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인연은 언제나 돌고 도는 법이다
- 일상/사는 이야기
- 2016. 10. 29. 07:32
오늘 나는 이곳에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어제(28일) 나는 학교에서 진행한 홈스테이 프로그램으로 일본에서 머물렀던 사람들과 다시 만나는 기회를 가졌다. 매해 학교에서 홈스테이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에서 학생들을 맞이해준 사람들을 다시 초청하는 자리가 있다고 했는데, 이번 금요일에 있었던 그 행사가 홈스테이 분을 초청하는 일이었다.
일본 홈스테이. 무작정 가고 싶어서 신청했던 학교의 교류 프로그램이지만, 상당히 많은 가치가 남았던 좋은 시간이었다. 나는 지난 여름에 겪은 일본 홈스테이를 통해서 이런 일도 용기를 내서 해볼 만하다는 사실과 함께 '그냥 한 번 해보는 게 이렇게 멋질 수가 있다.'는 사실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었다.
나는 사람에게 세 가지의 기적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기적은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난 기적이고, 두 번째 기적은 우리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는 질문을 할 수 있는 자아를 가진 기적이고, 세 번째 기적은 사람과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다는 기적이다. 이 세 가지의 기적이 사람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 세 가지 기적은 모두에게 기적이 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태어난 일을 '저주'라고 말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스스로 내가 누구인지 생각하는 게 괴롭다고 말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타인에게서 상처를 받기도 한다. 사람의 인생은 모두 그렇게 저마다 다르게 흘러가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이 세 가지 기적은 기적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많았고, 나 스스로 내가 누구인지 고민하면서 '도대체 나는 뭐를 위해 사는 거지?'라며 괴로워한 적도 많았고, 사람과 만나서 쉽게 아물지 못한 상처를 받은 적도 있었다. 그래서 사는 게 싫었다.
어둡기만 할 것 같았던 인생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 계기는 아주 커다란 것이 아니었다. 우리 일상 주변에 있는 아주 사소하고 단편적인 것이 계기가 되었다. 나는 책과 애니메이션을 만나면서 태어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스스로 가치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아직 사람과 만나 이야기하는 일은 기적이라고 말하기보다 조금 괴로움에 가깝지만, 열심히 웃으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제 만난 홈스테이 호스트 패밀리와의 만남도, 홈스테이에 함께 했던 알지 못했을 학생들과 만남도 그런 노력이 있었기에 비로소 손이 닿은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의 인연은 언제나 돌고 도는 법이다. 사람과 헤어짐이 있으면, 다시 만나는 일이 있다. 인생이 내려가는 일이 있으면, 다시 올라가는 일도 있다. 굉장히 비참하다고 생각한 오늘이지만, 내일은 조금이라도 더 즐겁게 시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겨우 27년을 살았지만, 나는 인생이란 그런 것 같다.
지금 나는 내 인생에서 불행이라고 생각했던 틀을 벗어나 조금씩 이 순간이 기적을 바꾸어가고 있다. 아직 배워야 할 것도 많고, 철이 들어야 하는 부분도 많고, 깊어져야 할 부분도 많다. 하지만 앞으로도 잘 해나가고 싶다. 그 마음이 있으면, 멈추지 않고 가고 싶은 곳에 발걸음을 옮길 수 있다고 믿는다.
비전은 우리의 사고방식과 행동방식을 지배한다.
우리가 자기 일에 대해 가지고 있는 비전은 우리가 하는 일과 우리가 보거나 보지 못하는 기회를 결정한다. - 찰스 코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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