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박 5일 일본 마지막 시간은 신사와 게이머즈에서
- 여행/일본 여행기
- 2016. 8. 1. 07:30
겐카이정 홈스테이 5일 차, 마지막으로 구경을 한 시간
25일 밤에 4일 차 일기를 정리하다가 잠들었지만, 26일 아침 또한 역시 일찍 눈이 떠졌다. 6시 정도에 일어난 나는 간단히 씻은 후에 카메라를 들고 아침 산책을 나섰다. 사람들이 붐비지 않았지만, 아침 출근길을 위해서 각자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을 볼 수 있는 거리는 밤에 본 모습과 또 달랐다.
호텔 주변을 돌고 나서 하카타 역으로 들어가 발을 분주히 옮겼는데, 그곳에서 아주 일상적인 일본의 아침을 볼 수 있었다. 도시락 점에 들러서 도시락을 사서 발을 옮기는 사람, 등굣길이나 출근길 혹은 그냥 아침으로 먹기 위해서 빵집에 들러서 빵을 사는 사람 등의 모습을 카메라로 담기도 했다.
빵집은 카메라로 사진을 찍기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들어가서 살펴봤는데, 파는 빵의 종류나 모습은 한국의 프랜차이즈 빵집과 크게 다른 점은 없었다. 하지만 부분적으로 다른 빵이 눈에 들어왔고, 나는 일본에 와서 2번밖에 먹지 못한 메론빵과 맛있기를 기대한 크로와상을 구매해서 호텔로 돌아왔다.
아침까지 시간이 남았지만, 역시 일본의 빵집에서 빵을 사 먹는 일은 빼놓을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프랜차이즈 빵집과 비슷한 분위기가 나는 빵집의 빵이 아니라 '이 지역의 명물! 먹지 않으면 후회하는 메론빵!' 같은 빵을 먹어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근처에서는 그런 빵집을 찾을 수가 없었다.
버스 터미널 건물과 상가, ⓒ노지
내가 머무른 컴포트 호텔, ⓒ노지
후쿠오카 하카타 역, ⓒ노지
후코오카 거리 풍경, ⓒ노지
자전거 주차장은 늘 철저하다, ⓒ노지
후쿠오카 거리 풍경, ⓒ노지
후쿠오카 지하철로 들어가는 길, ⓒ노지
후쿠오카 하카타역 거리 풍경, ⓒ노지
원피스 골드가 상영 중!, ⓒ노지
후쿠오카 하카타 역내 풍경, ⓒ노지
JR 표 사는 곳, ⓒ노지
티켓 자동 판매기, ⓒ노지
역 개찰구 모습, ⓒ노지
아침에 호텔 식당에서 모여 간단히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침 식사를 했다. 그곳에는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전국 대회에 참여하기 위해서 많은 일본 학생이 있었다. 동석한 임 교수님께서 어떤 종목의 대회인지 옆자리 학생들에게 물어보았는데, 어제까지는 유도였고 오늘은 검도라고 한다.
솔직히 나도 엘리베이터나 거리를 걷다가 만난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걸어보고 싶었지만, 말을 걸기가 쉽지 않았다. 전형적인 과감하지 못하는 성격의 차이인데, 어제는 간단히 모르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과 달리 역시 학생들이 상대라면 묘하게 긴장하게 되는 법인 것 같다.
이후 교수님과 함께 모인 함께하는 학생들은 간단한 주의사항과 몇 시까지 하카타 국제 여객 터미널로 오라는 공지를 듣고, 12시 반까지 주어진 짧은 자유시간을 만끽하기 위해서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26일의 자유시간은 짧았기 때문에 갈 수 있는 곳이 한정적이라 빨리 움직여야 했다.
나는 나와 같은 방을 쓴 후배와 함께 중간까지 함께 움직였다. 1일 동안 후쿠오카 지하철을 타고 다닐 수 있는 표를 끊어서 기온으로 가서 신사 몇 군데를 둘러보고, 텐진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다가 일단 헤어져서 나중에 다시 하카타 역에서 만나는 것으로 방향을 정했다. (서로의 목적지가 달랐다.)
나는 텐진에서 오타쿠들에게 유명한 만다라케를 찾아갔는데, 아쉽게도 오픈 시간이 12시부터라 만다라케에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곳에 갔다가 이제 막 후쿠오카에 도착했다는 한국 사람 두 명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들은 30분을 기다리다가 만다라케 들어가서 쇼팽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정말 부러웠다!
지하철 기온 역, ⓒ노지
만다라케는 12시부터! 젠장!, ⓒ노지
함께 사진을 찍지 못한 게 아쉽지만, 초면에 남자끼리 "같이 사진 한 장 찍으실래요?"라고 묻는 것도 조금 그래서 그냥 발걸음을 바로 옮겼다. 서둘러서 나는 하카타 역에 있는 하카타 버스 터미널 7층에 있는 게이머즈 샵으로 향했는데, 7층은 게이머즈 샵만이 아니라 게임 센터가 함께 있었다.
12시가 되기 10분을 남기고 도착해서 게임 센터를 둘러보다가 피규어가 들어있는 뽑기 게임을 잠시 했다. 아치피 돈은 남았고, 짧은 시간 동안 뭐라도 건질 수 있는 건 이것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역시 재능이 없는 탓인지 <러브 라이브>의 호노카 인형을 뽑으려고 했지만 4번 모두 실패했다.
혹시 다른 상품은 뭐가 있나 찾아보다가 니시오 이신의 <모노가타리> 시리즈로 유명한 시노부 피규어를 발견했다. 정확히는 <모노가타리> 시리즈 오리지널 상품이 아니라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와 콜라보레이션을 한 상품이었지만, 피규어가 굉장히 이쁜 것 같아서 이 게임에 다시 도전했다.
가지고 있던 200엔으로 2번을 실패하고 나서 '천 엔까지 써보자'는 마음으로 천 엔을 동전으로 바꿔서 시도했다. 점차 어떻게 건지면 될 것인지 감이 온 덕분일까? 예상 금액 천 엔이 아니라 네 번 더 도전해서 총 600엔으로 시노부 피규어를 뽑을 수 있었다. 무심코 "やった!" 하며 좋아했다.
가까이 있던 직원이 축하한다고 말을 건네면서 봉지를 건네주었고, 직원은 다시 게임기 뒤에 쌓여있던 상품 한 개를 앞으로 옮겨놓았다. 이때는 알지 못했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이 피규어는 2개가 하나의 세트로 구성되는 상품이었다. 마미와 시노부가 각자의 의상을 입고 둥글게 앉는 게 완성이었다.
하카타 버스 터미널 7층, ⓒ노지
뽑기 게임으로 얻을 수 있는 피규어, ⓒ노지
그렇게 뽑은 피규어는 모니터 우에 장식!, ⓒ노지
한국에 돌아와서 그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아무튼, 당일에 시노부 피규어를 얻고 나서 옆에 있는 게이머즈 매장을 들려서 짧게 구경을 하다가 <러브 라이브! 션샤인> 굿즈 몇 개를 구매하고 급하게 컴포트 하카타 호텔로 향했다. 12시 30분까지 항구로 가야 해서 시간이 없었다.
만약 좀 더 놀 생각으로 25일 밤에 여러 게임 센터를 돌아다니거나 텐진 만다라케를 갔다면, 조금 더 많은 돈을 쓰면서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지 않았을까 싶다. 뭐, 오히려 당시에 맛본 짧은 즐거움은 그렇게 되지 않았기에 더 즐거웠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정말 딱 맛만 보고 왔으니까.
마지막 날인데도 기념품은 하나도 사지 못했지만, 그래도 기념품으로 시노부 피규어를 얻을 수 있었으니 만족한다. 다음에 후쿠오카를 또 한 번 방문하게 된다면, 그때는 조금 더 자유롭게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추억을 쌓을 수 있을 것 같다. 할 수만 있다면 9월에 꼭 후쿠오카나 오사카를 오고 싶다.
학교에서 참여한 모든 학생과 교수님은 부산 국제 여객터미널에서 마지막으로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는데, 다음에 또 한 번 만날 수 있는 재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8월에 겐카이정에서 우리가 몇 분이 부산을 방문한다는데, 아마 그때가 되면 다시 모두와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여러 걱정이 많았지만, 아쉬움과 즐거움이 교차하며 즐거운 시간이 되었던 4박 5일간의 겐카이정 홈스테이 일정. 1일 차에 했던 걱정은 온데간데 없었던 데다가 하지 않았으면 더 크게 후회했을 것이다. 이런 기회를 준 대학 측과 함께 즐겁게 어울러준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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