 안타를 때려내면서 ‘이건 진짜다.’라며 많은 사람이 뜨거운 천사를 보냈다.
고교 시절에는 투수로서 에이스 역할까지 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타자로서도 이 정도인데, 투수로서는 어느 정도일까?’라며 궁금해하고 있다. 나 또한 프로야구의 팬으로서 타자 강백호가 아니라 투수 강백호를 한번 보고 싶다. 그야말로 지난 2017년 이정후에 있어 또 한 번 놀라운 신인 타자의 등장이다.
‘만화 캐릭터 같은 인물’이라고 말을 하니,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일본인 투수 오타니 쇼헤이를 빼놓을 수가 없다. 강백호 또한 만화 <슬램덩크> 주인공 이름만큼 우리의 머릿속에 뚜렷이 기억될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일본인 투수 ‘오타니 쇼헤이’는 존재 그 자체가 만화에 가까운 야구선수다.
처음 그의 활약을 접했던 것은 대학에서 일본어 공부를 하면서 접한 야구 기사다. 고시엔에 출연했던 오타니 쇼헤이가 프로가 되어 다시 한신 구장에서 마운드에 서 16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뿌리면서 아웃카운트를 잡는 모습이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150km가 아니라 160km라는 게 믿을 수 없었다.
오타니 쇼헤이는 2015년 프리미어 12에서 한국 타자를 꽁꽁 묶은 투수이기도 하다. 그냥 어쩌다가 한두 번 160km 강속구를 던지는 게 아니라 마음 먹은 대로 던질 수 있었고, 더욱이 빠르기만 한 게 아니라 제구까지 일품이었다. 당연히 한국 타자들의 방망이는 처음 보는 위력에 헛돌기만 했다.
그리고 오타니 쇼헤이는 이제 일본을 떠나 미국 메이저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비록 한국과 경쟁국인 일본이라고 하더라도 야구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오타니 쇼헤이’라는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크게 활약할 것이라는 건 의심치 않았다. 그만큼 오타니 쇼헤이는 기량이 넘치는 선수였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오타니 쇼헤이를 보며 ‘정말 만화 캐릭터다!’라며 감탄하는데, 일본에서는 오타니 쇼헤이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얼마나 클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지난 겨울 일본 인턴 연수 기간에 만난 일본 대학생 중 야구를 좋아하는 학생도 ‘오타니 쇼헤이의 메이저리그 성공을 의심치 않는다.’고 확신했다.
나 또한 프리미어 12 중계와 종종 일본 야구 소식을 통해 접한 오타니 쇼헤이의 투수와 타자로서 활약을 감상했기에 똑같은 심정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류현진과 추신수 같은 선수들과 겨룰 모습을 상상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투·타자가 일본 제일의 야구선수인 오타니를 어떻게 상대할 것인지.
그런데 오타니 쇼헤이는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동안 좀처럼 날개를 펼치지 못했다. 투수와 타자 둘 중 어느 포지션에서도 눈에 띄는 활약을 하지 못했고, 미국 언론은 실망감을 나타내는 동시에 일본조차 ‘이도류가 아니라 이류다.’라는 내용의 기사를 실을 정도로 오타니 쇼헤이의 부진을 크게 비판했다.
큰 기대를 한 야구팬들과 전문가들이 이런데, 오타니 쇼헤이 본인은 오죽했을까 싶다. 하지만 오타니가 할 수 있는 일은 묵묵히 야구선수로저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밖에 없었다. 평소 기량이 약한 선수라면 언론과 주변의 평가에 크게 흔들렸겠지만, 오타니는 감독의 지지 속에 묵묵히 야구를 했다.
마침내 메이저리그 공식 경기 일정이 시작하고, 마운드에 올라선 오타니 쇼헤이는 시범경기 부진은 메이저리그에 적응하기 위한 몸풀기에 불과했다는 것을 증명하듯 뛰어난 활약을 했다. 투수로 나선 오타니 쇼헤이는 데뷔전에서 6이닝 동안 공 92개를 던져 3실점 1볼넷 6탈삼진으로 승리 투수가 되었다.
류현진이 LA 다저스에서 3이닝 동안 제구력 난조로 투구수 관리에 실패하며 3이닝 만에 조기 강판을 당한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수치였다. 정말 그는 만화 캐릭터 그 자체였던 걸까. 오타니 쇼헤이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동안 이도류가 무리라고 한 언론을 비웃듯 타자로서도 크게 활약했다.
클리블랜드와 시합에서 8번 지명타자로 나선 오타니 쇼헤이는 첫 타석부터 3점 홈런을 쳤고, 내친김에 멀티 히트를 달성했다. 그리고 다음 날에도 자신이 친 홈런이 절대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밀어쳐서 홈런을 만들며 뛰어난 기량을 과시했다. 그야말로 ‘오타니 쇼헤이’는 괴물이었다.
한국에서도 강백호가 타자만 아니라 투수로 활약한다면 오타니급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지만, 높은 타점에서 내리꽂는 16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던지기에는 무리가 있다. 오타니 쇼헤이는 흔한 말로 치트 캐릭터에 가까운 인물이다. 이러한 모습을 꾸준히 보여준다면, 그야말로 전설이 되지 않을까?
향후 있을 도쿄 올림픽과 프리미어 12에서 다시 한번 오타니와 맞붙을 한일전이 무척 기대된다. 비록 일본 야구 선수라고 하더라도 아시아 선수의 뛰어난 활약은 야구팬을 흥분시키는 데에 부족함이 없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한국 선수들은 몇 명을 제외하면, 죄다 쓴 실패를 경험하고 국내로 돌아왔다.
부디 오타니 쇼헤이가 마지막까지 활약을 이어가며 ‘아시아의 야구는 강하다.’는 사실을 증명해주기를 바란다. 한국에서 오타니 쇼헤이 같은 선수를 볼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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