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는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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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도서관 24시, 도서관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책을 꾸준히 읽으면 성공한다는 말이 있다. 어릴 적부터 어디를 가더라도 항상 책을 들고 다니면서 읽을 때 주변 어른이 종종 그런 말을 했고, 지금도 꾸준히 책을 읽는 나를 향해 주변 사람이 종종 하는 말이다. 그런데 책을 꾸준히 읽으면서 10년 이상의 시간이 지나더라도 나는 딱히 성공하지 못했다.


 어떤 사람은 블로그를 통해서 그 정도로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고, 돈도 벌고 있으면 충분히 성공했다고 말한다. 그런데 내 블로그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미치는 영향을 솔직히 크지 않다. 돈을 벌고 있기는 하지만, 갈수록 그 수익이 1/3씩 줄어서 지금은 피아노 레슨비마저 부족할 정도에 이르렀다.


 책을 구매하는 비용이 모자라 온라인 게임에서 어렵게 구한 아이템을 팔기도 했다. 읽지 않은 오래된 책을 중고서점에 팔기도 했다. 먹고살기는 하지만, 가까스로 버티는 이런 내 모습이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옛날부터 책 읽는 선비는 가난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했는데, 딱 내가 그런 것 같다.


 먹는 데에 쓰는 비용을 줄이고, 입는 데에 쓰는 비용을 줄이고, 꾸미는 데에 쓰는 비용을 줄여서 책을 읽거나 내가 배우고 싶은 피아노를 배우는 데에 투자하는 것. 어떻게 보면 바보 같은 삶일지도 모르겠다. 힘든 직장 생활도 하지 않으면서 글로 돈을 벌면서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딱히 크게 한탄은 하지 않는다. 지금 내가 사는 인생은 내가 선택한 삶이고, 책을 읽는 일은 여전히 내가 즐길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성공하고 싶어서 책을 읽기 시작하지 않았다. 단지 함께 놀 친구가 없어서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이 평생의 습관이 되어버린 것뿐이다.


하버드 도서관 24시, ⓒ노지


하버드 도서관 24시, ⓒ노지


 얼마 전에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지인의 책 <하버드 도서관 24시>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하버드 도서관에서 책을 통해 삶을 바꾼 몇 사람의 사례를 담고 있는 책이다. 그 몇 사람의 사례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면서 성공, 혹은 인생의 궤도를 바꾸는 데에 필요한 사소하면서도 중요한 원칙을 말한다.


 책의 제목에 '하버드 도서관'이라는 단어가 들어갔지만, 책의 내용은 딱히 유별나게 '하버드 도서관'과 이어지는 부분은 없었다. 단순히 저자는 책 읽기를 통해서 사고의 폭을 넓히고, 몰입하는 과정을 통해서 어떻게 우리의 삶을 이롭게 할 수 있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다소 지루하기도 했다.


 책의 제목이 '하버드 도서관 24시'이기에 책과 사람의 이야기를 기대했지만, 다소 이런 부분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는 부분은 아쉬웠다. 하지만 책과 공부를 연결해서 우리가 지식을 배우는 일의 중요성과 나만의 플랫폼을 만드는 데에 필요한 과정이 적혀 있어 이 부분은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아래의 글을 읽어보자.


EBS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인 '공부 못하는 아이'에서는 이 문제를 심층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수능은 본지 10년이 지난 학생들 중 경제적 안정을 비롯한 삶의 행복 지수 5가지에 만족도를 보인 상위 20%의 그룹을 분석하였습니다. 결과는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상위 20%의 대부분이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던 것입니다. 입시 경쟁에 과도하게 내몰리며 높은 성적을 유지한 학생들보다는 공부를 조금 못하더라도 부모님으로부터 정서적 지지를 얻었던 그룹이 삶의 만족도가 높았던 것이죠.


고등학교 시절 전과목 낙제점을 받아 성적 미달로 중퇴했던 이력이 있는 하버드대 교육 대학원의 토드 로즈 교수는 우리가 알아야 할 표준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밝혔습니다.


'4000명의 비행기 조종사들을 측정해 보니, 이른바 비행기 조종사의 전형이라 불리는 수치에 딱 맞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교육도 이와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평균은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


교육의 역할은 개인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여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그렇게 때문에 교육의 이상적인 방향은 각자의 상황과 좋아하는 분야에 맞게 맞춤형으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현재 교육이 이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면 우리 스스로 이런 자세를 갖고 무언가를 배울 때 편견을 갖지 말아야 합니다. (본문 189)


 공부란 도대체 무엇일까. 나는 이 글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더 공부가 가진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한국에서 사람들이 평범하게 생각하는 공부는 학교에서 치르는 중간고사, 기말고사 시험에 좋은 성적을 거두는 과정을 통해 최종 목표인 수능 시험에서 높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공부이다.


 그러나 그건 진짜 공부라고 말할 수 없다. 오늘도 내가 책을 읽는 이 행위가 바로 진짜 공부이며, 얼마 되지 않는 돈을 쪼개어 연주하고 싶은 곡을 연주하기 위해서 피아노 레슨을 받는 것이 진짜 공부이다. 공부란,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배우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하버드 도서관 24시>를 읽는 동안 우리의 삶과 공부. 이 두 개의 키워드를 나는 밖으로 꺼낼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만나는 수많은 저자, 그리고 책을 통해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는 분명히 우리의 삶을 성장시키는 동력이 될 수 있다. 책 읽기는 그래서 가치 있다.



 얼마 전에 한 만화를 보다가 "아무것도 못 하는 건 없어. '못하는 것'과 '실패'는 달라. 그리고 그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와 달라."이라는 대사를 읽었다. 비록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 못하는 건 다른 것이다. 나는 이 질문을 해보았다. 나는 과연 안 하는 걸까, 못하는 걸까?


 내 피아노 연주는 아주 서툴다. 주말마다 몇 시간을 연습하고, 평일에도 최소 1시간 30분 이상은 연습을 한다. 그런데도 여전히 성장은 더디다. 엄마는 종종 '내가 모르는 곡 말고, 유명한 곡 좀 쳐봐라. 모차르트나 베토벤 곡 같은 거.'이라는 말을 하는데, 아직 그 정도의 수준이 되지 못한다.


 이것은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패는 아니다. 끊임없이 실패를 마주하며 잘못된 부분을 고치는 과정을 통해서 성공이라는 단어에 근접해가는 중이다. 나는 내 인생이 피아노 연습과 똑같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못 살고 있다. 그러나 실패한 인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책은 우리의 삶이 잘못된 궤도로 나아갈 때, 그 궤도를 바로 수정해주는 힘을 가졌다. 그리고 책은 우리의 인생을 다시 살게 해주지는 못하지만, 지금부터 다시 덮어쓰기를 통해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 수 있도록 해준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어제도, 내일도 책을 읽는다. 그리고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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