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대로 괜찮은 당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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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마친 수험생, 그리고 일과 스트레스에 지친 당신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


 책을 읽다 보면 때때로 따스한 온기를 한가득 느껴지는 책을 만나게 된다. 마음속의 상처가 큰 사람은 이런 책을 읽을 때 괜히 눈시울이 붉어진다. 책을 읽으면서 아무도 나에게 해주지 않은 위로의 말을 스스로 내 마음속에 건네며 우리는 진정한 의미로 다친 마음을 위로한다.


 얼마 전에 나는 우연히 <지금 이대로 괜찮은 당신>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다른 책과 함께 구매한 탓에 뒤늦게 읽게 되었지만, 책을 읽으면서 그 어떤 책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읽었다. '진작 이 책을 읽어볼걸!'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지금 이 책을 읽었기에 더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책을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모르겠다. 정말 좋은 책인데, 단순히 '좋다'고 말하기에 책이 가진 이야기의 색채가 너무 따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소제목으로 '수능을 마친 수험생에게, 그리고 지친 당신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으로 정했다. 마음을 다독이는 데에 가장 좋은 책이었으니까.


지금 이대로 괜찮은 당신, ⓒ노지


 <지금 이대로 괜찮은 당신>은 양양과 장하오천 두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다. 장하오천이 만난 사람의 이야기, 그리고 양양이 찍은 사진과 글귀를 통해서 우리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며 다친 마음을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였다. 책을 읽는 동안 나는 괜히 그래서 더 열심히 읽었던 것 같다.


 값싼 힐링. 우리 한국 사회에서는 종종 그런 말을 하는 힐링이 있다. 특히 책을 통해서 마음을 위로한다는 말에 사람들은 가끔 무례한 말을 한다. 책을 통해서 위로를 받더라도 그건 그때뿐이라는 것이다. 책을 통해서 위로를 받는 것보다 독한 술을 마시며 잊어버리는 것이 낫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거기에 동의할 수가 없다. 술을 마시지 않기에 술을 마시며 고통을 잊어버리려는 일이 도움되는지 잘 모른다. 하지만 책을 오랫동안 친구로 삼았고, 책을 통해 다친 마음에 손을 뻗었던 나는 책을 통해서 만나는 따뜻함이 나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하고 싶다.



"무엇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것도 안타깝지만, 정말 안타까운 건 멀리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 알고 보니 가까이에 있었다는 사실이야."


 특히 그런 부분에서 <지금 이대로 괜찮은 당신> 같은 책은 정말 좋다. 요즘 말로 하면, 대박이고, 대박이다. '어떤 위대한 A라는 사람이 어려운 역경을 딛고, 성공했습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친구 A는 인생의 목표를 향해 전진하며 지금 즐거운 삶을 살고 있다.'는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도 어떤 사람은 '결국은 성공한 사람의 평범한 성공 이야기잖아. 이런 이야기는 다른 책에서도 읽을 수 있다고.'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일부 부정할 수 없는 말이기도 하지만, 과연 여기서 등장한 인물들이 모두 우리가 말하는 '성공'이라고 말하기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의 이야기는 실연을 통해서 상처를 입었고, 어떤 사람의 이야기는 우정을 몰라 친구를 잃어버렸고, 어떤 사람의 이야기는 헤어졌다가 다시 만났다. 평범한 한 사람의 사랑, 그리고 우정, 그리고 삶을 살아가는 방식. 그 이야기를 통해 나를 돌아보는 책이 <지금 이대로 괜찮은 당신>이었다.


ⓒ지금 이대로 괜찮은 당신


ⓒ지금 이대로 괜찮은 당신


ⓒ지금 이대로 괜찮은 당신


이 책에 M의 이야기를 담기로 결정한 것은 며칠 전 그가 보낸 엽서 한 장 때문이다. 그가 직접 인쇄한 엽서의 사진 속에는 어떤 뚱뚱보가 책 위에 엎드린 채 잠들어 있다. 뒤룩뒤룩 살찐 볼에 눌려서 입술은 거의 숫자 8 모양이 됐다. 난 깔깔 웃으며 그를 향한 애정 섞인 욕설을 내뱉었다. 엽서 속의 그 뚱뚱보가 바로 나다.

사진 반대 면에는 간단히 몇 자 적혀 있다. 손글씨가 꽤 보기 좋다.


누군가는 나서서 이런 흑역사를 기록으로 남겨줘야 하지 않겠냐.

나 회사 그만뒀다. 여행 떠나.


갖고 싶은 것과 이미 가진 것은 항상 정반대이다. 원하는 것은 아직 내 것이 아니고, 이미 가진 것은 이제 별것 아니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인생은 짧다. 허송세월을 보내기엔 시간이 너무 아깝다. 또한 인생은 길다. 꿈을 내 것으로 만들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러야만 한다.

(중략) 그가 무슨 이유로 갑자기 생각을 바꿨는지는 모른다. 그런데 문득 학창 시절 사진첩을 펼쳤다가 그가 사진으로 남겨 놓은 유치한 추억들을 보다가 갑자기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나중에 이 사진들을 보게 될 또 다른 '피해자'들은 아마도 나와 같은 심정이겠지. 추억을 기록해 준 그에게 정말 고맙다. 그리고 나는 믿는다. 현재 그는 꿈을 향해 다시 활짝 피어나는 중이란 것을. 그리고 이제부터 그의 인생은 쉼 없이 힘차게 달리게 되리란 것을. (본문 169)


 나는 <지금 이대로 괜찮은 당신>이 가진 장점으로 마음에 불쑥 들어오는 글만이 아니라 사진도 함께 말하고 싶다. 평범한 사진이 글과 어울리며 눈의 피로를 덜어주고, 평범한 물건에 작은 그림을 덧붙인 사진은 '이렇게 사진을 찍을 수도 있구나!'라는 놀라움과 함께 적힌 글에 감동적이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고, 차가워지는 세상이다. 하물며 계절 또한 이제는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갔고, 단풍이 물드는 가을을 지나 겨울을 향하고 있다. 차가운 바람에 식어버린 몸을 데워줄 수 있는 친구와 연인이 없다면, 책을 통해 내 마음에 온기를 더해보는 일도 좋은 일일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나는 다시금 지나가 버린 시간을 떠올려 본다. 오늘도 셀 수 없는 발걸음으로 흐르는 시간을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지금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 걸까. 사랑을 해본 적은 없지만, 삶을 사랑하는 감정도 알지 못하지만, 무턱대고 나는 열심히 살아가려고 한다.


 누군가에게 세상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본다는 지적을 받고, 누군가에게 좌파 빨갱이라는 지적을 받고, 누군가에게 뚱뚱하고 못 생겼다는 지적을 받는다. 하지만 누군가는 나를 응원해주고, 누군가는 내 말에 공감해주고, 누군가는 내 글을 읽어준다. 이 정도면, 나름 잘살고 있는 게 아닐까?


 수능 시험이 끝난 이후에는 종종 뉴스를 통해서 자신에게 낙담해 비극적인 선택을 한 아까운 소년·소녀의 이야기가 들린다. 분명히 그들의 마음은 여린 두 손으로 버티기에 너무나 무거웠을 것이다. 비단 소년·소녀만이 아니라 어른도 마찬가지다. 무너지려는 마음을 가까스로 지탱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오늘 소개한 <지금 이대로 괜찮은 당신>이라는 책을 그런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그리고 만약 내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선물해주고 싶다. 아니, 돈이 없어 책을 선물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색깔 포스트잇에 작은 글귀 하나를 옮겨 적어 메시지를 건네주고 싶다.


 책이, 글이, 사진이, 우리의 마음속 차가운 방에 들어와 함께 울거나 웃거나 해줄 테니까.


모든 일에는 '정수'와 '변수'가 있다. 규칙적인 패턴도 존재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변수도 함께 존재한다.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길에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자신을 발견한다. 운이 좋을 때, 낙담했을 때, 기분이 최고일 때, 기분이 최악일 때, 어떤 순간이든 먼저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고, 사랑을 믿어야 사랑이 찾아온다. 아주 예전에 당신이 날려 보냈던 나비. 그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당신에게 어떤 광활한 미래를 만들어 줄지 지금은 아무도 모른다. (본문 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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