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와 아베가 함께 걷는 동상동몽의 길

서로 견원지간인 듯 하지만, 알고 보면 죽마고우인 두 사람


 견원지간. 원숭이와 개를 비유하여 사이가 심각히 좋지 않은 두 사람을 가리키는 사자성어다. 우리는 종종 자주 싸우는 두 사람을 향해서 이런 사자성어를 빗대어 말하는데, 아마 한국과 일본은 바로 견원지간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을까? 두 나라는 자주 티격태격 마찰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은 대외적으로 보거나 정치적으로 보면, 견원지간이 따로 없다. 모두 각자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둘이서 정상회담을 통해 만나더라도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서 서로 다른 말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만히 이 둘의 모습을 들여다보면 견원지간이 아니라 죽마고우임을 손쉽게 알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 모두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과거 군국주의를 이끌었던 지도자의 자식으로서 마치 부모가 마치지 못한 일을 끝내려는 듯한 움직임을 연신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평화 헌법을 개정하려 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시민을 IS에 비유하며 탄압하려고 한다.


 매번 국내에서는 여론을 의식하여 상대방을 비판하는 말을 종종 하지만, 알고 보면 두 사람은 호흡이 아주 척척 맞는 죽마고우나 다름없다. 과거 일본 제국주의 속에 살았던 부모님을 둔 두 사람은 무슨 이야기를 하더라도 공통점이 있을 것이다. 극으로 치닫는 파시즘을 부추기는 모습이 찰떡궁합이다.


박근혜와 아베, ⓒ민중의 소리[각주:1]


 그런데 무서운 것은 단순히 그들이 주장하는 파시즘이 허언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두 사람은 모두 국내에서 극단주의 집단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거의 미동도 하지 않는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50%에 이르는 지지율을 기반으로 막무가내 행동을 하더라도 거의 흔들리지 않는다.


 더욱이 그들에 맞서야 하는 야당 또한 세력이 크지 않다는 점이 그들에게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일본은 야당이 새로운 연합을 구성하여 아베의 독선적 행동을 저지하고자 하려고 하는데, 현재 한국의 야당은 아직도 계파 싸움으로 제 할 일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웃프다.


 두 나라 모두 시민들이 독재자 같은 불통을 고집하는 두 지도자에게 고함을 치는 시위를 하지만, 모두 들은 척도 하지 않는 점도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닮은 점이다. 일본에서는 그나마 폭력 진압은 없는 게 한국보다 더 나은 상황이라는 점에 대해 도대체 우리는 무슨 말을 해야 하는 걸까?


 한숨 밖에 나오지 않는다. 유독 겨울바람이 차가운 것은 우리가 이런 지도자와 지도자를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는 사회에 맞서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전 외신기자가 쓴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이라는 책의 제목처럼, 우리는 절망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아니, 너무 당연해져 있다.


"새정치 연합의 대표 정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열 명에게 물어보았다. 보통 야권에 표를 던지는 유권자로, 서울에 거주하는 20~30대를 대상으로 삼았다. 이들은 정치에 직접적인 연관은 없으나 정치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정치에 완전히 무지하다고 말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문에 답한 사람은 두 명 뿐이다. (중략) 설문자 대부분은 특정 정책보다는 새정치 연합에 대한 전반적인 인상을 설명했다. 하나같이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응답자 가운데 좌파성향이 강할수록 새정치연합을 '제2의 새누리당', 심지어 '다이어트 새누리당'이라 부르기까지 했다. 우파 성향 응답자는 새정치연합이 새누리당 왼쪽에 자리잡고 있긴 하지만 새누리당이 견제할 필요가 없을 만큼 무능력한 존재라고 답했다. 조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공통적이었고, 오합지졸이라는 말도 몇 번 등장했다.

(본문 142_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


 윗글은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에서 읽을 수 있는 내용이다. 새정치연합은 도대체 무엇을 하는 야당인가.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이 귀 기울이지 않는 시민의 목소리를 주의 깊게 듣고, 실천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정당이라고 말하기보다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 '제2의 새누리당'이 아닌가.


 새정치연합은 솔직히 딱히 진보적인 정당이 아니다. 그냥 새누리당과 반대되는 자리에 앉아있을 뿐이다. 모두 하나같이 기득권을 지키는 데에 빠져 있고, 서로 조금이라도 더 많은 밥그릇을 챙기고자 시민이라는 단어와 함께 민생을 언급하고 있을 뿐이다. 새누리와 다른 점이 도대체 어디 있는 걸까?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를 가리켜 견원지간처럼 보이는 죽마고우라고 말했는데,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또한 마찬가지일지도 모르겠다. 모두 각각 자신을 압도적으로 지지해주는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지역주의 정당이고, 바보같이 말해도 다른 선택이 없어 지지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까.



 어제 <정의를 부탁해> 책을 소개하면서 우리는 다시금 '정의란 무엇인가'는 질문에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었다. '정의란 무엇인가'이라는 질문이 필요한 이유는 이처럼 견원지간처럼 겉으로 보이더라도 사실은 죽마고우처럼 호흡이 딱딱 맞아 파시즘으로 내모는 지도자를 똑바로 보기 위해서다.


 우물 안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저게 하늘 전부구나.'이라고 생각하는 것만큼 멍청한 일이 또 있을까. 우리는 모두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기 싫어하면서 정치적, 사회적 문제에서는 언제나 우물 안 개구리가 되고 싶어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왜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며 외면하려고 하는가. '나의' 일이다.


 지금도 박근혜 대통령은 특유의 유체이탈 화법으로 테러방지법과 노동 개혁의 지지부진한 속도를 강하게 질책했다. 어떻게 국제 정세에서 등장하는 극단적인 단어로 자국의 시민을 빗대고,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기 위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인지. 당신은 이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무리 절망이 익숙하고, 희망이 불편하다는 헬조선이지만, 점차 희망이 보기 드물어지는 시대 흐름이 너무 암담하게 느껴진다. 서로 견원지간인 듯한 모습을 보여주며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 그들의 독선적 행동을 막을 수 있는 야당 연합과 시민은 어떻게 될 것인가.


 우리는 죽은 눈으로 그들의 발언과 행동을 지켜보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며 참여해야 한다. 그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시민의 무관심이고, 무지다. 우리가 알면 알수록,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면 기울일수록, 그들은 결코 우리의 오늘을 함부로 짓밟지 못할 테니까.



  1. 민중의 소리: '전범의 외손자' 아베 신조와 '다카키 마사오의 딸' 박근혜의 인연 http://goo.gl/YXe7Ro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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