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대로 다나, 간절함이 내 인생을 바꾼다
- 문화/문화와 방송
- 2016. 10. 27. 07:30
말하는 대로 6화 황석정, 이종범, 다나 세 사람이 들려준 '나와 나누는 이야기'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굳이 하나를 말하기에 우리의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너무나 많지만, 그래도 그중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나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을 꼽고 싶다. 나와 대화를 한다는 것은 단순히 혼잣말하는 게 아니라 나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나와 대화를 통해 우리는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물어보고, 왜 나는 이렇게 힘들어하는지 물어보고, 나는 앞으로 뭘 어떻게 하고 싶은지 물어보며 스스로 살아가는 방향을 고민할 수 있다. 살아가는 방향을 고민한다는 말이 굉장히 크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냥 단순히 오늘 뭘 하고 싶으니 묻는 것이다.
이번 JTBC <말하는 대로 6화>에서는 모두 각자 자신과 대화를 통해서 나를 표현하고, 때로는 도망치고, 하지만 다시 간절하게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도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번 6화에 출연한 사람은 배우 황석정, 웹툰 작가 이종범, 가수 겸 뮤지컬 배우 다나 세 사람이 나왔다.
사실 나와 대화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저 오늘 저녁 메뉴를 고민하면서 '김치볶음밥을 만들어서 먹을까, 아니면 시켜 먹을까?'는 작은 질문 하나를 하는 것조차 나와 대화하는 일이다. 그런 일을 좀 더 솔직한 나의 마음과 마주하며 '나는 왜 지금 힘들다고 생각하지?'라는 질문을 하면 된다.
배우 황석정은 어릴 적에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해 스스로 자책을 하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주변에서도 '그렇게 생겨서, 감정도 표현하지 못하는 데 할 역할이 있겠어?' 같은 말을 들으면서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았고, 그러다 어머니의 모습에 자신을 겹쳐보며 어머니도 같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녀의 어머니 또한 남북 전쟁 때 피난을 오면서 어린 시절에 큰 사랑을 받지 못했고, 이후 어른이 되어서도 자신의 아이(황석정)에게도 사랑을 주지 못했다. 그것을 이해하고 나서 황석정은 좀 더 배우로서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감정의 표현을 나를 들여다보는 데에서 시작했다.
그녀는 지금은 종종 나약해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아직 네가 어린 시절의 결핍을 다 극복하지 못했구나. 괜찮아. 너는 이제 많이 이겨냈어. 잘 살아갈 수 있어!!"라며 완벽하지 않은 자신을 다독인다고 말했다. 나는 이런 모습이 나와 대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스스로 용기를 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그렇게 삶을 살고 있다. 나는 아직도 잘 모르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이 무섭다. 조금씩 변화하기 위해서 노력하며 "괜찮아.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 없어. 예전과 비교하면 정말 많이 나아졌잖아!" 라며 다독인다. 나와 대화하는 일은 이렇게 스스로 용기를 얻고, 위로를 얻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나와 대화를 통해 너무 자신을 강하게 몰아붙이는 것도 좋지 않다. 두 번째로 <말하는 대로> 무대에 오른 웹툰 작가 이종범은 자신이 그리는 심리학 웹툰을 통해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와 자신이 겪은 경험을 토대로 '도망쳐도 괜찮다.'는 말을 스스로 하라는 말을 거리의 시민들에게 해주었다.
'도망쳐도 괜찮아.'라는 말은 상당히 우리에게 이질적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악으로 깡으로 버텨야 한다'는 말을 들었고, 비겁하게 도망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 특히 '하면 돼!' '할 수 있어'같은 무조건적인 긍정적인 마인드의 말을 들었는데, 언젠가부터 이런 말에 우리는 너무 중독되었다.
솔직히 약한 마음을 먹는 것보다 강한 마음을 먹는 게 더 좋다고 우린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 지나치게 그렇게 해야 한다는 의무감 속에서 자신을 속박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웹툰 작가 이종범은 자신이 겪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그냥 몸을 던져 부딪히는 게 아니라 때로는 도망쳐도 된다고 말했다.
도망쳐도 된다는 말은 아무도 해주지 않기에 자신이 스스로 해주지 않는 이상 들을 수가 없다. 우리는 나 자신과 대화하면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결전의 무대에서 힘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는 때로는 힘든 반복 속에서 쉴 시간도 필요하다. 때때로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이 있다고 하지 않는가?
내 마음을 자꾸 몰아붙이기만 하면 우리는 진심으로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잊어버리게 된다. 세 번째 <말하는 대로> 무대에 오른 가수이자 뮤지컬 배우인 다나는 어릴 적에 우연히 캐스팅되어 회사가 짜놓은 스케줄대로 움직이는 삶을 살았다. 그러나 그렇게 살다 보니 자신에게 질문한 적이 없었다.
사람들이 어릴 적에 한 번은 친구들과 혹은 선생님과 나누는 '너는 뭐가 되고 싶어?'라는 질문을 해볼 시간이 없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어릴 때 캐스팅되어 이미 일을 하고 있었고, 자신이 스스로 생각하기보다 어머니와 회사가 계약을 통해 주어지는 스케줄을 소화하는 것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일찍 무언가가 되는 일은 마냥 좋을 것 같지만, 이런 매너리즘에 빠지게 한다. 그 매너리즘 속에서 그녀는 처음으로 자신과 대화를 하면서 자신이 진심으로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고민해보았고, 노래를 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들기 시작하면서 간절함을 에너지로 삼아 노력했다고 한다.
세상은 절대 공평하지 않기에 노력한다고 좋은 결과를 주지 않았지만, 그녀는 "스스로 원하는 것을 간절하게 했을 때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어느 사람을 통해 들은 "본인이 주도하지 않는 삶을 살면 지금 이 순간 네 꿈은 소비된다."는 말을 통해 좀 더 변할 수 있었다고 한다.
내가 주도하는 삶. 우리는 이 말을 다르게 풀면 '내 삶을 사는 삶'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내 삶을 사는 삶은 온전히 삶을 사는 데에 자기 이유가 있는 삶이고, 언제나 나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삶이다. 어떤 결정을 할 때 '나는 왜 그것을 하고 싶어 하지?'라고 물어보고, 괴로울 때는 '왜 힘들지?'라고 묻는 거다.
우리는 그렇게 혼자 보내는 시간을 '고독'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고독이 싫어서 사람과 만난다고 말하지만, 고독은 우리가 피해야 할 것이 아니다. 고독과 외로움은 다른 것이다. 외로움을 사람을 바라지만, 고독은 나를 바라는 감정이다. 고독을 마주하며 나와 대화를 나누는 건 나를 단단하게 해준다.
이번 <말하는 대로 6화>는 나와 대화를 통해서 나를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나는 늘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싶어 하고,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정리를 해본다. 이 과정 또한 모두 나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라고 말할 수 있고, 자기 이유를 형성하는 과정이다.
간절하게 하고 싶어 하는 것도, 내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되는 것도, 때때로 도망쳐서 휴식을 취하는 것도 나와 대화를 통해서 할 수 있는 일이다. 우리가 무엇을 하기 전에 나 자신의 마음을 모른다면, 과연 누가 우리의 마음을 알아주겠는가? 나와 대화가 없는 삶은 그저 속 빈 삶의 연속일 뿐이다.
마지막으로 이 글과 함께 소개하고 싶은 몇 편의 글을 남긴다. 아래의 글이 자기 이유를 고민하는, 나와 대화를 하는 법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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