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기기로 바뀐 육아 풍경, 유아가 벌써 스마트폰 중독?
- 시사/사회와 정치
- 2015. 2. 14. 07:30
어릴 때부터 손에서 떨어지지 않는 스마트폰, 어떻게 생각하세요?
얼마 전에 혼자 홈플러스 푸드 코트에 점심을 먹으러 갔을 때였다. 테이블에 앉아서 내가 주문한 일식 돈까스가 나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문득 창가 쪽 테이블에 앉은 한 가족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린아이 한 명과 부부가 밥을 먹고 있었는데, 부부는 밥을 먹는 동안 아이에게 스마트폰으로 계속 영상을 틀어주고 있었다.
나는 창가에 앉은 가족의 모습을 보면서 두 가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세대가 부모가 되면, 스마트폰을 육아를 비롯한 여러 방도로 사용할 수 있구나.'이라는 생각과 함께 '저런 식으로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에 자주 노출시키는 건 과연 아이의 성장과 교육에 마냥 좋은 영향을 끼칠까?'이라는 생각이었다.
내가 홈플러스에서 본 이 모습은 우리에게 보기 드문 모습이 아니다. 여러 식당과 문화 공간, 그리고 지하철을 타거나 버스를 탈 때도 어린아이와 함께 있는 부모가 자주 아이에게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여주거나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시켜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 가지에 집중하게 되면, 칭얼거리지 않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순히 이런 편리함을 위해서 아이와 함께 있을 때 자주 아이의 손에 스마트폰을 쥐여주는 건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에 자주 노출되는 아이들이 시력 저하와 함께 짧은 자극적인 것에 익숙해져 주의력 결핍 장애에 걸릴 수 있는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 뉴스에 보도되기도 했다. (기사)
여러 스마트 기기가 대중화되면서 이미 스마트 기기는 우리 일상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물건이 되어버렸다. 앞에서 언급한 사례처럼 육아에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여러 교육도 스마트 기기를 이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데, 무작정 이렇게 스마트 기기에 익숙해지는 것을 가르치기보다 좀 더 현명한 접근 방법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미 무분별하게 스마트폰을 비롯한 여러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는 우리 세대에서도 스마트폰 중독을 가진 사람들이 보인다. 고민 해결 예능 프로그램 <안녕하세요.>에서도 스마트폰에 중독된 엄마로 인해 가족 간의 대화가 단절된 사례를 볼 수 있었는데, 단지 그 가족만 그런 것이 아니다. 요즘에는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에 빠져서 헤어 나오질 못한다.
한때 책 카페를 운영했던 지인의 말로는 연애하는 커플도 테이블에 앉아서 서로 대화를 하기보다 그냥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고 있다고 하니, 이미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는 스마트폰이라는 것에 중독되어있을지도 모른다. 이미 커질 대로 커진 우리도 이렇게 쉽게 스마트폰의 그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 10대보다 더 어린아이는 어떨까?
그래서 나는 우리가 육아에 스마트폰을 비롯한 태블릿PC 등의 스마트 기기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 좀 더 고민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밥을 먹는 동안 아이가 칭얼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아이의 눈앞에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계속 틀어주고, 심지어 유모차에도 스마트폰 거치대를 설치해서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노출시키는 건 아이에게 부정적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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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아이와 6개월 신생아를 키우는 명아무개(32·서울 성북구)씨는 아예 ‘스마트폰 육아’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경우다. 청소를 하거나 식사 준비를 할 때, 차 타고 이동할 때, 아이에게 밥을 먹일 때 명씨는 스마트폰으로 아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보여준다. 명씨는 “다른 아이들도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는데 우리 아이만 안 보여주면 오히려 더 스마트폰을 보고 싶어할 것이다. 전자파가 걱정되지만 지나친 억제보다는 적절하게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명씨는 또 아이가 먼저 요구해서 보여주는 것보다는 자신의 필요에 의해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혼자서 두 아이를 보살펴야 하는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스마트폰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부모들이 다양한 이유로 ‘스마트폰 육아’를 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부모들은 ‘스마트폰 육아’의 부작용을 여실히 체감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세계에 자신도 모르게 빠져든 아이가 부모에게 스마트폰을 달라고 떼를 쓰고 소리를 지르는 일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심한 경우 아예 현실 세계보다는 스마트폰에만 관심 갖고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거나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등 정서적 문제를 겪는 아이들이 나타나고 있다.
28개월 된 리나(가명)의 경우도 그런 예다. 리나는 유난히 엄마에 대한 애착이 심하다. 디지털 기기를 좋아하고 다지틸 기기 사용에 익숙한 아빠 조아무개(38·서울 관악구)씨는 아이를 엄마에게서 떼어낼 때 울리지 않기 위해 스마트폰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 뒤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보여주는 횟수가 점점 늘었다. 조씨는 “두돌이 지났을 무렵 원하는 콘텐츠가 빨리 다운로드되지 않는다고 딸이 스마트폰을 쾅쾅 쳤다. 그런 조급함은 스마트폰 때문에 생긴 것 같아 이후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홍석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정신과 교수는 “스마트폰 운영체제는 영유아의 뇌가 주로 사용하는 직관과 이미지에 의존해 개발됐다. 이는 영유아가 스마트폰에 중독될 위험성이 가장 높은 군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부모들은 스마트폰을 보상 기제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출처)
윗글을 읽어보면 왜 적절한 중재가 필요한지 알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는 건 절대 좋을 수가 없다. 요즘 스마트 기기에서도 다양한 기능을 가진 육아 어플이나 교육을 위한 어플이 나오지만, 손으로 직접 체험해보는 것에 비해서는 영향력이 미미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스마트폰 육아'이라는 문제를 다시 한 번 더 고민해보았으면 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스마트 기기를 육아와 아이의 교육에 활용하지 말라는 건 아니다. 이미 해외에서도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서 다양한 방식의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교육이 우리나라에서도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잘 만들 필요가 있다. 시간을 조절해서 스마트 기기를 다룰 수 있도록 한다거나 부모도 중독에서 벗어나야 한다.
<에디톨로지>와 <모모세대가 몰려온다> 등의 책을 읽어보면, 앞으로 더 모바일(More Moblie)하게 될 세대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대단한 것을 이룰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한다.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교육이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작정 스마트 기기를 손에 쥐여주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중재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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