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인턴 연수를 통해 나의 한계를 발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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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인턴 연수 12일 차, 성과 발표와 마지막 밤을 맞이한 송별회


 처음에는 무척 길게 느껴진 13일로 잡힌 일본 인턴 연수도 이제 막바지에 이르렀다. 오늘 2월 2일(금) 은 프로그램 스케줄이 짜인 마지막 일정을 소화하는 날이었는데, 기타큐슈 공업 전문 고등학교에서 기타큐슈 관계자와 인턴 연수 동안 함께한 기타큐슈 공업 전문 고등학교 선생님 앞에서 성과 발표를 했다.


 성과 발표라고 말하니 왠지 거창하게 느껴지는데, 간단히 말하면 ‘12일 동안 경험한 것과 느낀 점을 말하는 시간’이었다. 기타큐슈시에서 나누어진 연수 보고서를 복사하기 위해서 거두는 날이기도 했다. 말 그대로 최종 정리를 하고 ‘연수 프로그램’의 마지막 일정을 소화하는 느낌으로 이루어졌다.


 제일 먼저 기타큐슈 공업 전문 고등학교에 모여 한 일은 1일 인턴을 체험한 기업에 감사 편지를 쓰는 일이었다. 여기서도 ‘감사 편지’라고 말하니 살짝 딱딱한 느낌이 없잖아 있는데, 그냥 ‘고마웠습니다’ ‘많이 배웠습니다’ 같은 인사를 담아 하루 동안 신세를 진 분들께 편지를 쓰는 일이었다.


 이미 블로그에 올릴 용도로 1일 인턴 이야기를 자세히 적었던 나는 쉽게 이 일을 할 수 있었는데, 역시 글이라는 것은 또 적는 때가 바뀌면 내용이 달라지기 마련이었다. 보통 글쓰기를 할 때는 환경과 시간 등 글에 미치는 요소를 다양하게 바꿔가며 시도해보라고 하는 이유가 새로운 시각 때문이다.


 매일 호텔 방에서 스탠드가 놓인 책상 앞에서 아이패드로 글을 쓰다가 기타큐슈 공업 전문 고등학교에서 ‘일본어’로 글을 썼기 때문에 상당히 색다른 느낌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 늦은 저녁 시간에 다시금 글을 읽어보니 양쪽 다 애매한 느낌이지만, 당시에 적은 자필 편지는 조금 더 잘 썼다고 생각한다.






▲ 학식으로 먹은 가라아게 동



 1일 인턴 체험을 한 기업에 자필 편지를 보낸 이후에는 오후 2시 40분부터 이루어질 성과 발표 준비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또한 연수 보고서에 이미 내용을 적었기 때문에 머릿속에 있는 구상을 그대로 글로 옮기고자 했지만, 역시 쓰는 언어가 한국어에서 일본어로 바뀌니 또 이래저래 느낌이 달랐다.


 학교에서 자필 일본어로 열심히 적고 완성했을 때는 ‘뭐, 괜찮은 느낌인데?’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함께 시간을 보낸 오쿠마 선생님으로부터 검토를 통해 고쳐야 할 부분을 많이 발견했는데, 역시 아직 자신만만하게 ‘나는 일본어로도 괜찮은 글을 쓸 수 있어!’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하다고 깨달았다.


 이렇게 바로 일본 선생님으로부터 직접 손으로 한국어가 아니라 일본어로 쓴 글을 체크받을 수 있다는 점은 굉장히 좋았다. 또 언제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을까? 대학에서 일본어 문서 작성을 공부한다고 하더라도 매일 체크를 받는 데는 한계가 있다. 통·번역 수업도 소수가 아니라 늘 다수로 이루어지니까.


 어쩌면 이렇게 좀 더 본격적으로 ‘진짜 일본에서 사용하는 일본어와 그때그때 일본어를 수정받을 수 있는’ 일이 일본 인턴 연수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환경 덕분에 부족한 실력으로 운 좋게 JLPT N1에 합격한 나는 평소에 하지 않던 일본어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한 기분이다. (웃음)



 성과 발표회를 마친 이후에는 호텔로 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한 이후에 모두가 함께 모여 송별회를 했다. 우리가 숙박하고 있는 아크 블루 호텔의 1층을 빌려서 진행한 송별회는 기타큐슈 시청 관계자와 기타큐슈 공업 전문 고등학교 선생님들, 연수 프로그램 동안 교류에 참여한 학생들이 함께했다.


 송별회를 하면서 정말 이게 마지막이라는 실감이 비로소 들었다. 12일 동안 일본에서 지내면서 아크 블루 호텔이 마치 집처럼 느껴졌고, 호텔 근처와 고쿠라 역 인근 큰길은 이제 오가는 법을 다 외우고 있을 정도로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의 적응력은 참 놀랍다는 걸 이번 기회에 깨달았다.



▲ 장난 아니게 맛있었던 가라아게




▲ 다양한 샐러드와 함께



▲ 한국식 매운 불고기…?




▲ 일본 인턴 연수 수료증





▲ 따로 먹기 위해 덜어낸 케이크가 좀 그렇다. (웃음)


 아무튼, 송별회는 모두 각자 나름대로 즐기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졌다. 기카큐슈 시청 관계자분이 만든 영상이 프로젝트를 통해 비치기도 하고, 13일 동안 이루어지는 인턴 연수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수료증을 받기도 하고, 다음에 또 만나기를 기원하며 라인을 교환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나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타큐슈 관계자에게 전하며, 기타큐슈에서 차기 또 다른 이벤트나 PR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연락을 주고받기로 했다. 기회라는 건 이렇게 사소한 과정을 통해 찾아오는 법이니까. 지금 인턴 연수에 참여한 것 자체가 바로 새로운 기회의 장이기도 하다.


 비록 여기서 새로운 일본인 친구를 만드는 일은 이루지 못했지만, ‘기타큐슈’라는 멋진 곳을 발견한 시간이었다. 모지코에서 짧은 시간 동안 홈 방문을 통해 알게 된 토모코 씨와 자제분과도 다시 한번 기타큐슈를 방문했을 때 뵙고 싶다. 그때는 짧은 시간 동안 미처 다하지 못했던 일을 하는 거다!


 긴 것 같으면서도 무척 짧기도 한 12일. 오늘 일지는 여기서 마침표를 찍고 싶다. 송별회 동안 나답지 않게 술을 조금 마셨더니 너무나 졸리다. 이제 오늘이 지나가면 내일은 한국에 돌아가 밀린 일들을 처리해야 해서 바쁘겠지만, 오늘까지 보낸 기타큐슈의 시간이 무척 그리울 것 같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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