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모식, 나라다운 나라를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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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현직 대통령이 방문한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모식


 어제 5월 23일은 고 노무현 대통령의 8주기 추모식이 있던 날이었다. 원래 화요일은 대학에서 2시간 수업이 있었지만, 나는 자체 휴강을 하고 봉하마을로 가기로 했다. 시간이 아슬아슬할 때까지 결정을 제법 망설였지만, 현직 대통령인 문재인 대통령도 오기에 조금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아마 내가 자발적으로 대학 강의에 결석하는 일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 정도로 나는 이번 봉하마을 방문은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스마트폰으로 라이브 방송을 보는 것도 좋겠지만, 이왕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다. 왜냐하면, 나는 봉하마을과 그리 멀지 않은 김해에 살고 있었으니까.


 점심시간이 되었을 Eo쯤에 어머니와 나는 차를 타고 봉하마을로 향했다. 봉하마을로 향하는 길은 예상대로 크게 밀리고 있었고, 먼저 간 친척은 오전 10시에 봉하마을에 도착했다고 한다. 역시 그 정도로 일찍 오지 않으면 정체를 피할 길은 없는 것 같다. 벌써 내부에 발 디딜 틈이 없을 것 같았다.





▲ 걸어서 이동하는 사람을 배려해준 어느 기업의 팻말.

길을 걷는 도중 이것을 본 것만으로도 마음이 훈훈했다.









▲ 도무지 끝을 찾을 수 없는 차량의 수



 정체되는 차량을 피해 나는 먼저 걸어서 봉하마을에 가기로 했다. 제법 거리가 있었지만, 차로 이동하는 것보다 걷는 게 훨씬 더 나았다. 길을 걸으면서 앞 상황을 보니 단체 버스가 줄을 지어 서 있어 차량 이동이 원활하지 못했다. 도보에는 이미 많은 사람이 차량에서 내려 길을 걷고 있었다.


 어떤 분은 이곳에도 반려견을 데려오기도 했는데, 반려견의 목줄을 잡고 걷거나 작은 아이의 손을 잡고 걷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한편으로 '이렇게까지 이곳에 오고자 한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봉하 마을로 향하면서 해보았다. 하지만 나는 명확한 답을 도저히 떠올릴 수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이 온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가 사람들의 발길을 이곳 봉하마을로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본격적으로 봉하마을에 들어서면서 본 인산인해의 풍경은 말문이 막히게 했다. 이 많은 사람이 이곳에 모인 건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자발적인 이유였으니까.




▲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 축하와 환영을 뜻하는 현수막




▲ 어느 인물이 내려가니 세월호는 떠올랐다.

필연은 우연에서 시작한다.







▲ 사람 사는 세상, 그 꿈을 말하다.



▲ 이미 방송 기자들은 모두 카메라를 가지고 준비하고 있었다.



▲ 이들이 이곳에 모인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을 보기 위해서다.




▲ 누군가 "심 누나다!" 외쳤고,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시민들 속에서 걸어 나오고 있었다.

이번 봉하마을에서 제대로 사진을 찍은 유일한 정치인이다. (웃음)



▲ 문재인 대통령을 보기 위해서라면 나무 위도 서슴지 않았다.



▲ 모두가 손을 번쩍 든 그 순간은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 나온 순간!


▲ 도무지 육안이나 렌즈를 통해서 볼 수 없지만, 사람들의 시선을 통해 추측할 뿐이었다.



▲ 어디서 본 익숙한 가르마가 보인다 싶었더니…!



▲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이 봉하마을에 막 도착했다.



▲ 추모식 공식 일정이 시작하는 곳은 이미 인산인해다.



▲ 검은 것은 머리이고, 옷이고….



 비록 자리가 좋지 않아 얼핏 보이는 스크린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정치 인사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소리도 충분히 들리지 않을 정도로 주변이 소란스러웠지만, 그래도 말을 하나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애썼다. 이곳에서 제대로 듣지 못한 이야기는 언론 보도를 보면 주요 포인트를 들을 수 있을 테니까.


 나라가 나라답게 되어가고 있다. 새 역사가 되어가고 있다."

"정상을 위한 노력이 오늘을 만들었습니다."

"다시 실패하지 않을 것입니다."

"못다 이룬 과업을 실천하겠습니다. 당신이 그립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임기 동안 가슴에만 간직하겠습니다.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입니다. 이제 당신을 온전히 온 국민께 되돌려 드립니다."


 봉하마을을 다녀온 이후 굉장히 큰 피로를 느꼈지만, 한순간 '내가 도대체 뭘 얻자고 이 자리에서 여기에 있는가?'는 생각도 들었지만, 역시 다녀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지난 6주기 이후 약 2년 만의 방문이었다. 8주기는 6주기 때와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봉하마을을 찾았다.


 그 사람들 또한 이곳에 와서 '왜 내가 이 자리에 서 있는가?'라는 질문을 곱씹어보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가 그 이유를 고민하지도 않은 채, 이곳 봉하마을로 발걸음하게 만든 힘. 그것이 바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우리에게 보여준 정치이자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앞으로 보여줄 정치라고 난 생각한다.




▲ 아마 저 어딘가에 아침 10시에 온 친척이 있을 것이다.



▲ "우리 아이들에게는 정의가 승리한다는 역사를 물려줍시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씀을 이제야 우리는 실천할 수 있는 시민이 되어가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앞으로 퇴임을 할 때까지는 이곳을 찾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퇴임 이후 이곳을 찾아 "아~ 기분 좋다!"라고 말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 연일 언론의 화제가 되었던 노건호 씨의 머리.

그는 탈모로 삭발을 했다고 말했다. 언뜻 보고 파괴왕인 줄 알았다.





▲ 눈에 띄는 문짱 계속 잘 하이소. / 사랑해요 문재인!



▲ 사람을 이은 줄은 끝을 헤아릴 수 없었다.







▲ 우연히 눈에 들어온 연예인 하하의 이름과 "웃으며 지켜봐 주세요."



▲ 차례가 되어 헌화를 하려는 순간, 슬픔이 벅차올랐다.


 정치라는 건 언제나 우리가 멀게 생각하면 멀고, 우리가 가깝게 생각하면 가깝다. 우리가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수록, 우리 정치는 좀 더 정상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만약 우리가 정치에 실망하여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제2의 박근혜 최순실 사태가 일어날지도 모른다.


 그런 일은 두 번 다시 없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봉하마을을 찾아 "다시 실패하지 않겠다."라고 강하게 힘주어 말했다. 나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을 믿는다. 그리고 우리 시민이 문재인 대통령을 아낌없이 지원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유한국당인지 뭔지가 계속 태클을 걸 테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하고 나서 다시 봉하마을을 찾아 "아~~~ 기분 좋다!"라고 허심탄회하게 외칠 수 있는 그 날을 맞이할 수 있도록 우리 시민 또한 함께해야 한다. 시민 없는 정치는 없는 법이다. 오늘 우리는 역사의 한순간에 서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그것만이 정치에 성숙한 시민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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