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완전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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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쪽이 넘는 <21세기 자본>의 핵심을 만화로 쉽고 재미있게 읽는다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를 일컬어 소위 '돈이 돈을 버는 사회'라고 말한다. 막대한 자본으로 부를 늘려가는 일은 바늘구멍에 낙타가 통과하기보다 쉽지만, 오로지 노동만으로 부를 축적하는 일은 바늘구멍에 낙타가 통과하기보다 어렵기 때문이다. 아마 많은 사람이 이를 체감하고 있지 않을까?


 얼마 전에 드라마 <38사기동대 6화>를 통해서 의미심장한 대사를 들었는데, 그 대사는 이렇다.

"대한민국 개천 마른지 오래다. 개천에서 용이 날 수도 없고 볼 수도 없다. 너희 같은 것들은 그냥 용 옆에서 같이 숨 쉰 것으로 만족하고, 다시 개천에서 물장구치면서 살아라. 하루하루 공과금 걱정하면서."


 속에서 알 수 없는 뭔가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듯한 대사지만, 우리는 이 대사를 부정할 수가 없다. 이미 오래전부터 언론을 통해서 '한국은 더는 개천에서 용이 나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었고, 금수저와 흙수저 차별을 일상처럼 말하는 사회 분위기를 통해서 이미 많은 사람이 이 사실을 체감하고 있다.


 그만큼 우리 사회 불평등이 커졌고, 돈이 돈을 버는 사회에서 아무리 경제가 성장해도 개인이 가지는 부가 늘어나는 일은 기대하기 어렵다. 자본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격차는 좁혀질 수가 없다. <21세기 자본>의 저자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r>g'이라는 공식을 통해서 이 사실을 말한다.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노지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은 한창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사람들의 이목을 끌면서 대중적으로 소비된 책이지만, 막상 책을 펼쳐서 읽어 본 사람은 소수에 달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경제학에 별로 관심 없는 사람이 '뭔가 획기적인 이야기라도 있나?'는 흥미 하나만으로 책을 읽기에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나 또한 그렇게 책을 구매한 사람 중 한 명이다. 나름대로 경제적 상식을 가지고 있고, 책 읽기를 좋아하고,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지혜를 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서 800쪽의 두꺼운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을 구매했다. 하지만 좀처럼 책은 읽을 수 없었고, 책장 한곳에 우두커니 장식만 되어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21세기 자본>을 좀 더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알게 되어 약간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과감히 구매했다. 그 책이 바로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이라는 책이다. 만화로 그려졌다고 해서 조금 꺼려질지도 모르지만, 책은 굉장히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노지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노지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노지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은 8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책 중에서 우리가 알아두어야 할 핵심을 요약하고, 그 개념을 단순히 긴 글로 설명하는 게 아니라 주인공이 있는 만화 스토리로 구성하여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적힌 책이다. 위 사진을 보면 굉장히 체계적으로 정리된 것을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책이 가지는 장점 중 몇 가지는 경제용어에 상당히 낯설어하는 우리가 쉽게 경제용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사회 자본과 경제에 잘 몰랐던 주인공 히카리가 배워가는 과정을 통해 함께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군데군데 포스트잇을 붙였고, 히카리가 경제를 배우고 이해하는 동시에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어서 굉장히 좋았다. 그동안 알지 단어만 알고 제대로 알지 못했던 사회 자본의 역할과 우리사회에서 어떤 개선이 필요한지 알았고, 안일하게 생각한 부분을 깨달을 수 있었다.


 만약 이 모든 이야기를 딱딱한 경제풀이로 읽었다면, 과연 내가 모든 이야기를 다 읽을 수 있었을지 자신이 없다. 만화로 적혀 있어 일부 사람이 읽기꺼릴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은 전혀 꺼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해가 되는 책이 아니라 무척이나 도움이 될 수 있는 멋진 책이기 때문이다.


 만화로 진행되는 이야기도 무척 재미있고 쉽게 몰입할 수 있었지만, 만화에서 다룬 경제 이야기를 짧게 정리한 페이지도 정말 좋았다. 중간에 하나의 섹션으로 정리한 그 부분은 만화로 읽었던 부분을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했기 때문에 눈에 쏙쏙 들어왔다. 더욱이 현실에 직접 연결해 볼 수 있어 좋았다!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노지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노지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노지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노지


 주인공 히카리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배워가고, 그녀가 조금씩 일상에서 하나둘 자기 일을 변화를 찾아 바꿔가는 모습은 '현실에서 지금 내가 실천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는 고민을 할 수 있었다. 특히 책의 마지막에 이르러 등장한 새로운 인물 후루토 메이는 전형적인 우리의 모습이라 공감이 갔다.


 우리도 자주 하는 "중요한 것은 학력과 배경이에요. 지금의 저따윈 아무도 봐주는 사람이 없어요."이라는 생각과 주가가 올라 이득을 보는 모습에 "부자들만 이익 본다."는 등 솔직히 내가 하는 생각과 너무 같았다. 저자는 이 모습에 말 상자를 담아 피케티가 제안한 세계적인 자본제 한계 등을 설명한다.


 <21세기 자본>에 이런 말이 있다.

 "단 한 가지 확실한 결론이 있다. 현대적 성장, 혹은 시장 경제의 본질에 무언가가 부(富)의 격차를 분명 줄이고, 조화를 이룬 안정을 초래할 것 같은 힘이 있다는 생각은 환상이라는 것이다."


 피케티의 논의에 따라 격차 시정을 생각한다면, 내년, 내후년의 결과를 헤아릴 것이 아니라 가능하면 1세대(30년), 적어도 10년 단위로 상황을 판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만화로 읽는 피테키 21세기 자본>은 우리가 마주한 경제 상황과 한계점을 분명히 마주하게 하고, 열린 미래로 마무리 짓는다.


 아마 이것은 만화로 이야기를 그렸기에 가능한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주인공의 이야기에는 역시 불행으로 결말을 짓기보다 좀 더 희망적인 편이 좋으니까. 비록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책은 피케티의 이론을 이해하고, 우리가 겪는 불공평한 사회에서 자본과 노동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에 부족함이 없었다.


 더 전문적인 지식은 경제 도서를 참고하거나 <21세기 자본>을 통째로 읽어보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책의 마지막에는 피케티로부터 새로운 논의가 시작되는 현재를 정리하고, 짧게 <21세기 자본>을 정리한 용어집과 함께 제법 긴 인터뷰를 첨부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읽어본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솔직히 만화를 좋아하기에 나는 이 책을 거리낌없이 읽었다. 부디 만화라고 차별하지 말고, 꼭 책을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만화 속 인물들은 모두 하나같이 귀엽고 예쁘게 잘 그려져 있었고(그래서 더 좋았다!), 지식 또한 말 상자와 부분 정리 페이지를 통해서 피케티 경제를 잘 정리했다. 정말, 오랜만에 극찬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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