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 국보 여행, 재미와 의의 모두 갖춘 대박 아이템
- 문화/문화와 방송
- 2015. 3. 30. 07:30
우리 역사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해준 1박 2일 국보 탐험 여행, 정말 좋았어!
우리나라 교육에서 사람들이 자주 부족한 부분으로 '인성'과 '역사' 두 가지의 교육을 예로 든다. 학교 폭력의 수위는 이미 성인 범죄의 잔인성을 넘었고, 도저히 10대 청소년이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 수위의 범죄를 저지른다. 그리고 이런 학교 폭력과 함께 가장 논란이 되는 게 역사 인식 부재의 문제로 그냥 답 찍기를 가르치는 교육에 많은 사람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낸다.
지난 토요일에 블로그에 발행한 <왜 우리 중고생은 '일베'에 빠지게 되었을까?>이라는 글에서도 이야기했었지만,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에 자주 방문하던 청소년 중 한 명이 역사를 잘못 인식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4·19 혁명과 5·18 혁명'을 민주화 쟁취를 위한 혁명이 아니라 폭동으로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렇게 우리가 인성과 역사 두 분야의 교육에 큰 허점을 보이는 이유는 '중요한 가치'에서 항상 밀려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역사를 공부하는 것보다 영어 단어 한 개를 더 외우고, 수학 공식 적용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좋은 대학에 가는 데에 큰 역할을 하기에 우리는 늘 '그런 것보다 일단 공부부터 잘하고 봐야 한다.'이라며 진짜 중요한 것을 늘 뒷전으로 미루기만 했었다.
김무성의 말, ⓒ허핑턴 포스트1
그러니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독재를 미화하는 정치인도 생겨나고, 무슨 일만 터지면 종북 세력으로 몰아붙이는 몰상식한 세력, 그리고 그에 대응하는 세력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게 되는 엉망인 모습이 나타나는 게 아닐까? 사람이 본디 사람으로 지내기 위해서 알아야 할 것을 바르게 알고 있었다면, 이런 일은 좀 더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모습으로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제 일요일 저녁에 TV를 통해 시청할 수 있었던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에서는 우리의 역사에 대한 자부심을 보여주는 동시에 '와, 저런 것도 있었구나. 우리나라 정말 대단하다.'이라는 생각을 시청자 모두가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내가 타 예능 프로그램보다 <1박 2일>을 좋아하는 건, 종종 이런 이야기를 통해 정말 가치 있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지난 <1박 2일>에서는 멤버들이 전국에 흩어져 우리나라 국보 문화재를 찾아서 떠나는 여행이었다. 그들이 가는 곳을 통해 우리가 볼 수 있었던 문화재의 모습과 박물관의 모습은 '와,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에 절대 뒤지지 않는구나!'이라는 감탄을 자아냈다. (가는 과정에 볼 수 있는 여러 에피소드도 재미있어 지루하지도 않았다.)
1박 2일 국보 전국 일주, ⓒKBS 1박 2일
김주혁과 데프콘, 정주영이 방문했던 국립중앙박물관의 모습은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호기심을 가지고 박물관에 다닐 수 있는 정말 멋진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서울만이 아니라 어느 지역이나 박물관은 활짝 열려있다! 그리고 차태현과 김준호, 김종민이 방문했던 충남 아산 현충사에서 볼 수 있었던 난중일기의 원본은 <1박 2일>에 등장한 멤버들만 아니라 TV를 통해 보는 우리도 경건한 마음을 품게 했었다.
단순히 보여주기를 넘어서 여러 가지 의미를 우리 시청자가 되새길 수 있게 해준 이번 국보 여행 특집은 정말 많은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서 멤버들이 퀴즈 상식을 공부하는 모습과 멤버들이 기관의 가이드를 통해 하나하나 알아가는 부분은 역시 역사든, 무엇이든 알아가는 재미는 즐겁다는 것을 잘 보여주었다. (보는 내내 '오~ 그렇구나!' 했다.)
나는 중학교에 다녔던 시절에 수행평가를 위해서 주말에 국사 선생님과 함께 박물관을 방문했던 적이 있었다. 당시에 선생님과 함께 다니면서 유물의 특징과 배경 등을 재미있게 들었던 그 기억은 아직도 중학교 시절에 남은 몇 안 되는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있다. <1박 2일>을 통해 본 즐거움, 그때의 즐거움. 정말 역사는 이렇게 접근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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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는 정말 중요한 것의 가치를 깨닫는 동시에 '왜 더 많은 신경을 쓰지 못했을까?'이라는 걱정을 하는 시기에 살고 있다. 하지만 점점 사태의 심각성을 알게 되는 사람이 늘어나고, 진짜 중요한 것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이 시기는 우리가 앞으로 미래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놓여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1박 2일> 국보 특집을 통해 볼 수 있었던 우리의 국보가 가진 매력은 앞으로 사람들이 더 자연스럽게 우리의 역사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되어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길가에서 심어진 벚나무에서 벚꽃이 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벚꽃이 피어나는 봄을 즐기면서 우리 역사 문화 유적지를 돌아보는 즐거움을 이번 봄에 꼭 맛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의 국보는, 우리의 역사와 얼을 되돌아볼 수 있는 문화는 전국 곳곳, 우리와 가까운 데에 있다. 그것을 잊지 말자. 괜히 있는 척을 하기 위해서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을 가는 게 아니라 그 어디에도 뒤처지지 않는 우리 역사의 흔적을 가까운 곳에서 찾아보고, 즐기는 것. 그게 바로 '역사 교육' 부재가 문제가 되는 우리나라에 가장 알맞은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 허핑턴 포스트 - 한겨례 : "김무성은 고시촌에서 정치쇼 했다" http://goo.gl/FN0TnU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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