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두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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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앞만 보며 속도만 높이는 당신에게 필요한 작은 이야기


 "당신은 지금 그 일을 하고 있나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어버버버' 하며 당황하지 않고 바로 확신에 찬 목소리로 무엇을 위해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글쎄…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전자가 많을 수도 있고, 후자가 많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사람들의 사는 방법을 보면, 역시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답을 하는 사람보다 '어버버버' 하며 답을 하지 못하다 세상 한탄을 하거나 후자 쪽이 더 많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우리가 사는 나라에서는 그저 앞만 보고 전력질주를 하라는 식으로 어릴 때부터 교육 방침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저 열심히 수능 공부를 해서 명문대에 진학하고, 명문대에서 열심히 스펙을 쌓아서 대학원과 대기업으로 나아가는 것이 가장 큰 목표가 되어 있다.


 "잔말 말고 시키는 대로 해!"라던가 "이걸 해야 해! 대학도 안 가고 뭘 하겠다는 거니?" "꿈은 돈 있는 사람이나 꾸는 거다. 너 같은 사람은 그냥 공부해서 공무원 말고는 할 게 없어!" 등의 말을 하며 그저 한 길로만 쭉 전력질주를 하는 레이스를 하게 만든다.


 그런 식으로 무작정 전력질주를 한 사람은 어느 순간, 삶을 돌아보다 '내가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살았지?'라며 방황을 하고, 자신의 삶에 대해 회의를 느낀다. 그게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대학생의 방황이고, 여러 세대가 다시금 자신의 가치를 찾기 위해 재도전하는 모습이다.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2), ⓒ노지


 위에서 볼 수 있는 책은 오래전에 내가 블로그에 한 번 소개한 적이 있던 책이다. 그 당시에 처음 책을 읽었을 때에도 긴 여운이 남았던 책이었는데, 이번에 읽어볼 수 있었던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두 번째도 마찬가지였다. 상당히 오랫동안 가슴에 머무는 이야기가 많았다.


 우리는 남보다 더 행복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쉬지도 않고 전력질주를 해야 한다고 배웠었다. 게다가 지금 그렇게 우리는 살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는 사실을 우리 독자에게 전해준다. 그래서 좋은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은 저자 단 한 사람의 이야기를 '나는 이런 식으로 해서 이런 삶을 살고 있다.'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대신 좀 더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함께하면서 저자 한 사람의 경험을 토대로 독자에게 말을 건넨다. 그 저자의 말에 어떻게 답을 하는 가는 독자의 몫이겠지만 말이다.


 뭐, 이 책은 그냥 우리가 서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기계발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에게 익숙한 《마시멜로 이야기》나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같은 에세이 형식이 섞인 스토리 텔링 자기계발서다. 너무 색다른 책이라고 기대를 하면, 책을 만났을 때 실망할 수도 있다.


 이 책은 쉽게 말하자면… 마치 저자와 함께 카페의 한 테이블을 두고 자리에 앉아 짧은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어떤 이야기를 하며 '해야 한다'고 강압적으로 하지 않고, '이렇게 하면 어떨까?'라며 상냥하게 우리에게 삶의 방향을 생각할 수 있도록 해주는 책이다.


한 청년이 있었다. 대학을 졸업한 그는 직장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돌아다녔지만 쉽사리 직장을 구할 수 없었다. 얼마 후 간신히 직장을 얻었는데, 뉴욕박물관 임시직이었다. 비록 임시직이었지만 그래도 그는 만족했다. 고고학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는 남보다 일찍 출근했고, 더 많은 땀을 흘리며 매일 박물관 마룻바닥을 열심히 닦았다. 어느 날 이 모습을 지켜본 박물관 관장이 그에게 다가와 물었다.

"수고가 많네. 그런데 자네, 이런 생각은 안 드나? '대학교육까지 마쳤는데 박물관 바닥이나 닦고 있다니, 내가 지금 뭘 하고 있지.' 늘 활짝 웃는 얼굴로 바닥을 열심히 닦는 걸 보니 대견해서 하는 말일세."

"전 제 자신이 한심하거나 부끄럽다고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이곳은 제가 좋아하는 박물관의 마룻바닥입니다. 제 땀방울이 분명 고고학의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제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죠."

그 후 그는 성실함을 인정받아 정식직원으로 채용되었다. 그가 바로 훗날, 뉴욕박물관의 관장이 된 '고래 박사' 로이 앤드루스 박사이다.

자신이 하는 일이나 주어진 일이 작다고 그 일을 소홀히 하면 그건 스스로 큰일을 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그러니 비록 작고 하찮은 일이라도 그 일에 열정을 쏟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사람들은 당신을 인정하고 당신에게 믿음을 갖게 될 것이다.

작은 구름이 모여 큰 구름이 되고 비를 만들듯, 길섶에 핀 보잘 것 없는 작은 꽃들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듯, 샛강이 모여 드넓은 바다를 이루듯, 이 세상은 작은 것들이 모여 모두가 부러워하는 위대한 것을 만드는 것이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철학자 칼라일은 일찍이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그대가 하는 일이 미천하다고 낙심하지 말라. 그대가 하는 일은 하나님께서 그대에게만 맡기신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러니 그것이 비록 집안을 정리하는 아주 단순한 일일지라도 그 일에 최선을 다하라. 만일 그대의 책임의 범위가 넓고 관계되는 일이 많으면 더욱 그리해야 할 것이다. 만일 그대에게 부모와 처자와 형제와 자매가 있다면 그들에 대한 그대의 책임이 얼마나 큰 것인지 기억하고 그들로 하여금 실망케 하지 말지어다. 우리가 최선을 다하는 것은 곧 세상의 여러 가지 불행이 생기지 안헥 하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p197)


 윗글은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두 번째 권에서 읽을 수 있는 이야기 중 하나다. 이런 이야기를 저자 자신이 살았던 어떤 경험과 함께 들려주면서 '이렇게 살아야 더 행복하고, 더 성공할 수 있다. 그러니 당신도 이렇게 살아라'가 아니라 '이런 삶을 어떻게 생각하나요?'라고 묻는다.


 어쩌면 그런 이유로 이 책이 좀 더 힐링이 되는 책이라고 말해지는 것일 수도 있고, '빨리빨리' 문화에 지친 사람들은 여유를 갖는 삶의 방식을 찾고자 이 책을 만나는 것일 수도 있다. 어떤 것이라도 책의 저자와 독자가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매번 이런 종류의 책을 읽을 때마다 '그래서 저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어떻게 해야 당신처럼 즐겁게 일을 하며 돈을 벌 수 있나요?' 등의 질문을 하며 자신의 인생이라는 질문에 책에서 모범답안 같은 해답을 제시해주기를 기대한다.


 책은 우리에게 삶의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함께 사는 방법을 고민해볼 기회와 시간을 제공해주는 것뿐이다. 책에서 우리는 인생의 해답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우리 인생은 우리가 사는 것이고, 우리만의 방법으로 살아야 하니까. 그 점을 잊지 말도록 하자.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책은 그저 상냥한 목소리로 저자가 우리에게 작은 이야기를 들려주며 독자가 스스로 더 많은 고민을 해보게 만드는 책이다. 혹시 이런 책이 아니라 '정말 꼭 어떻게 해야 한다'는 답을 듣고 싶다면, 차라리 '이나모리 가즈오'의 저서를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이나모리 가즈오의 책은 좀 더 강한 목소리로 힘주어 책을 읽는 독자에게 확실히 대처할 것을 요구하고, 지금 당장 실천하면서 삶의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분명히 좀 더 강한 실천력을 구하고 있기에 좀 더 마음을 강하게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뭐, 어떤 책을 선택하더라도 그건 독자의 몫이다. 나처럼 그냥 이런저런 책을 읽어보며 글로 남겨보자. 그 과정에서 다시 한 번 더 내 삶의 사소한 부분을 음미해보며 '이 순간을 즐겨야 하고, 행복해야 하고, 이 순간은 가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


 그 생각이 행동으로 옮겨지고, 꾸준히 할 수 있을 때, 당신은 비로소 진짜 자신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테니까. 단언컨대,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이 사실을 잊지 말자. 이 말을 가슴에 남길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이 책은 그 역할을 다 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일을 하고 돈을 버는 이유는 행복해지기 위해이다. 하지만 일하는 시간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성과가 좋은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창의성과 순간 집중력이다. 그만큼 일과 휴식의 조화가 중요하다.

나는 이제 휴일에 휴대폰을 꺼놓는다. 처음엔 혹시라도 중요한 곳에서 전화가 오지 않을까, 불안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니 저절로 마음이 편안해졌다. 신경 쓰지 않고 맘대로 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그 시간에 집안 청소를 하거나 아내와 장을 보러 간다. 그리고 가끔식 문화생활을 즐기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다.

연애시절, 내가 일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고 아내는 참 멋져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일에 파묻혀 사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좀 답답해 보이기까지 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이 어찌 내 모습뿐이겠는가.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대부분의 모습이 아닐까.

일이 내가 되어버린 삶, 그것은 더 이상 내가 아니다. 내가 있는 다음에야 일도 있는 것이다.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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