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한 책이 이러면 나도 모르게 화가 나
- 일상/일상 다반사
- 2014. 6. 14. 07:30
이해는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화가 나는 이유
내가 구매해서 읽는 책은 대부분 인터넷 서점을 통해 주문한다. 인터넷 서점을 통해 주문하게 되면 어느 정도 비용 절감의 효과도 볼 수 있고, 인터넷 서점에서 제공하는 포인트가 적립되며 다른 책을 구매할 때 어느 정도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서점은 응24)
특히 무엇보다 내가 인터넷 서점을 고집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내가 자주 보는 도서 중 '라이트 노벨' 장르에 해당하는 책의 초판 한정판을 빠르게 구매할 수 있는 데에 그 이유가 있다. 오프라인 서점에서 이 라이트 노벨의 초판 한정판을 구매하는 건 매번 날짜를 체크해야 하고, 서점을 방문해 '있어요?'라고 물어봐야 하는 번거로운 일이라 언제나 인터넷 서점을 이용하는 거다.
매달 나오는 라이트 노벨 신간을 포함해 꾸준히 내가 읽고 싶은 다양한 장르의 책을 구매하다 보면 약 10만 원에서 15만 원가량의 비용이 책을 구매하는 데에 소비된다. 그만큼 책을 자주 주문하다 보니 책장의 여유 공간이 부족해지기가 일상다반사다. 아마 책에 메모하거나 기록을 하는 게 습관이 되어 있어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지 않고 구매를 하는 사람은 공감하리라 싶다.
어쨌든, 이 이야기는 뒤로하고… 오늘은 인터넷 서점이나 오프라인 서점을 통해 자주 책을 구매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보았을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서도 그런 경험을 한 두 번쯤은 겪어보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음, 이 경험에 관해 자세히 이야기하는 것보다 일단 아래의 사진을 본다면 어떤 일인지 한눈에 알 수 있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 수첩 4권, ⓒ노지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 수첩 4권, ⓒ노지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 수첩 4권, ⓒ노지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 수첩 4권, ⓒ노지
인터넷 서점을 통해 책을 주문할 때에는 종종 택배 박스가 훼손되어 안에 있는 책이 훼손된 경우도 있고, 주문한 책의 상태가 아예 처음부터 인쇄 과정의 실수로 페이지가 붙어 있거나 훼손된 상태일 때도 있다. 그 이외에도 다양한 예가 있겠지만, 그 대표적인 예는 이 두 가지가 아닐까.
위에서 볼 수 있는 사진은 후자에 해당하는 예이다. 이런 경우 '인쇄소에서 실수했구나!'하며 이해를 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나도 모르게 화가 나기도 한다. 기껏 주문한 새 책을 깨끗한 상태로 읽고 싶었는데, 페이지가 붙어 있으면 이 붙은 페이지를 떼며 '이게 뭐야?'라는 짜증이 한순간 불끈하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 도서라면 그냥 '뭐, 그럴 수도 있지.'라며 툭툭 떼고 보겠지만, 내가 구매하는 라이트 노벨 장르에서 초판 한정판의 책이 이런 식으로 되어 있으면 상당히 기분이 껄끄럽다. 애써 비싼 돈을 주고 산 초판 한정판인데, 책의 상태가 불량하면 기분이 나빠질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소장용으로도 가치가 있는 초판 한정판은 더 그렇다.
이 글의 앞에서 말했던 대로 이런 경험을 겪어본 사람이 적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굳이 귀중한 초판 한정판으로 나오는 책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구매한 책의 인쇄 상태가 나쁘면 '이게 뭐야? 내가 이런 책을 사려고 내 돈 써가며 새 책을 산 줄 알아?'는 불쾌한 기분이 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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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머니도 인쇄와 관련해 일하시기 때문에 출판사와 인쇄소를 오가며 인쇄 내용물에 생각지도 못한 하자가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오타 몇 개 때문에 책자를 다시 인쇄해 적자가 나야 했던 적도 있었고, 거래처의 무리한 요구라 울며 겨자 먹기로 다시 인쇄해야 했던 적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구매한 책의 인쇄 상태가 조금 불량할 때 '뭐, 그렇게 많은 책을 인쇄하고 재단하다 보면 책 한 두 권쯤은 이럴 수도 있지'라며 이해하려고 하는 편이다. (동병상련이니까.)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왜 하필 그 많은 책 중에서 내가 받은 책이 이런 책일까?'는 생각도 자리 잡고 있어 나도 모르게 화가 날 때가 있다. 그래서 주문한 책이 이러면 나도 모르게 화가 나는 거다.
참, 이런 경험을 자주 하다 보면 사람의 마음은 참 쉽게 조절할 수 없는 것 같다. 어떤 상황에 대해 이해는 할 수 있지만, 나도 모르게 화가 나는 이유는 이래서 아닐까. '그럴 수도 있지'라며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지만, '그게 왜 하필 나인가?'는 불만. 괜히 기분이 찝찝한 건 피할 수 없는 듯하다.
일부 마니아들은 이런 상태로 책이 도착하면 바로 환불을 요청하거나 교환 배송을 요구하기도 한다. 인터넷 서점에서는 이런 절차가 까다로워 쉽지 않은 데도 그런 절차를 통해 깨끗한 책을 받는 사람들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나 같은 사람은 '에이, 오늘 재수 없네.'라며 잠깐 화를 내고 끝낸다. 대신 그 날은 '에이, 야구 보면서 치킨이나 먹자!'며 돈의 여유가 되면 맛있는 음식으로 기분을 전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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