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국 사드 배치를 강력히 반대한다
- 시사/사회와 정치
- 2016. 2. 11. 07:30
나는 한국이 주도권도 없이 강대국 사이에서 휘둘리는 장기말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설날을 맞아 북한은 저 푸른 하늘을 향해서 커다란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국제사회가 북한이 쏘아 올린 것을 대륙 탄도 미사일 사거리 실험이라고 하지만, 북한은 단지 위성을 쏘아 올렸을 뿐이라며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북한이 하늘을 향해 쇳덩어리를 쏘아 올린 후, 나라 안팎이 시끄러워졌다.
국제사회에서는 UN 안보리의 강력한 제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국내에서는 기회를 노리고 있던 여당과 박 대통령이 '이래서 대 테러방지법이 필요하다!'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말 기가 막히게도 총선을 앞두고 또 이런 일이 벌어지면서 선거 판도는 크게 뒤집힐 조짐을 보인다.
한국 총선 판도에 대한 이야기는 잠시 미루자.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이야기는 북한이 일으킨 사건을 통해서 한국 국방부가 갑작스럽게 미국과 사드 배치를 논의할 것이라는 일방적인 통보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전부터 '사드, 사드, 사드' 논의가 있었지만, 이번처럼 강하게 들고나온 것은 처음이다.
이 소식이 국내 언론에 보도되고, 미국을 비롯한 해외 언론에 보도되자 중국은 한국 대사관에 크게 항의를 했다고 한다. 중국은 이전부터 미국과 군사력으로 미미한 경계심을 부딪치고 있었는데, 한국에 사드가 배치되는 것은 겉은 북한 감시라고 해도 속은 중국을 견제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힘 겨루기, ⓒJTBC
현재 박근혜 정부는 옷 갈아입기 외교에서 건널 수 없는 다리에 서게 되었다. 여기서 우리는 중국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미국을 선택할 것인지 갈림길에 서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사태를 만든 것은 그동안 안일한 외교 정책과 대북 정책으로 무엇하나 똑바로 하지 못한 현 정부다.
지금도 이번 사태를 이용해서 어떻게든 떨어진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당내 분열을 막으려고 할 뿐이다. 기껏 취한다는 조치가 미국을 통해 사드를 배치하여 북한을 경계한다는 소리인데, 나는 정말 우리나라는 그토록 형편없는지 묻고 싶다. 어떻게 자주적인 해결 방법은 도저히 없는 걸까?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겠지만, 한국은 전작권을 아직 미국으로부터 돌려받지 못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 전작권을 우리가 회수하여 스스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하려고 했지만, 현 여당 새누리당과 기득권의 강력한 반발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 이후에 오히려 기간이 연장되어 가망이 없어졌다.
즉, 한국은 장기판 위에 놓인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장기 말이 되어버린 것이다. 미국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한국이라는 장기말은 앞으로 갈 수도, 뒤로 갈수도, 살 수도, 죽을 수도 있다. 이런 허수아비 같은 장기 말은 '아직 쓸모있다.'는 판단이 사라지게 되면, 금세 버림 말이 된다.
과연 지금의 한국은 버림 말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제 의견도 똑바로 주장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며 내부 분열을 통해 이익을 취하려는 소인이 대통령과 국회의원 자리에 앉아 있는 이 나라가 똑바로 제 역할을 하는 필요한 말이 될 가능성은 적다.
사드 배치 비용 누가 감당하나, ⓒJTBC
나는 한국에 미국의 감시 시스템 사드를 배치하는 것을 반대한다. 우리나라에 사드를 도입하는 데에도 수조의 비용이 들며, 유지비용은 그 이상으로 발생한다. 지금도 한국의 부채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그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다고 하는 걸까? 애초에 이게 가능한 소리인가?
이번에 국방부가 사드 배치를 들고나오니, 많은 한국 시민이 '뒷구멍으로 쳐먹고 있는 똥별들에게 또 얼마나 안겨주려고 그런 헛소리를 하느냐?'는 비판도 적잖게 나오고 있다. 이미 우리 한국 시민이 정부와 군에 가지는 신뢰도는 바닥이다. 이 사태를 해결할 방법은 미국의 사드 배치가 아니다.
지금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군 체계와 인사를 철저하게 감사하여 문제가 있으면 단호하게 잘라내는 일이 필요하다. 그리고 한결같이 불통을 고집한 정부는 고개 숙여 우리 시민에게 사과하고, 북한과 지금 당장 다시 대화를 시도하며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중재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지금처럼 스스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부는 바람대로 흔들리는 것은 한국의 존재 자체가 위험해질 수가 있다. 중국과 미국이라는 두 고래 사이에서 새우 등 터지는 모습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어찌 스스로 무엇하나 해보려고 하지 않는 이렇게 무능한 정부가 있을 수 있을까. (일본만 이득이다.)
나는 애초에 현 정부가 무엇을 제대로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성향이 우익이고, 보수인만큼 나라 안보는 확실히 챙기리라 생각했는데, 이건 그냥 개·돼지보다 못한 지도부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참으로 개탄스럽다. 과정도, 결과도, 모든 게 최악이다. (서둘러 내놓은 게 개성공단 철수라니!)
앞으로 한국은 어떤 선택지를 선택하게 될까? 처음 언론은 자극적으로 '사드 배치를 하기로 논의하였다.'고 보도하더니 이제는 '논의할 예정', '필요하다'는 등의 말로 한 단계 낮추어서 여론을 선동하고 있다. 중국과 외교적 마찰을 일으키면서 미국 한쪽에 일방적으로 붙는 건 옳지 못한 처사다.
우리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반도'가 가진 지리적 이점과 '북한'이라는 나라와 대립하는 설정을 최대한 잘 이용하여 외교 정책을 펼쳐야 한다.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에 추진했던 전작권이 지금 우리 손에 있고, MB-박 정부를 거치는 동안 약해진 자주적인 목소리와 민주주의를 단단하게 세울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미국과 중국이 겨루는 거대한 장기판에서 버림말이 되어 버려지는 일이 없을 것이다. 이는 어디까지 잘 모르는 20대 청년이 멋대로 지껄인 말이지만, 분명히 우리가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미 한국은 중국과 미국를 비롯한 다른 국가가 두는 장기판의 들러리이니까.
나는 묻고 싶다. 당신은 이번 사드 배치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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