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식 인생투, 그래서 더 아쉬운 1:0 패배
- 일상/일상 다반사
- 2017. 10. 9. 19:12
NC,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1:0으로 아쉬운 패배
추석 연휴 마지막 날에 개최된 준플레이오프 2차전도 1차전과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모았다. 잘 긁히면 선동렬급으로 던진다는 엔씨 장현식과 후반기에 확실히 좋아진 롯데 레일리 대결은 두 투수 중 한 명이 급격히 무너지지 않는 이상 투수전이 될 확률이 높았다.
팽팽한 승부가 되리라고 생각한 엔씨와 롯데 전은 역시 예상대로 흘러갔다. 초반에 엔씨와 롯데에서 실책이 한 개씩 나오면서 분위기가 흔들리기도 했지만, 엔씨는 만루 상황에서 병살로 1실점을 하는 데에 그치면서 실점을 최소화했다. 하지만 설마 이 점수가 마지막까지 이어질 줄은 누가 예상했을까?
롯데와 엔씨 모두 1점에서 멈출 것으로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실제로 양 팀 모두 몇 번이나 추가 득점을 하거나 따라잡을 점수를 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있었지만, 후속타가 제대로 터지지 못했다. 특히 엔씨의 경우에는 나성범의 안타 이후 스크럭스의 안타가 터지지 않은 게 흠이었다.
또한, 고도의 집중력 속에서 진행된 경기에서 잘 맞은 타구는 명품 수비에 잡혔다. 명품 수비는 엔씨와 롯데 팀을 가리지 않고 나왔는데, 덕분에 명품 투수전이 더욱 빛났다고 생각한다. 지금 돌이켜보아도 엔씨 팬으로서 번즈의 호수비 중 하나만 빠졌어도 결과는 달라질 가능성이 있었기에 무척 아쉽다. (쓴웃음)
ⓒ사진 NC 다이노스 페이스북
레일리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은 장현식은 그야말로 인생투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7회 말까지 롯데 타선을 틀어막았다. 몇 번이나 위험한 상황은 있었지만, 그때마다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아웃 카운트를 늘려나갔다. 해설진이 “이 큰 경기에서 인생을 던지고 있습니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장현식의 투구는 바깥쪽 위주 피칭이 많았다. 덕분에 타자들을 유인하는 데에 애를 먹기도 했지만, 종종 던지는 몸 쪽 공이 오히려 혼란을 되면서 실점 없이 잘 막을 수 있었다. 1실점도 비자책 실점이라 7이닝 3피안타 무실점이라는 대단히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정말 박수가 아깝지 않은 피칭이었다.
장현식이 이닝을 길게 끌고 간 덕분에 엔씨는 투수진의 피로를 최소화했다. 장현식 이후 올라온 구창모가 깔끔하게 최준석을 처리했고, 이어서 올라온 원종현이 이대호를 잡으면서 실점 없이 9회를 맞아 역전 분위기마저 살짝 가져왔다. 비록 언터쳐블 손승락이라고 해도 엔씨의 타선이라면 가능할 것 같았다.
그러나 17년 시즌 세이브왕 손승락, 후반기에 더욱 강했던 손승락은 결코 엔씨에게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종욱에게 안타를 맞기도 했지만, 박민우를 1루 땅볼로 처리하면서 롯데의 1:0 승리를 챙겼다. 엔씨 팬으로써는 박민우가 초구와 연이어 들어온 볼에 성급하게 배트를 휘두른 게 아쉬웠다.
볼 카운트를 조금만 더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었으면 분명히 기회가 있었을 텐데. 뭐, 어디까지 야구는 결과론에 지나지 않는다. 엔씨가 이호준을 처음부터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을 시켰으면 어땠을까 생각도 하지만, 지금의 타선으로도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한 이후의 패배라고 생각한다.
이로써 롯데는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1승을 남겨두었고, 엔씨는 마산에서 열리는 2연전에서 모두 승리를 거둬야 하는 상황이다. 다행이라면 엔씨는 투수진을 최소화할 수 있었고, 롯데는 투수를 모두 쏟아붓다시피 하면서 2차전에서 승리를 거두었다는 점이다. 엔씨가 한수는 더 유리하지 않을까?
번즈가 홈인 사직구장에서 강한 것처럼, 스크럭스 또한 마산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준플레이오프를 맞아 2루타 한 개로 그친 스크럭스가 어느 정도 타력을 보여주는지가 엔씨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다. 역시 야구는 테이블 세터와 클린업이 터져야 한다.
하루 쉬고 마산에서 펼쳐질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 무척 기대된다. 원래라면 롯데의 또 다른 연고지였을 마산에서 펼쳐지는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건 낙동강 더비. 이번에도 흥행 요소는 충분하고 집중력 있는 선수들의 플레이는 시간과 티켓값이 아깝지 않은 명승부를 보여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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