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미니멀 라이프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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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의 물건으로 최대의 행복을 누리는 미니멀 라이프의 즐거움


 우리는 언제나 조금이라도 더 많은 것을 가지기 위한 삶을 산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월급, 조금이라도 더 넓은 집에서 가지고 싶은 물건을 채우고 싶어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조금 더 넓은 방에 책장과 피아노와 컴퓨터 책상을 놓아두고, 편하게 생활하는 이상적인 나의 공간에 욕심을 품고 있다.


 그런데 아마 내가 그런 공간을 가진다면, 나는 점점 쌓이는 책 속에서 '또 부족해! 지금보다 더 큰 집과 방을 가지고 싶어!'이라고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가 생활하는 그 이상적인 공간은 지금도 실현되어 있다. 내 방에는 책장 6개와 컴퓨터와 전자 피아노가 놓여있으니까.


 비록 방바닥은 내가 큰 대(大)자를 하고 누우면 꽉 차지만, 한 사람이 누워서 잠을 자기에 부족한 것은 없다. 더욱이 1200 책장 한 개와 800 책장 세 개와 600 책장 한 개, 작은 책장 한 개는 이미 내가 가진 많은 책을 보관하고 있다. 이 공간 틈틈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피규어도 자리를 잘 잡고 있다.


내 책장의 모습(1), ⓒ노지


내 책장의 모습(2), ⓒ노지


 <슈퍼맨이 돌아왔다> 같은 방송을 통해 보는 연예인의 집처럼 크거나 화려하진 않지만, 내 방은 온전히 나를 위한 이상적인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셈이다. 책장과 컴퓨터 책상과 전자 피아노를 놓아둘 수 있으니 조건은 채워지지 않았는가? 그런데도 만족하지 못하는 것은 오로지 욕심 때문이다.


사실은 우리 모두가 답을 알고 있다. 우리가 원하던 일이 이루어지면 금세 그 상황이 익숙해진다. 익숙해진 일은 점점 당연한 일이 되고, 당연한 일은 이내 싫증이 난다.

새로 산 바지를 처음 입었을 때는 무척 기쁘다. 그러다 5번쯤 입으면 곧 익숙해져서 기쁨이 줄어든다. 10번쯤 입으면 바지는 새 옷이 아니라 당연히 옷장 안에 들어 있는 물건일 뿐이다. 50번쯤 입으면 싫증이 난다. 원하던 일이 이루어졌다는 순간의 감동은 어느새 익숙함으로 이어지고 당연함의 과정을 거쳐 싫증이라는 부정적인 감정에 도달한다. 그러다 결국 그 물건은 별 볼 일 없는 물건이 되고 만다.

(본문 70쪽)


 이런 욕심을 제어하는 일은 솔직히 쉽지 않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내가 가진 물건과 내가 입은 옷으로 남에게서 인정을 받고 싶어하는 욕구를 당연하게 가지고 있고, 우리가 배운 경쟁의식은 '못해도 남만큼 살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뿌리 깊이 내려있어 내가 가진 것에서 만족하는 일은 어렵다.


 더욱이 '미니멀리스트'가 되는 일은 어느 정도 비판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내가 내 만족을 위해서 스스로 큰 방이 있는 집을 포기하고 작은 방이 있는 집에서 사는 것을 선택했을 뿐인데, 주변에서는 '그런 인생으로 만족하는 낙오자'로 낙인을 찍어버리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 이런 게 심하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노지


 얼마 전부터 틈틈이 읽는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는 그동안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물건을 버리지 못한 채, 자꾸 부풀리는 데에 급급한 욕심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미니멀리스트'라는 말을 나는 여기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지나친 물질주의 사회에서 이런 사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저자 사사키 후미오는 책을 통해서 자신이 왜 물건을 버리기로 했는지, 왜 우리 물건은 점점 늘어나기만 하는지 이야기하며 우리가 지금 당장 주변에 있는 필요 없는 물건을 버릴 수 있도록 조언을 해준다. 나는 책을 읽는 동안 상당히 뜨끔한 부분이 많았는데, 아마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규칙 34. 한 번 더 사고 싶지 않다면 버려라


자신이 정말로 그 물건을 좋아하는지, 정말로 꼭 필요한지를 판단하려면 '이것을 잃어버릴 경우 다시 한 번 그 가격으로 사고 싶은가?'라고 자문해보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어떤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누군가가 훔쳐갔다고, 또는 다 써서 없어졌다고 상상해보라. 이때 같은 물건을 같은 가격으로 사고 싶다면 정말로 당당하게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자신에게 꼭 필요한 물건이다.

반대로 '이 물건은 두 번 다시 사고 싶지 않아!'라는 생각이 든다면 잘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지불한 돈 이상의 가치가 없는 물건이므로 당장 버려도 좋다. 다음에는 다른 물건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틀림벗이 어딘가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있는 것이다. 어쩌다 보니 갖게 된 물건이다.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수명이 다해 떨어진다 해도 다시 같은 것을 사고 싶어지는 물건이라면 진정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본문 130)


 윗글은 책의 제3장 '인생이 가벼워지는 비움의 기술 55' 중 일부다. 지금 우리 주변에 있는 물건도 이렇게 한 번 생각해보는 게 어떨까? 우리는 어떤 물건이나 옷을 사는 데에 쓴 비용이 아까워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나 입지 않는 옷을 못 버린다. 여기서 '똑같은 가격으로 또 살 거야?'고 물어보면 금세 답을 얻을 수 있다.


 남에게 허세를 부리기 위해서 무리하게 할부까지 하면서 산 물건, 도대체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을 소비하며 그런 필요 없는 물건에 투자한 걸까? 돌이켜보면, 그때는 '이게 있으면 당당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의 자존감을 높이는 건 우리가 가진 물건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이다.


 한국 사회는 언제나 타인과 나를 비교하는 사회다. 내가 스스로 비교하지 않아도 주변에서 항상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스스로 자존감을 높이거나 낮추는 데에 여념이 없어 비교에서 벗어나는 일이 쉽지 않다. 지난해 <미움받을 용기> 책이 큰 인기를 끈 이유는 이런 삶에 저항하는 지혜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노지


 책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또한 그런 종류의 책이다. 단순히 물건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내가 가진 물건을 최소화하는 삶을 말하는 게 아니라 지금 현재의 나에 만족하는 방법과 비교에서 벗어날 방법을 말한다. 욕심으로 산 물건 속의 허영심을 버리면, 우리는 내 삶을 오롯이 살 수 있다.


물건을 버린 후 나는 더 이상 나를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늘 남과 비교하면서 볼품없는 방에 살고 있는 내가 부끄러웠다. 원하는 물건을 원하는 만큼 사들이는 사람을 보고 부러워하기도 했다. 이제는 그런 마음과 깨끗이 작별했다. 악순환의 고리가 되는, 누가 더 많은 물건을 갖고 있는지 겨루는 대회에는 더 이상 참가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본문 198)


 물건을 버리는 일, 즉, 타인과 비교하면서 살아가는 게 아니라 최소한의 물품으로 만족하면서 살아가는 일은 솔직히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간디 같은 성인군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노력해야지.' 하면서도 쓸데없는 욕심이 머릿속에서 기웃거리고 있다.


 그러나 저자가 말하는 미니멀리스트는 우리가 선택할 수 없는 선택지는 아니다.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생각해보는 것으로 우리는 일상 속에서 미니멀리스트를 행동으로 옮길 수 있고, 그 행동은 분명히 우리에게 지금보다 우리 삶에 여유를 가져다줄 수 있다.



 새해 목표를 세울 때마다 우리는 언제나 '올해는 무엇을 가질 것이다.' 식의 더하기 목표를 세운다. 오늘 여기서 우리는 '매몰 비용이 아까워 버리지 못한 옷과 물건들을 버리자'는 뺄셈의 목표를 세우는 일이 더 우리의 삶을 위한 목표일지도 모르겠다. 더하기에 집착하는 삶에 결코 '만족'은 없으니까.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책이 전하는 주제는 제목처럼 단순하다. 넘쳐나는 물건에 둘러싸여 살면서도 계속 물건을 늘려가는 삶이 아니라 '정말 필요한 것인가?'는 질문을 통해 물건을 버리고, 물건을 버리면서 얻는 시간과 여유로 현재를 체험할 수 있으면 된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그게 바로 책의 주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오늘날, 언제나 더하기만 바라보면서 스스로 불행의 늪을 빠지는 우리에게 단순하게 살아가는 것은 잘못된 선택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생각보다 타인은 우리에게 별로 관심이 없다. 우리는 스스로 만족하면서 현재를 오롯이 즐기는 것으로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읽은 글 중 일부를 남긴다.


내가 물건을 버리고 알게 된 것은 반드시 뭔가를 이루거나 훌륭한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이다. 평소에 해야 할 일들을 완수하고 하루하루 성실하게 생활하는 것만으로도 자신을 좋아하게 되고 기쁨을 느낄 수 있다.

물건이 없어 너무나도 수월해진 집안일을 끝내고 느긋하게 동네 산책에 나서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오리는 단지 털을 다듬고 있을 뿐, 뭔가가 되려고 어깨에 힘을 넣지 않는다. 오리는 경력을 쌓으려고 아등바등하거나 다른 오리에게 잘 보이려고 알랑거리지 않는다.그저 헤엄을 치고 털을 다듬으며 생활하고 있을 뿐이다. 그걸로 충분하다.

물건을 줄인 나는 평범한 생활을 할 뿐인데도 상당히 충실한 기분이 들고 만족스럽다. 단지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본문 189)


지금 한숨을 쉬고 있는 사람은 일생동안 계속 한숨을 쉬게 된다. 만일 뭔가 달라지고 싶다면 지금 이 순간부터 달라지기 시작해야 한다. 내일도, 다음 주도 실은 존재하지 않는다. 내일이 와도 '지금'이다. 1년 후도 다가오겠지만 그 역시 현재다. 모든 것은 지금이다.

나는 미래를 위해 모아둔 물건과 과거를 위해 가지고 있었던 물건을 많이 버리고 나서 현재의 일만 생각하게 되었다. 미래의 뭔가를 두려워하는 일은 이제 없을 것이다. 물건이 없으면 홀가분하다.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어떻게든 된다. 어떠한 생활을 하든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일도 이젠 없다. 가난하든 슬프든 그것을 맛보게 될 것이다. 어떤 일이 일어나든 그저 현재를 체험할 수 있으면 된다. (본문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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