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연수 현지회화 무작정 따라하기로 공부하는 법

쉽게 되지 않는 영어회화, '어학연수 현지회화 무작정 따라하기'로 시작해보자

 한국의 많은 사람이 셀 수 없을 정도의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는 한 외국어 공부가 있다. 사교육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소비와 공급 중에서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이 외국어 공부는 '학생 시절'에 하는 게 아니라 '평생'이라는 단어로 설명할 수 있을 정도다. 아마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서도 '그 외국어'를 공부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거다. 글을 쓰는 나도 그중 한 사람이다.

 여기서 쉽게 '그 외국어'가 무엇인지 추측할 수 있을 거다. 바로 '영어'다. 한국 사람은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 아낌없이 돈과 시간을 투자한다. 시간과 비용을 얼마나 들이더라도 이 외국어를 이용해 취득할 수 있는 토익, 토플 등의 시험에서 고득점을 기본으로 하고, 해외 유학까지 가면서 스펙을 쌓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외국인이 보면 '이상할 정도의 모습'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게 '정상'이다.

 솔직히 나는 영어를 공부하는 게 중·고등학교 시절에 썩 재미가 없었다. 늘 시험을 쳐서 고득점을 얻기 위해 하는 공부는 '언어를 배우기보다 암기를 통해 외우는 것'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매일 단어장을 들고 다니면서 외우고, 문법을 외우고, 시험에 자주 나오는 패턴을 분석하는 그런 일은 '영어는 어렵고 재미없는 일'이라는 것을 머리가 아니라 마음속으로 여기게 했다.

 그래서 영어라는 외국어가 잘되지 않았던 것 같다. 《비정상회담》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장위안이 말했었지만, 한국인과 중국인이 영어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공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너무 짙어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도 그 의견에 공감한다. 공부로 느끼지 않은 일본어는 쉽고 즐겁게 배우지만, 오직 공부로만 느꼈던 영어는 그렇게 되지 못하니까.

 이전에 나는 《처음 하는 일본어 공부,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 글을 통해서 일본어 공부에 대한 개인적인 방법을 이야기했었다. 결국, 그 방법은 내가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 하면서 '공부를 공부로' 느끼지 않고 하는 것이었다. 솔직히 이게 어려운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범위 내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영어도 그렇게 시작하면 좋지 않을까? (언제나 말은 쉽지만….)

어학연수 현지회화 무작정 따라하기, ⓒ노지

 위에서 볼 수 있는 책은 영어회화를 공부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다. 제목에 '어학연수'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는데, 책 자체의 에피소드가 주인공이 어학연수를 가서 처음 맞이하는 미국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과 그 이야기 속에서 회화를 배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오래전에 블로그에 소개했었던 《스타일 잉글리쉬》 같은 도서와 비슷한 패턴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른 모든 도서와 마찬가지로 당연히 음성 파일이 제공되는데, 이 책은 좀 더 좋은 구성을 가지고 있다. 바로 간 챕터마다 QR코드가 삽입되어 있는데, QR코드를 통해 강의 및 예문을 들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같은 기기가 없는 사람에게는 무용지물인 아이템이기는 하지만, 스마트폰 보급률이 70%가 넘는 우리나라에서 그런 사람은 드물 것으로 생각한다.

 게다가 영어 공부를 죽자고 하는 사람은 대체로 젊은 세대가 많기에 스마트폰을 가지지 않은 사람이 오히려 더 희귀할 거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언제 어디라도 스마트폰과 이어폰을 가지고 있다면, 바로 강의 및 예문을 들으면서 작은 학습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까. 예문 자체도 크게 어렵지 않고, 금방 입에 담을 수 있는 레벨이다.

어학연수 현지회화 무작정 따라하기, ⓒ노지

어학연수 현지회화 무작정 따라하기, ⓒ노지

어학연수 현지회화 무작정 따라하기, ⓒ노지

어학연수 현지회화 무작정 따라하기, ⓒ노지

어학연수 현지회화 무작정 따라하기, ⓒ노지

 그러나 쉬운 레벨이라고 해서 절대 쉽지 않다. 책으로 읽으면서 쉽게 해석이 되고, 쉽게 들리는 말이… 실제로 외국인과 만나서 이야기하게 되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나 같은 경우에도 영어로 이야기해야만 할 때 상당히 곤혹스러운 경험을 했었다. 일본어 같은 경우에는 워낙 익숙해졌기에 크게 문제가 없었지만, 영어는 너무 어려웠다. 머릿속이 새하얘지는 그 기분이란!

 더 웃긴 건, 외국인과 어정쩡한 대화를 하고 난 이후에 돌아서서 길을 가고 있을 때 머릿속에서 여러 표현이 떠오르면서 '아, 왜 이렇게 쉬운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까?' 하며 자책한다는 거다. 글쎄, 내가 조금 이상한 경우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영어나 일본어 혹은 중국어 같은 외국어를 공부하는 사람은 비슷한 경험을 해보지 않았을까?

 회화 같은 경우에는 시험 문제에 답을 찍기 위해 공부하는 게 아니다. 말 그대로 회화, 대화하기 위해서 공부하는 거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건 귀에 문장이 익숙해지는 것과 말하는 것에 익숙해지는 거다. 이 책 《어학연수 현지회화 무작정 따라하기》는 좀 더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가정해서 여러 예문을 바탕으로 반복 학습을 할 수 있는 구성이었다.

 하지만 조금 제한적인 문장이라 책만 보면서, 듣기만 하면서 회화를 익숙해지는 데에는 한계가 조금 있다. 친구와 함께 공부 모임을 통해 하고 있다면, 영어로 말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아니면, 지하철이나 공항 등에서 볼 수 있는 외국인에게 과감히 말을 걸어보는 거다! 나도 이렇게 해본 적이 있는데, 그냥 MP3 파일로 듣는 것과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있었다.

 당연히 실제 외국인과 이야기하는 데에 더 힘이 들었다. 알아듣지 못하는 것도 있었고, 입으로 쉽게 잘 나오지 않는 것도 있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검색해가면서 이야기도 해보았고, "Sorry. I'm not good at English."라고 말하면서 양해를 구해보기도 했다. 그러니 외국인은 "No. No. I'm 외국인."이라고 말하면서 당연히 어렵다는 것을 배려해주기도 했다.

 그 이후에 좀 더 자신을 가질 수 있었고, 좀 더 공부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들어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경험을 해보는 것도 정말 좋은 일이다. 책은 그저 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범위를 설정하고, 기본을 다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그 책을 가지고 얼마나 능동적으로 활용하면서 적응을 하는가, 그것이 바로 진짜 회화를 무작정 따라 하는 법이다.

 《어학연수 현지회화 무작정 따라하기》는 '여권 없이 떠나는 미국 어학연수! 방구석에서 미국 20대가 쓰는 표현을 익히고 현지 문화를 체험한다!'라는 문구를 가지고 있다. 집에서 책을 가지고 열심히 듣고, 따라 말하면서 어느 정도 레벨까지 올릴 수 있다. 여기에 미국 드라마나 뉴스 방송, 영화 등을 청취하는 것을 통해 좀 더 레벨을 높일 수도 있을 거다. 요즘 TV에서도 자주 하니까.

 그러나 가장 좋은 건 직접 외국인과 말해보는 거다. 비슷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말을 먼저 외우고, 그걸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이는 외국인과 잠시 이야기를 나눠보자. 친절해 보이는 외국인에게 다가가 "Excuse me, Can you speak Korean?" 같은 말을 최대한 예의 바르게 해보자. 한국어를 할 수 있다면 행운이고, 할 수 없다면 "Um... I'm studying English. If you have some time, Would you like to talk with me in English?" 같은 문장으로 해보는 거다.

 비록 내 영어 표현이 어수룩해도 외국인은 알아듣고 "Oh, Yes." "Of course." 같은 대답을 해준다. 그러고 나서 "Travel? Study? Work?" 같은 단어 하나로 뜻이 통할 수 있는 대화를 하며 진짜 회화에 도전을 해보면 정말 좋다. 길게 말하지 못하더라도 "Umm..." 하면서 천천히 말해도 되고, 조금 더듬어도 이해해준다. 영어는 우리에게 외국어이기에 당연히 어려운 것임을 명심하자!

 이 책 《어학연수 현지회화 무작정 따라하기》가 그 작은 도전의 시발점이 될 수 있는 책이 될지도 모른다. 영어 시험공부를 하는 게 아니라 회화 공부를 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진짜 말해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요즘 트위터를 통해서도 간단히 외국인과 대화를 할 수도 있으니 그것도 괜찮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