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수업, 그 사람과 이혼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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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만하면 가정을 위해 참겠는데, 도저히 참지 못하는 당신을 위한 책 <이혼 수업>


 며칠 동안 뉴스를 통해서 청소년층 인구가 급속히 줄어 학교에 입학하는 학생 수가 부족하다는 뉴스가 흘러나왔다. 지금 교직 발령 대기 상태인 교사의 수는 많은 반면엔 학생 수는 해가 갈수록 줄어서 문제가 심각한 상태에 이르고 있다. 말로만 하던 초고령화 사회는 이제 바로 우리 눈앞에 와 있는 거다.


 불행히도 초고령화 문제는 속히 실천할 수 있는 해결책이 마땅히 존재하지 않는다. 결혼 인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지만, 이혼 인구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어 한국 사회 내의 가족 해체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이혼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더욱 결혼에 부정적인 시선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이혼은 아이들의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최악의 선택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이혼을 통해 아이가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해 가출 청소년이 되거나 성매매 업소를 드나드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우리는 그래서 최대한 가족을 지키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하지만 도저히 가정이 유지될 수 없을 때가 있다. 배우자 중 한 명이 일방적으로 폭력을 행사하거나 외도를 하는 경우가 그렇다. 심지어 어떤 재혼 가정에서는 계부가 딸을 성폭행하는 일도 있었다. 소위 말해서 '막 나가는 가정'인 경우에는 이혼이 필요하다. 적극적으로 이혼을 권장할 수밖에 없다.


 한때 이혼이라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웠던 한국은 해마다 약 10만 쌍이 이혼한다. 우리 주변에서 이혼 가정을 보는 일도 어렵지 않은데, 과거와 달리 이제는 '이혼이 창피한 일은 아니다.'라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한쪽이 일방적으로 부당한 대우를 당해도 참았던 것과 다른 상황이다.


 기성세대는 '좀 참으면서 살아야지. 애들도 있는데….'라고 곧잘 말한다. 그런데 이제는 경제적으로 궁핍한 상황이 아니라면 굳이 억지로 가정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도 위자료 청구와 재산 분할을 통해 최소한의 권리를 챙길 수 있다. 이혼도 이제는 똑똑한 이혼이 필요하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책 <이혼 수업>은 변호사 조성구가 집필한 이혼의 사유와 이혼의 사례, 이혼의 절차 등에 대해 자세히 적혀 있는 책이다. <이혼 수업> 책을 읽다 보면 우리가 드라마에서 흔히 보는 이혼 사례를 비롯해 우리 주변에서 잠재적인 이혼 가정이 겪는 예를 살펴볼 수 있었다.


 이혼은 결혼하기 전 연인 사이처럼 "우리 헤어져."라고 말하면 되는 일이 아니다. 결혼에서 이혼에 이르는 과정은 길고도 복잡하다. 결혼은 단순히 좋아하는 감정으로 하는 게 아니라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서로에게 권리와 의무의 책임을 주는 계약 행위다. 당연히 계약 해제는 엄격히 책임을 묻는다.


 결혼하게 되면 서로 나중에 싫어하게 되더라도 함께 잠자리를 갖게 되고, 아이도 생기게 되고, 공동 재산이 생기게 된다. 이혼하게 되면 이 모든 것을 다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드라마에서 본 주인공들처럼 이혼이 쉽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하는 이혼은 더욱 복잡하다.


 이렇게 이혼 과정이 복잡한 이유는 '순간적인 감정적 싸움으로 파국에 이르렀을 경우, 이혼 과정을 통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주기 위한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혼이 너무 쉬우면 연인이었다가 헤어지는 것처럼 누구나 다 이혼을 해버리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을 유기하는 일이 벌어진다.


 그래서 우리 법은 이혼이 가능한 경우를 민법으로 규정하고 있고, 적법한 사유와 조건을 갖추었을 때 이혼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협의이혼이 아니라 재판상 이혼을 하기 위해서는 돈도 적지 않게 필요하다. 오늘 읽은 책 <이혼 수업>은 이혼이 필요한 사람을 위한 지침서라고 말할 수 있다.



 이혼에는 협의 이혼과 재판상 이혼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최근 종결된 드라마 <품격 있는 그녀>에서 김희선이 남편의 외도로 이혼을 청구한 것이 바로 재판상 이혼이다. 보통 협의 이혼을 하게 되면 1~3개월 이내에 이혼이 성립하지만, 재판상 이혼은 드라마를 통해서 본 것처럼 무척 길어질 수 있다.


 먼저 협의이혼에 대해 알아보자. 협의이혼은 말 그대로 당사자 두 사람이 협의했다는 뜻이다. 부부가 협의이혼 의사 확인 신청서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하면 협의이혼이 시작된다. 이때 미성년자가 있으면 이혼 숙려기간 3개월, 미성년자가 없으면 이혼 숙려기간 1개월이 주어지게 된다.


 이혼 숙려기간이 끝난 이후 부부가 다시 법원에 출석해 협의이혼 최종 의사 확인을 받고, 이혼신고서를 구청이나 시청, 면사무소에 제출하여야 한다. 그렇게 해야 비로소 두 사람은 협의이혼을 한 것이 되고, 법적으로 남남이 되어버린다. 이 과정에서 면접교섭권, 친권자 및 양육자 지정이 이루어진다.


 종종 TV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우리 이혼해!"라고 소리치면서 서류를 내미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두 사람이 서류에 사인을 하더라도 곧장 이혼이 되지 않는다. 서류 작성 후 법원 출석, 숙려기간, 최종 확인, 이혼 신고서 제출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협의이혼이 성사하는 것이다.


 협의이혼과 반대로 재판상 이혼은 마땅한 이혼 사유가 존재해야 이혼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혼 수업>에 적힌 민법이 규정하고 있는 재판상 이혼 사유는 여섯 가지다.


1. 배우자가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배우자가 외도를 한 경우)

2.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배우자가 가출을 하거나 다른 일방을 집에서 내쫓은 경우)

3. 배우자 또는 진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배우자나 배우자의 부모가 다른 일방을 학대, 또는 모욕한 경우)

4.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무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자신의 부모가 배우자로부터 학대, 또는 모욕을 당한 경우)

5.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아니한 때

(말 그대로, 배우자의 생사가 불명한 상태가 3년이 넘은 경우)

6. 그밖에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혼싱생활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 경우)


 이 여섯 가지 정리는 구체적이면서도 추상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일방적으로 배우자가 부정한 행위를 하는 것은 쉽게 외도를 하는 경우이지만, 비록 외도를 하였다고 해도 이 외도를 사후에 배우자가 용서해준 경우에는 부정한 행위를 이유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 즉, 상황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이혼 수업>을 읽어보면 저자가 담당한 이혼 사례를 통해서 보다 자세히 각 사유를 알 수 있다. 아직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법률에 관심이 있는 한 사람으로서 법 적용 사례를 무척 흥미롭게 읽었다. 무엇보다 '이혼'이라는 문제는 우리 집안과 멀리 떨어져 있는 문제가 아니라 심각하게 읽기도 했다.




 아마 그동안 참을 만큼 참다가 이제야 협의이혼을 준비하려고 사람, 혹은 배우자 상대방이 이혼하려고 하지 않아 어떻게 재판상 이혼을 준비해야 할지 고민인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결혼은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했지만, 이혼은 행복하기 위해서 하는 일이다.


 <이혼 수업>을 통해 이혼 위자료의 의미와 청구 방법, 재산 분할에는 빚도 포함된다는 주의사항 등 면밀히 살펴보아야 하는 것들을 놓치지 말자. 더욱이 책에는 변호사인 저자가 직접 쓴 '재산분할 많이 받기 위한 팁' 등도 있으므로, 이혼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나는 이혼이라는 단어가 어릴 때는 무척 무섭게 느껴졌지만, 지금은 해야 한다면 꼭 해야 하는 게 이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부모님 세대는 여전히 이혼을 꺼리는 사람이 많다. 오랫동안 가부장적인 사회 속에서 남편에게 폭력을 당하는 일을 모든 집이 겪는 일로 치부하며 그냥 살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잘못을 철저히 뿌리 뽑아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괴로움만 지속하는 가정을 유지하는 것보다 서로 멱살을 싸우며 헤어지더라도 끝내는 게 더 나을 때가 있다. 결혼 생활에서 이혼은 마지막 선택지이지만, 자신의 인생과 자식을 위해서 이혼이 필요하다면 과감해져야 한다.


 <이혼 수업>에서 읽을 수 있는 다양한 사례는 이혼 방법을 아는 것만 아니라 이혼이라는 게 얼마나 무거운 행위인지 알게 해준다. 연인일 때는 그냥 쿨하게 헤어지면 되지만, 가족이 되었을 때는 나만 아니라 주변 사람에 대한 책임이 따른다는 걸 잊지 말자. 결혼이 장난 아니듯, 이혼도 장난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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