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충돌하는가, 다툼이 많아진 우리가 읽어야 할 책
- 문화/독서와 기록
- 2015. 2. 7. 07:30
[도서 서평] 다툼이 더 많아진 우리 시대에서 꼭 알아야 할 8가지 충돌
언제나 재미있게 보는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의 가장 큰 재미는 다양한 문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매회 올라오는 하나의 안건에 대해서 각각 다른 나라의 다른 문화의 영향을 받은 출연진이 말하는 이야기는 '와, 저런 식으로 접근할 수 있구나.', '우리나라였으면 저런 파업을 진행한 사람들은 모조리 다 체포가 되었을걸?' 등의 생각을 하면서 내내 눈과 귀를 떼지 못하게 한다.
쉽게 말하자면, 이건 <비정상회담>이라는 프로그램 내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문화를 가진 사람들의 충돌이다. 공통적인 하나의 문제에 대해 접근하는 시선과 해석이 달라서 모두 서로 부딪히는 것이고, 여기에 가식이 들어있지 않기에 사람들은 그들의 설전을 보면서 재미를 느낀다. 무엇보다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우리도 '한국이라면?' '나라면?' 방향으로 생각해보며 참여하기도 한다.
이렇게 우리가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동시에 프로그램의 내용을 받아들이기에 몰입도는 높아지고, 우리는 우리를 몰입하게 하는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을 가리켜 '재미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하게 된다. 아마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서 나처럼 <비정상회담>을 즐겨보는 사람은 대체로 비슷한 형식으로 <비정상회담>을 보고 있지 않을까 싶다. (아니면 말고.)
계속 <비정상회담>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도 즐겁겠지만, 이 글은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의 인기를 분석하기 위해서 쓴 것이 아니다. 나는 <우리는 왜 충돌하는가>이라는 책을 소개하기 위해서 이 글을 지금 아이패드로 작성하고 있다. 여기서 <비정상회담>을 언급한 이유는 <비정상회담>이 충돌하는 우리 시대의 모습을 정말 쉽게 잘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왜 충돌하는가, ⓒ노지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는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하나의 공간으로 돌아간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하나로 모이면서 여러 이점도 있겠지만, 나와 다른 사람이 모이는 것이기에 가치 충돌도 자주 발생한다. 지금 우리나라 한국만이 아니라 미국, 일본, 유럽, 중국 등 다양한 나라에서도 각각 나라 내에서 인종 갈등, 계층 갈들, 종교 갈등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이 책 <우리는 왜 충돌하는가>는 이런 갈등을 일어나는 이유를 분석하고 있는 책이다. 책의 시작은 동양과 서양의 교육에서 볼 수 있는 차이로 시작하는데, 개인적으로 교육 분야에 상당히 관심을 두고 있기에 이 부분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우리는 흔히 일반통행 교육보다 쌍방통행 교육이 더 창의적이고, 학생 개인이 가진 주도적인 능력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그래서 돈을 가진 사람들은 아이들을 한국을 떠나 미국이나 유럽 등으로 유학을 보내면서 그곳의 교육 문화에 익숙해지기를 원한다. 지금 한국을 벗어나고 싶어하는 많은 학생도 그 이유가 비슷하지 않을까?
내가 하고 싶은 공부가 아니라 그저 시키는 것을 해야 하는 공부는 재미도 없고, 분명한 이유도 찾지 못하고 있으니까. 그래서 좀 더 독립적인 교육을 할 수 있는 밖의 교육을 보는 것이다. 내가 한국에서 간 대학교에서 느낀 여러 실망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고등학교와 전혀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는 교육은 재미는커녕, 실망감만 가득했다. 왜 이런 식으로 시험을 계속 쳐야 하는지…….
이것도 엄연히 하나의 충돌이다. 구시대 교육의 가치와 현시대 교육의 가치가 충돌하면서 '과연 어떤 교육이 더 좋은가?'이라는 질문에 우리가 답하도록 한다. 책 <우리는 왜 충돌하는가>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일본의 아이와 미국의 아이가 취하는 태도를 두고 분석을 하면서 여기에는 '문화 사이클의 차이'가 있음을 말하고, 여기서 빚어진 충격으로 어떻게 성장할 수 있었는지 말한다.
ⓒ공부하는 인간
여기까지가 <우리는 왜 충돌하는가>의 1장 '가슴과 머리, 동양과 서양'의 이야기였다. 그리고 이후에 본격적으로 2장 '문화 사이클 속 다양한 군상들의 소용돌이'로 넘어가면서 두 문화가 함께 있어야 하는 이유를 말하고, 이야기는 더 다양한 범위로 넓혀서 여자와 남자, 인종과 민족, 계층 간 격차, 사는 곳과 가치관, 종교, 이타주의와 관료주의, 북반구와 남반구 등으로 이어진다.
책은 전체적으로 두 개의 자아 독립성과 상호의존성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마지막에는 이 두 자아를 모두 개발할 수 있는 제도와 주의할 점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결국, 우리는 <우리는 왜 충돌하는가>를 통해 우리가 생각하는 것이 지역과 문화적 사이클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어느 것이 일방적으로 틀렸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을 읽어볼 수 있다. 그리고 앞으로는 이 두 자아를 합쳐야 하는 필요성도.
아마 대학교(학원)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거나 이와 관련해서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는 꽤 유용한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다양한 인종이 섞여서 서로 합심을 해나가면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계획해야 하는 시대다. 아직도 '우리 방식이 최고야.', '내 생각이 무조건 옳아.' 같은 극단적인 이기주의를 고집한다면, 시대의 흐름에 도태될 수밖에 없다. 다른 건, 틀린 것이 아니니까 말이다.
이제는 구태의연한 방식에 집착하거나 경쟁으로 최고의 성과를 올리는 대신, 인류 전체의 이익을 위해 다양한 문화 사이클을 활용해야 할 때가 왔다. 인류의 DNA 속에는 문화를 창조하고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능력이 잠재되어 있다. 비록 자신의 개념과 제도, 상호작용의 방식을 고집하려는 성향이 있기는 하지만, 인간은 똑똑한 영장류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자산을 빌려 오거나 기존 문화 사이클을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할 수 있다.
또한 우리는 뒤를 돌아보는 가운데 앞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하기도 한다. 현대 심리학의 아버지인 윌리엄 제임스는 비록 아시아 땅은 한 번도 밟지 못했지만, 미국과 유럽에 걸친 폭넓은 여행 경험으로 세상에는 자아를 형성하는 다양한 방식이 있으며 저마다 장점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제임스는 자신의 가장 유명한 책인 <심리학 원리>에 이렇게 썼다. "나는 배움의 전반적인 여정에서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세상은 실제로 존재하는 다야앟ㄴ 세상 중 하나에 불과하며, 다른 세상 역시 삶의 의미가 깃든 다양한 경험을 내포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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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사회 불평등에 대한 이야기, 즉, 계층 간의 격차와 우리가 흔히 대학교에서 볼 수 있는 작은 차별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비록 책에서 읽을 수 있는 이야기의 문대는 미국을 중심으로 하고 있지만, 이 이야기는 미국에 한해지는 이야기가 아니었으니까. 특히 우리 한국에서는 임대 아파트 차별부터 시작해서 사회 곳곳에 차별이 만들어지고 있기도 하고.
<우리는 왜 충돌하는가>에서는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법이나 갈등을 완벽히 해소할 수 있는 법 같은 것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솔직히 생각해보자. 그런 꿈만 같은 세상이 가능할까? 절대 불가능하다. 말 그대로 그건 유토피아일 수밖에 없다. 나와 다른 사람이 함께 형성하게 되는 사회에서는 반드시 차이가 날 수밖에 없고, 크고 작은 불평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왜 충돌하는가>는 이 부분을 냉정하게 지적한다. 하지만 그래서 하나로 결합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조금 더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보고, 문제를 이끌어가면서 고정관념의 위협을 줄이는 방법과 앞으로 그런 방향성이 더 중요해질 것을 분명하게 책을 통해 전하고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지금 한국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충돌로 인한 충격을 완화할 방법도 고민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 한국은 해외 투자가 많이 유치되면서 여러 세계적 기업이 들어오고, 유학을 하고 돌아오거나 해외에서 유학을 오는 외국인 학생도 늘어나고 있다. 점점 많은 충돌이 일어날 우리 사회에서 그 충격을 슬기롭게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그런 고민이 필요하다. 어쩌면 지금 20대에게 <우리는 왜 충돌하는가>는 미래를 선점할 수 있도록 도와줄 책이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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