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해도 너무 못난 어른들이 정말 창피합니다.

반응형

남보다 조금 더 있다고 갑(甲)질 하는 어른에게 물드는 아이들은 벌써 갑(甲)질


 나는 어릴 때부터 어른들의 평소 모습을 좋게 보지 않았다. 우리 교육은 아이가 어른들의 말을 따라 행동하고, 어른들이 가르쳐주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초등학생 이후로 그런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왜냐하면, 내가 보기에 어른은 잘못을 너무 평범하게 아무렇지도 않은 일로 가르치는 이상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성적순으로 줄을 세워서 성적이 높은 아이들은 교실에서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청소를 면제시켜주고, 반에서 10등 밖의 아이들은 남겨서 구박을 주는 그런 선생님의 모습은 너무 어이가 없었다. 더욱이 그런 행동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 차별을 하는 주변 사람의 모습도 좋지 않았고, 성적으로 판단하면서 늘 비교만 하는 부모님의 태도는 정말 싫었다.


 그래서 나는 어릴 때부터 어른의 모습을 보면서 '저건 속이 새까만 인간일 뿐이야.'이라는 생각을 했고, 나는 전체적으로 우리 사회의 모습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만 했다. 그 때문일까? 나는 언제나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보았고, 지금도 썩 우리 사회의 모습을 좋게 보고 있지 않다. 가식 속에서 언제나 서로를 물어뜯으려는 그 본질이 느껴지는 것 같을 때도 종종 있다.


 길지 않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나는 정말 똑바른 어른을 몇 명 만나보지 못했다. 정규 교육 과정에서 만난 어른 중에서 사람에 대한 겸손과 배려의 중요성을 똑바로 가르쳐준 어른은 손으로 꼽을 정도다. 아마 지금도 나는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우리 학교에서는 언제나 학교 폭력이 발생하고, 어른과 아이 사이에서도 잘못을 모르는 일이 반복하는 게 아닐까?


ⓒJTBC 뉴스룸


 위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는 어제(글을 쓰는 날짜는 2.5) 뉴스룸을 통해 볼 수 있었던 보도 화면이다. 지난번에 초등학교 예비 소집 때 아이들을 임대 아파트와 그렇지 않은 아파트로 줄을 세웠던 사건이 보도된 적이 있었는데, 바로- 그 아파트였다. 이미 이 아파트 단지와 초등학교에서는 어른의 탐욕이 아이의 순수성을 집어 삼켜서 벌써 끔찍한 차별주의를 키우고 있었다.


 정말 어이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나는 이 사건을 처음 접했을 때도 말문이 막힐 정도로 어안이 벙벙했었는데, 이번 추가 보도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그냥 입에서 욕이 나오게 했다. 도대체 어떻게 저런 사람이 한 아이의 부모가 될 수 있을까? 정말 자신은 아무런 잘못도 없고, 돈이 없는 다른 사람이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게 소름이 돋을 정도로 끔찍하게 느껴졌다.


 뉴스 이미지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어른의 저런 탐욕과 이기심은 이미 아이에게 전염되어 벌써 초등학교에서부터 차별을 만들어서 괴롭힘에 이용되고 있다. 아마 가진 부모는 이후에 제 자식이 없는 집 아이를 괴롭히다 학교 폭력으로 신고를 당하면 '우리 아이는 절대 그런 아이가 아니에요! 없는 집의 애의 정신에 문제가 있어서 그래요!'이라는 황당한 변명을 늘어놓지 않을까?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서 사교육을 통해 시험 점수를 높일 수 있겠지만, 사람은 만들 수 없을 테니까. 무엇보다 부모 스스로 그런 사람이 되지 못한 채, 차별을 일삼으면서 다른 사람을 조롱하고 있으니 어찌 그 아이가 똑바로 자랄 수 있을까? 내가 보기에 저런 행동은 어린이집에서 바늘로 찌른 보육 교사에 맞먹는 심한 아동 학대라고 생각한다.


혹시 그 아파트일까?, ⓒ노지



 이 댓글은 과거에 썼던 <차별주의를 가르치는 못난 어른들>이라는 글에 달렸던 한 댓글이다. 부모가 아무리 잘못을 하더라도 역시 아이까지 똑같은 법은 없는 것 같다. 부모의 잘못된 행동을 보면서 '저렇게 하면 안 되는데… 나는 절대 저렇게 되지 않을 거야.' 하고 생각하는 아이도 있다는 건 정말 다행인 일이다. (한편으로는 아이가 스스로 저런 말을 할 정도라는 게 안타깝다.)


 현재 세계적으로 많은 분쟁의 씨앗이 되고 있는 'IS'에 한국의 한 학생이 발길을 향했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한때 우리나라에서 큰 논란이 되었었다. IS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 김 군은 '이 나라와 가족을 떠나고 싶다.'고 트위터에 남겼는데, 우리는 그를 조금 이상한 사람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결국은 사람의 탐욕과 이기심이 사람을 무너뜨린 예로 해석할 수 있지도 않을까?


 이런 극단적인 예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우리 사회에서도 차별주의로 말미암은 사람에 대한 멸시, 편견, 조롱 등의 감정이 어떤 사람을 망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지난해 말에 크게 논란이 되었던 '분신 경비원' 사건도 차별주의로 발생한 절망적인 사건이었고, 우리나라 군대에서 아예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가혹 행위는 이미 인간성의 씨를 말리고 있는 사회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 출발점은 바로 사람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없어진 것에 있다. 그리고 그것을 가르치지 않은 못난 어른의 탐욕과 이기심에 있다. 너무 일반적으로 이런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이미 10대 청소년의 입에서 '이 나라와 가족을 떠나고 싶다.'는 말이 나올 정도가 되면, 쉽게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속이 썩어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지금 읽고 있는 <우리는 왜 충돌하는가>이라는 책을 살펴보면, 한국은 다른 동양과 마찬가지로 상호의존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나라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 한국은 같은 사회 내에서 많은 갈등이 발생한다. 어디서나 이런 일이 흔하지만, 한국은 유독 더 충돌이 잦다. 과거 일제 시대부터 이어진 부를 둘러싼 계층 간의 다툼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충돌에서 볼 수 있는 원인과 충돌이 만들어낸 슬픈 결말을 애써 외면하면서 바르게 잡으려고 하지도 않고 있다. 그래서 더욱 한국 사회는 갈등의 깊이가 깊어지면서 다음 세대로 이어지고 있다. 차별을 받았던 사람들은 똑같이 다른 사람을 차별하고, 아이에게도 똑같이 가르친다. 때때로 반복 패턴에서 벗어나기도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그렇게 살고 있다.


 해도 해도 너무 못난 어른들이 기어코 아이의 순수성과 편견 없는 시선을 좁게 만들고 있다. 외모 지상주의, 학력 지상주의, 황금 만능주의. 이건 오래전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나 우리 사회와 함께했던 문제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 문제를 수정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이 이루어지지만, 한국은 '우리가 뭘 잘못했는데? 없는 너희가 잘못 아냐?'이라는 식으로 적반하장이다.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보는 사회. 나보다 조금 못나면 배려하는 사회가 아니라 차별하는 사회. 성적이 높으면 청소가 면제되지만, 성적이 낮으면 발길질을 당하는 사회. 집의 소득이 높으면 소득이 낮은 집을 차별할 수 있는 사회. 그게 바로 우리 한국 사회다. 모든 곳이 이렇지 아니겠지만, 여전히 많은 곳에서 이런 시스템이 작용하고 있다. 과연, 한국은 개선될 수 있을까? 중요한 건 인성 평가가 아닐 텐데….



반응형
그리드형(광고전용)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