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 태극기 보기가 부끄러운 이유
- 시사/사회와 정치
- 2017. 3. 1. 07:30
3.1(삼일절), 불의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었던 태극기 앞에 서기 부끄럽다
우리나라의 태극기는 많은 민중과 희로애락을 함께 한 존재다. 일제 강점기를 벗어나 독립할 때까지 많은 독립운동가가 태극기를 피로 묻히며 하늘로 떠났다. 일제 강점기 이후 찾아온 독재 정권에 저항한 많은 민중이 태극기로 굵은 피땀을 닦으며 민주주의와 자유주의를 지켜내며 세상을 떠났다.
그렇게 힘겨운 아픔을 이겨낸 태극기는 1988년 서울 올림픽과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새로운 상징이 된다. 태극기는 저항의 상징이 아니라 이때 온 거리를 수놓으며 우리에게 가장 자랑스러운 상징 중 하나가 되었다. 월드컵과 WBC, 올림픽 등 국가 대표전이 열릴 때마다 우리는 태극기를 흔들었다.
그러나 삼일절을 맞이한 오늘, 우리는 태극기를 더는 자랑스럽게 흔들 수 없는 상황을 맞이했다. 태극기는 그 의미가 변하지 않았지만, 태극기를 이용한 악랄한 단체들의 행동에 동참하는 행동으로 보일까 봐 걱정되어 삼일절 태극기 게양을 고민하는 사람이 생겼다. 태극기를 흔들어도 될지 고민하고 있다.
헌법을 무시하고, 나라의 근간을 뒤흔든 사건의 주범을 응원하기 위해서 스스로 보수라 칭하는 극우세력이 태극기를 흔들면서 상식이 바로 서기 위한 나라를 이념 갈등으로 몰아붙이고 있는 탓이다. 그들은 한사코 태극기를 흔들면서 그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애국'이라는 말로 '부정'을 덮으려 한다.
태극기를 앞으로 내밀며 뒤에 숨은 비겁한 사람들은 "우리가 올바른 정의다!"라고 외친다. 그들은 준엄해야 하는 헌법재판소에서도 '내란과 혁명'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헌법 재판관들을 협박하며 막말을 일삼았다. 그들에게 태극기는 저항과 애국의 상징이 아니라 이익 추구 수단의 수단에 불과했다.
힘없는 민중과 함께 희로애락을 함께 한 태극기가 도대체 무슨 잘못이 있어 저런 집단을 상징물로 여겨져야 하는 걸까? 나는 오늘 삼일절을 맞아 태극기를 보기가 너무나 부끄럽다. 우리 태극기에는 독립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희생정신이 담겨 있다. 그런데 그것을 부정을 덮기 위해서 사용하다니!
이것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있어선 안 될 일이다. 태극기를 들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온갖 욕설과 폭행을 일삼는 모습을 보면 기가 막힌다. 만약 이 모습을 정의와 상식을 지키기 위해서 싸웠던 사람들이 오늘날 한국을 본다면, 태극기 앞에서 땅을 치며 피눈물 흘리지 않을까?
법을 배운 사람이 법과 존중을 무시하며 법정에서 난리를 피우고, 태극기를 휘두는 괴팍한 집회에 마이크를 잡고서 갈등을 부추기는 모습. 애국이라는 말로 포장하여 자신들의 입으로 말한 내란을 부추기는 대통령 대리인단과 앞잡이들. 그들이 권력을 잡은 오늘은 더욱더 '헬조선'이라는 말이 와 닿는다.
삼일절을 맞아 과거 어떤 대통령은 '독도는 우리 땅!'이라며 길이 남을 명연설을 남겼다. 하지만 오늘 우리 대통령은 이미 명명백백하게 드러나는 숨겨진 진실 앞에서도 '나는 잘못한 것이 없다. 선의로 했다.'는 구차한 변명만 하고 있다. 비상식을 상식이라 말하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고 있다.
그 대통령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손바닥으로 하늘이 가려지지 않자 태극기를 내걸었다. 오늘 삼일절 태극기 보기가 부끄러워지는 까닭은 그 집단에 소속된 것처럼 보일까 봐 두려운 게 아니다. 비상식적인 저 사람들이 목을 뻣뻣하게 핏대를 세우고 다니는 게 부끄러워서다. 정말, 기대 이상으로 헬조선이었다.
부디 우리가 다시 한번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부정과 불의에 저항한 역사와 함께 한 의미를 가슴에 새길 수 있기를 바란다. 태극기는 저들의 손에서 부정과 불의를 옹호하기 위해서 사용되어서는 안 될 우리 대한민국의 숭고한 역사와 함께 한 상징물이니까. 당신은 오늘의 모습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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