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같아도 직관의 힘을 믿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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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직관은 때때로 놀라울 정도로 우리의 삶을 이끈다


 우리의 삶은 언제나 선택으로 가득 차 있다. 내가 선택한 옷, 내가 선택한 대학, 내가 선택한 직업, 내가 선택한 연인, 내가 선택한 삶. 심지어 지금 이렇게 읽는 글 또한 내가 선택한 링크를 통해서 읽게 된 글이다. 단지 링크의 최초 출발점이 페이스북, 트위터, 검색 등 경로가 서로 다를 뿐이다.


 이렇게 다른 경로를 통해서 우리는 몇 가지의 선택을 하게 되고, 그 선택은 우리의 삶을 이루는 하나의 요소로 작용해왔다. 우리가 어떤 하나의 선택지를 선택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손꼽히는 것은 확실한 정보를 가질 것, 안전할 것 등의 요소다. 그래서 우리는 선택을 하기 전에 분석한다.


 철저한 분석을 통해서 위험 부담이 낮고, 현명한 답을 선택하는 것이 우리가 받은 교육이었다. 우리가 받은 교육은 우리가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지식을 갖추게 해주었고, 우리가 어리석은 선택을 할 때마다 잘못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이성적인 사람인 사람이 되었다.


 그런데 종종 우리는 선택을 하는 데에서 이성적인 선택을 하지 않을 때가 있다. 오직 내 직관을 따라서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불러일으키는 선택을 통해 남과 다른 궤도에 오르기도 하고, 때때로 처절하게 실패하면서 그때의 선택을 후회하기도 한다. 아마 누구나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런 일을 반복하는 사람을 '이상한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이후 그들이 놀라운 결과로 세상에 영감을 주었을 때는 '창조적 리더'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다른 사람이 선택하지 않은 선택지 속에 숨은 '기회'를 살린 그들은 우리 세상을 놀랍게 바꾸어 놓았고, 자신의 삶을 예술 작품으로 만들었다.


직관의 힘, ⓒ노지


 오늘 소개할 책 <직관의 힘>은 그렇게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오류를 검토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직관을 따라 선택한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나는 책을 읽는 동안 선택의 어려움을 느끼면서도, 역시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자신이 꾸준히 반복한 경험이 쌓이는 직관이 가장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직관을 다른 말로 하자면, 통찰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쉽게, 프로야구를 예로 들어보자. 베테랑 투수와 타자는 상대방이 다음에 어떤 공을 던지거나 노려야 할지 대략 추측할 수 있다. 오랜 경험으로 그들은 자신의 직관에 따라 허를 찌르는 공을 던지거나 예상치 못한 공을 공략한다.


 이들의 그런 행동이 바로 직관에 따른 행동이다. 직관은 통찰력을 기반으로 한다. 꾸준한 연습과 반복으로 쌓인 노력의 결과가 가장 자신에게 최선의 결과를 줄 수 있는 선택을 하는 데에 이바지한다. 때때로 이런 직관을 따랐다가 실패하기도 하지만, 그것 또한 그들은 자신의 필요한 경험으로 삼는다.


한창 또래 아이들과 뛰어놀 나이에 펄만은 학교 연습실에서 하루 4-5시간씩 주어진 연주곡을 끊임없이 반복 연주하는 과제물을 받았다. 이런 연습에 불만이나 불평을 하지 않았다. 훗날 인터뷰에서 펄만은 이렇게 말했다.

"악기를 공부하는 대다수의 학생이 가장 싫어하는 것 중의 하나가 한 곡을 지정해 반복 연주하는 연습입니다. 저 또한 똑같은 곡을 하루에도 수십 번도 더 연습해야 한다는 것이 넌더리나게 싫었던 적이 많았습니다."

펄만은 이런 고된 연습이 있었기에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게 됐고 이것이 바탕이 되어 세계 최고의 기량을 갖춘 바이올린 연주자가 될 수 있었다.

"연습은 음악가의 길로 접어들면서 생긴 후천적 습관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본능이 되었습니다. 연주 공연을 할 때 성공이냐 실패냐의 판정은 결국 연주회를 앞두고 얼마만큼 연습을 했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문 84)


 펄만의 사례는 연습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주는 사례다. 여기서 연습은 경험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가 한 개의 목표를 세우고 경험을 쌓아가게 되면, 반드시 경험을 발휘해야 하는 순간에 가장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그 사이에 변칙적인 상황이 발생해도 직관은 우리를 올곧게 한다.


 개인적으로 나도 피아노를 꾸준히 연습하고 있어 펄만의 이야기는 크게 공감했다. 하나의 곡을 연주할 수 있게 하려고 몇 시간, 수 차례 연습해야 했으니까. 지금도 이제 막 발을 들여놓기 시작한 클래식은 개인적으로 연주하고 싶었던 곡보다 수십 배에 달하는 연습을 요구하는 곡이었다.


 그래도 나는 딱히 불만을 나타내지 않고, 시간을 만들어서 연습하고 있다. 피아노 연주는 내가 좋아하는 일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아직 어리지만, 20대 중반에 피아노를 배우는 데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일은 내가 이것으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믿은 직관에 따른 선택이었다.


 직관은 목표가 뚜렷하면 뚜렷할수록, 꿈이 구체적이거나 그 열망이 강할수록 더 큰 힘을 발휘한다고 한다. 내가 한 선택은 바보 같은 선택일 수도 있었지만, 지금 오늘을 버티면서 살 수 있는 소중한 이유 중 하나가 되어 즐거운 일이 되었다. 우리가 인생을 말하는 데에 필요한 건 즐거움이 아닐까?


ⓒ직관의힘


 <직관의 힘>을 읽는 동안 이렇게 바이올리니스트 펄만의 이야기와 함께 <연탄길>을 통해 알게 된 작가 이철환 작가의 이야기는 길게 여운이 남았다. 특히 개인적으로 가장 눈을 빛내며 읽은 이야기는 '블로거 슈만'의 이야기였다. 나도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 중 한 명으로 정말 흥미롭게 읽었다.


 블로그는 직관을 키우는 연습을 하기에 가장 좋은 매체 중 하나다. 오직 나 자신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블로그는 훌륭한 실질적인 경력이 되기도 하고, 직업이 되기도 하고, 놀라운 기회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무엇보다 내가 즐거워서 쓰는 글을 비롯한 다양한 활동은 행운도 찾을 수 있게 해준다.


슈만은 자신이 패션에 대해 항상 직관적으로 반응한다고 언론에 여러 차례 강조했다.

"피사체를 고르는 기준은 따로 없습니다. 길에서 누군가의 옷차림을 보고 느낌이 오면 바로 셔터를 누릅니다. 그래서 제 사진 속의 패션은 획일화되지 않습니다."

슈만의 블로그는 사진이라는 특성상 언어의 장벽이 없다. 그래서 더욱 인기가 좋다. 아무런 설명이 없어도 그냥 직관적으로 사진만 보고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의 블로그를 방문하면 샤넬 같은 대기업들의 광고들이 이 사이트의 영향력을 대변해준다. 무엇보다 거리의 모델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사진이 말을 걸어오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곤 한다. (본문 149)


 처음 시작은 사소했다. 지금은 세계적 영향력을 가진 슈만의 블로그는 처음에는 딸의 사진을 찍다가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 그들의 사진을 찍었고, 입소문을 통해서 그의 사진 블로그는 놀라울 정도로 대중에 큰 영향력을 미쳤다. 자신의 직관으로 시작한 블로그가 말이다! 놀랍지 않은가.


 단순히 운이 좋았다, 애초에 재능이 있었다. 우리는 직관을 따라 선택을 한 사람들의 성공을 그렇게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게 아니다. 재능은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재능을 꽃피우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결코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없었을 것이다.


 노력하면 성공한다. 솔직히 이런 진부한 말은 하고 싶지 않다. 나도 가운데 있는 손가락을 들어서 "닥쳐!"하고 말할 정도다. 어떤 일에 노력하기에 앞서 우리는 우리가 노력하고자 하는 이유와 목표를 분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 올바른 목표, 내 직관에 따라 마음이 움직이는 목표만이 우리를 바꿀 수 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여러분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타인의 삶을 살며 낭비하지 마십시오. 당신의 마음과 직관을 따를 용기를 가지십시오. 언제나 갈망하고, 언제나 우직하게! (Stay hungry, Stay foolish!)"이라고 말했다. 타인의 삶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보아야 한다.



 남에게 숨긴 우리의 솔직한 마음이 하고 싶어하는 일은 다른 사람에게 바보 같은 일일지도 모른다. 나처럼 그래도 적은 돈은 생긴다며 블로그를 운영하고, 책값이 부족해 끙끙거리는 일이 얼마나 바보 같은가! 하지만 여기에 꿈이 있다면, 우리는 직관을 따라 이것을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부단히 목표와 꿈을 이루고자 노력해야 한다. 행운은 스스로 찾아오는 법이 없고, 우리가 스스로 찾아 나서야 한다. 기회는 열려있다. 단지 우리 앞에 마주한 고정관념이라는 벽이 기회를 보지 못하게 할 뿐이다. 책 <직관의 힘>은 이러한 직관에 따라 산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마지막으로 모두가 아는 찰스 채플린의 일화를 남긴다. 이 글이 하고 싶은 일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는 당신에게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나 또한, 하루 100번씩 연습을 하기 위해서 이 글을 다시 읽어본다. 연습은, 반복은, 노력은, 우리의 직관을 믿고 나아가는 데에 가장 필요한 것이니까.


채플린은 희극인으로서 평생 무거운 짐을 안고 살았다. 그는 어디를 가나 세상이라는 거대한 스크린에서 재미있는 캐릭터를 연기해야 했다. 채플린이 칸 영화제에서 공로상을 받을 때 군중이 채플린을 향해 몰려들었고 열광했다. 채플린은 노인이었고 이제 여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도 채플린은 그들을 위해 뭔가 해줘야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옆에 있던 한 남자가 들고 있던 지팡이를 움켜쥐고 그가 수많은 영화에서 보여준 방랑자의 캐릭터 몸짓으로 멋지고 우스꽝스러운 동작을 연출했다. 군중은 웃음으로 자지러졌다. 그게 채플린이었고, 그의 인생법이었다.

그는 누구보다 노력하는 천재였다. 한 일화가 그 사실을 말해준다. 어느 영화 평론가가 채플린에게 물었다.

"선생님은 지금까지 많은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내세울만한 작품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채플린은 질문을 받자마자 즉석에서 대답했다.

"넥스트 원! 바로 다음 작품입니다."

"그럼 사람들의 평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람들이 나를 보고 천부적이다, 영화의 마술사라고 말합니다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채플린은 책상 서랍에서 영화대본을 꺼냈다.

"나는 사람들을 웃기기 위해 최소한 100번은 연습합니다."

자신의 예술가적 직관으로 아우슈비츠를 예견했던 찰리 채플린. 그는 영화 속에서 인생의 모든 비극과 희극을 경험했고, 그가 만든 수많은 영화속에서 늘 우리와 함께 살고 있다.

그런 채플린이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무엇을 이루기 위해 100번 이상 연습을 하십니까?" (본문 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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